여성가족부의 조사에 의하면 요즘 청소년들의 욕설사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바른말과 고운말이 사라지고 대신 거친 욕설과 은어와 음담패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욕설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그저 남들이 사용하니까(41.2%),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27.7%), 친구들과 대화가 안 돼서(16.3%) 등의 순으로 꼽혔다. 말과 글은 곧 그 사회를 반영한다고 볼 때,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우리의 말과 글이 욕설로 가득하고 품위가 없어진 원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리의 우리말과 글이 거칠게 된 데는 일제식민지 치하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살벌하고 각박한 언어가 탄생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방송매체가 제구실을 못하는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밖에도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비속어·은어 남발, 정치인 등 지도층 인사들의 저속하고 폭력적인 언어 사용, 문화 정책과 교육 부재, 말하고 글쓰는 사람의 사고 훈련 부족, 국어에 대한 관심 부족 등도 오늘날의 사태를 부추기고 있다.
이 중 방송과 언론 매체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품위 없고 부정확한 말에 대한 원인은 방송에 있다. 사투리와 무식하고 거친 말이 예사롭게 방송되고 그것을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더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발달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한 소위 N세대가 사회 저변에 확대되면서 출처 불명의 은어나 약어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양산되는데, 이들을 계도해야 할 언론이나 방송 매체 등이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매스컴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면서 우리 사회의 언어 질서가 깨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쇄 매체의 경우 스포츠신문, 주간지의 선정적이며 폭력적인 묘사와 잘못된 언어 표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영상 매체에서는 텔레비전의 코미디 프로그램, 드라마의 극중 대사가 거칠고 무질서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사태로 볼 때 방송의 책임이 큰 것이다.
첫째는 엄격성이 없는 말과 글들이 많이 나온다. 엄밀하고 투명한 방송 언어의 선택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텔레비전에서 개그적 발상이 확대된 사회 풍조 탓이다. 개그적 발상이 언어에까지 퍼져 재담도 아닌 모호한 말과 글들이 많아졌다. 뛰어나지 못한, 재미를 표현한 말은 차라리 가벼워져 언어를 망치기 쉽다. 정상적인 규범 아래 글이 쓰여지고 말로 소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쁘게 말하고 예쁘게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말과 글을 쓸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내가 듣기 싫은 말은 상대방도 마찮가지이기 때문에 되도록 기분 상하는 말은 삼가야한다. 또한 말은 되도록 짧고 쉽게 해야한다. 말은 길게 할수록 거칠어지고 효과가 반감된다. 따라서 짧고 간단하게 하는 것이 좋다. 쉽고 고운말을 골라서 재미를 느끼도록 하면서도 생각을 더하게 하는 것이 말을 잘하는 비결이다. 물론 거짓말이 아닌 정말만을 말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더불어 평소 꾸준히 독서를 하여야 한다. 일단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머리 속에 지식이 축적되어야 하고, 그 지식을 축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는 깊은 사색이 뒤따라야 한다.
명문을 많이 읽고 가끔 낭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연습을 하다보면 기본적이면서도 모범적인 구문들을 유형별로 정확하게 익힐 수 있다. 정확한 발음, 적당한 음성, 알맞은 속도감을 의식하여 연습해야 한다. 공식적인 모임에서 남의 말을 경청해 보고, 토론이나 발표도 직접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말을 녹음기에 녹음을 해서 들어본다. 그러면 녹음 테이프를 듣는 동안 얼마나 많은 군더더기의 말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테이프를 들으면서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고쳐나가면 자신감과 용기가 몸에 배게 되고 숫기도 생긴다.
이러한 개인적인 노력 외에도 국가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우선 학교교육이 중요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 서로 간에 토론하는 자율교육 방식이 바람직하며 학교교육에서 말과 글쓰기 훈련이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발표 수업과 토론 수업, 탐구학습을 크게 늘려야 하며, 교육자들의 말과 글쓰기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연수가 필요하다.
언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도구이다. 이러한 도구를 아름답게 가꾸어 인격적, 문화적으로 품위를 누리며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을 줄여나가는 공동체적 노력이 절실하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하루 빨리 동시적이고 입체적으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