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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일까?

아픈 사람 함부로 위로하지 마세요

우리는 흔히 실패한 사람을 위로하는 말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쉽게 사용합니다. 그러나 실패를 당하여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그 말 또한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진정성이 담기지 않았거나 지나가는 말로 함부로 내뱉을 수 없는 말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을 잃은 경우에는 결코 써서는 안 되는 표현입니다. 말없이 함께 울어줄 수 없다면 아무말도 않는 것이 진정한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소통과 힐링이 대세이다 보니 위로한다며 오히려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말하거나 당사자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익명의 댓글로 무책임하게 쏟아내는 가상공간이 그러합니다. 진실은 당사자 밖에 모르는데 마치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나서서 자로 재고 난도질을 하는 댓글 문화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문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서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여 문제점을 고쳐가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정신입니다. 깨어있는 소수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끔찍한 아동 성범죄를 보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에 처음으로 강한 의구심이 일었습니다. 본인이 원치 않았을 가난과 가족 해체 속에 자라게 된 환경이 실패라면 그것은 성공의 도약대이니 반드시 딛고 일어설 명분이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생명은 결코 원하지 않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그가 가진 실패는 또 다른실패를 불러온 악순환의 쳇바퀴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러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성공한 뒤에 쓰는 말입니다.

얼마나 더 아이들이 죽고 상처로 넘어져야 그 심각성을 알고 제대로 된 아동 복지 정책을 펼 것인지 답답합니다. 우리나라 아동수가 전체 국민의 20%가 넘는다는데 정작 아동 복지에 쓴 예산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으로 어두운 곳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수많은 청소년, 꿈을 이루기 위해 휘어지는 등에 빚더미를 안고 졸업하는 대학생들은 사회에 나오기 전부터 이미 신용불량자가 되는 현실. 토막난 나라를 위해 국방의 의무를 하다 죽고 다치는 서글픔. 열심히 살아온 중장년의 어버이들은 노후조차 불안정하여 고독사를 걱정해야 할 지경입니다.

세계적 경기 불황에 다시 돋보이는 핀란드

이제는 정말 고쳐야 합니다. 절망의 나락까지 내려서야 다시 튀어 오르는 공처럼 공을 세게 튕겨 줄 손바닥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다시 튕겨 오를 수 있도록, 밑바탕을 받쳐주어야 합니다. 슬픔과 실패주의에 물든 사회 분위기를 바꿀 신바람 나는 희망을 노래하는 리더가 필요하고 정책이 필요합니다. 불요불급하지 않은 곳에는 국가 예산도 철저히 따져서 아껴 써야 합니다. 온 세계가 경제 불황의 늪에서 허덕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선진국 핀란드는 안전 지대라고 합니다.

그 이면에는 국가를 운영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청렴결백한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당장은 인기가 없을지라도 멀리 내다보는 정책을 세우고 청소년을 위한 교육 정책에 과감히 투자하는 안목, 취약층의 사회구조를 탄탄히 떠받치고 희망을 주는 정책을 펴왔기 때문입니다. 저출산을 막기 위해 누가 아기를 낳았든 국가가 책임지고 기를 수 있는 안전한 정책 아래 미혼모도 당당히 자녀를 기를 수 있으며 아무도 특별 대우를 받지 않는 나라입니다. 선생님은 위이고 학생은 아래가 아닌 나라입니다. 관리자는 권위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권위를 만드는 나라입니다.

대통령도 청소부도 똑같은 휴가일수를 쓰는 나라, 높은 자리에 있다하여 따로 자가용을 주지 않는 나라. 높은 담세율에도 불평하지 않는 이유는 그 예산이 스스로를 위해 쓰임을 확신하게 하는 청렴한 공직 윤리, 단돈 10만 원의 선물에도 높은 자리를 내놓게 하는 청렴함이 핀란드가 강한 이유입니다. 결국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이니 국가신용등급 AAA를 유지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모든 것이 정신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다스리는 노력이 개인과 국가가 해야 할 맨 처음 노력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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