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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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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5월 22일부터 9월까지 실내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쿨비즈(Cool Biz)’제도를 시행한다. 여름철에 정장 복장에서 간편하고 시원한 복장으로 근무토록 하는 제도다. 그래서 다음 6월부터 8월까지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쿨비즈 복장을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민원부서 외에는 공직예절과 품위 유지범위에서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을 수 있도록 했다.

쿨비즈(Cool Biz)는 ‘시원하다’, ‘멋있다’라는 뜻의 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business)의 합성어로 2004년 일본에서 에너지 절약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것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즉, 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자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다. 정부는 지난 1996년 공무원에게 노타이와 면바지 등을 허용한 바 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원전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노타이 노재킷’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장 무더운 기간에는 품위손상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반바지와 샌들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우리의 사회 정서상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민원인을 대상으로 하는 민원부서는 제외되었지만 공무원의 업무상 민원인이 없는 부서가 얼마나 될까도 의문스럽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반바지에 샌들차림의 공무원 상상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 공무원의 파격적인 복장은 서울시만이 아닌 다른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주 업무는 대민봉사에 있다. 국민의 심부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친절해야하고, 겸손해야하며, 모범적인 자세와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의 자세와 태도는 무엇보다 깔끔한 복장의 이미지에서 풍긴다. 그렇다면 반바지와 샌들 차림이 공무원의 고정관념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같은 공무원인데 교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의 튀는 복장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지도해야할지도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 해도 이를 보는 민원인이나 학부모의 눈초리는 그리 곱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사들의 복장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많은 규제가 있었지만 요즘은 대체로 개인의 의사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학생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과다한 노출이나 원색을 지양하고 정장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학교현장에서 서울시 공무원 스타일인 반바지에 샌들을 고집하는 교사들이 생겨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들의 복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우리도 공무원인데 반바지 차림에 점퍼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 학교에 출근하는 교사들이라며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청바지까진 이해를 하지만 찢어진 바지는 아직도 어울리지 않고 거북스런 것이 보수적인 마음 때문일까. 이러한 교사들이 학생들의 복장을 어떻게 지도하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여러 차례 교원임용고사 면접관을 하면서 겪은 점은 면접 시에는 모든 임용후보자들이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짙은색 정장차림, 가지런히 빗어올린 헤어스타일이지만 면접고사가 끝나면, 바로 다른 옷과 신발을 갈아 신고 간다는 것이다. 물론 젊은이들에겐 이들의 감각에 맞는 페션(fashion)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의 기본적인 니즈(need)와 현실의 갭(gap)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그렇다면 이들이 학교현장에 임용되었을 때, 과연 면접고사 시처럼 그렇게 할까. 아니면, 지금 쿨비즈 복장을 요구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까.

변화란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새로움도 탄생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화는 불변에 대한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특히 교사의 모습과 행동은 학생들에게 거울과 같은 모델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현재의 교사 모습이 10년 후엔 학생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덥고, 편하고,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더라도 과거 우리 선비들의 곧곧한 기풍과 몸가짐을 생각하면 그 답이 나온다. 따라서 교사들의 복장에는 기본적이고 교육적인 최소의 예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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