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가르치는 일은 중요한 업무다. 교사는 교과서의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가르칠 내용을 구성하고 자료를 준비하며 수업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도 결국은 평가에 의해서 완성된다. 즉 수업 과정과 평가 과정이 일치해야 한다. 수업 장면이 평가 장면이 되고 수업의 산출물이 평가의 자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수업과 평가는 전체적으로 교육과정이라는 틀에서 상호 연결성을 갖고 통합적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에게 평가는 수업만큼이나 중요한 전문적 영역이다.
최근 교육 관련 연구자들은 교사의 수업 개선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감독 관청도 교사의 수업 질적 개선을 위해 관심을 많이 보이고 물질적 지원도 아까지 않고 있다. 거기에 부응해 교사들도 부단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육 활동의 핵심인 평가에 대해서는 안이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수업은 모형 개발 등을 위해서 노력하지만, 정작 평가는 일회적인 시험으로 학생이 감당해야 할 몫 정도로 생각한다. 평가가 시행부터 종료까지 무난하게 진행되면 더 이상 관심이 없다.
평가는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 평가는 수업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자료다. 따라서 평가 문항은 학습 목표와 학습 내용을 모두 포괄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리고 학생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신뢰도와 타당도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평가 문항 작성은 교사의 몫이다. 문항 제작 등은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좋은 문항 작성을 위해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1.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평가는 학생의 성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일회성 평가보다 과정 평가를 지향한다. 가능하다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울러 평가는 교육적인 결과로 해석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평가 결과를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교사는 평가 결과에 대해 수업 피드백 자료로 사용하기 보다는 결과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은연중에 학생의 가치를 평가하는 자료로 본다. 이는 평가의 원래의 목적을 훼손시킬 뿐 아니라 비교육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평가 결과는 학생의 능력과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따라 학생을 지도하는데 이용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습자의 자아실현을 돕는 자료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혜와 통찰력은 결국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평가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2. 창의적인 평가를 하라 지식의 암기 정도를 측정하는 단편적인 문항이 주를 이루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평가 도구의 제작에도 영향을 미친다. 교사들은 평가 도구 개발에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참고서의 평가 문항을 원용하여 출제하게 된다. 이러다보면 학생들은 교과서 내용을 샅샅이 외우는 공부만 하게 된다. 이로 인하여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학습 내용도 창의적인 면을 잃게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수업의 끝이 평가다. 수업을 사고력, 비판력, 창의력과 같은 고등 정신 능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평가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흔히 교육과정을 보고 평가 요소를 찾으라고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다.
3. 수업 시간 중에 다룬 내용으로 출제 간혹 평가의 내용 선정에 있어서 대학 입학시험과 관련된 내용 요소를 중요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 수업보다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생이 유리하다. 가르치지 않고 평가를 하는 것은 평가 정신에도 어긋나고, 학생에게 요행만 바라게 한다. 평가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목표나 내용이 중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과서 중심의 단원 목표나 지도 내용을 평가해야한다. 수업 내용이 평가를 통해서 확인되고, 평가를 통해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때 보상으로 학습 동기도 유발된다. 교사는 학습자가 평가 결과를 통해 발전과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아감을 갖도록 수업 내용을 적극 반영하는 출제를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는 교육 목표와 교과 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4. 평가 집단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학습 발달 수준을 파악하여 그 집단에 맞는 적절한 문항을 제작해야 한다. 교사의 편의에 의해 문항을 출제하는 자세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항의 문항곤란도가 적절해야 한다. 너무 어렵거나 쉽지 않도록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평가는 개인차 변별을 하는 목적도 있다. 그렇다면 문항의 변별도가 높아야 한다. 너무 쉽거나 지나치게 어려워 변별도가 낮은 문항은 정확한 실력을 측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생각할 필요도 없이 단편적 지식의 암기만으로 답을 찾을 수 있는 문항은 배제한다. 그리고 배우지 않은 문항이나 혹은 지나치게 어려운 문항도 지양해야 한다.
5. 평가 문항을 협의할 때는 동료 교사의 조언을 적극 수용해야 평가 문항을 협의할 때는 개인적 측면을 떠나 공인의 역할을 한다. 동료 교사는 선배든 후배든 가르치고 평가하는 일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다. 서로에게 배우고, 같이 발전해 가는 공동체적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 쓸데없는 자존심보다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어떻게 협력하여 바람직한 시험 문제를 만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동료 교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평가를 위한 교과협의회부터 평가 문항을 검토할 때는 동료 교사의 조언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동 교과 동료 교사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다. 평가 협의회 시간만이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로 만든다. 적극 참여해 자기 연수 및 교사 간의 동료 연수, 그리고 교사 간 화합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6. 평가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수업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듯, 평가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업과 함께 학생 평가는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속적인 평가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좋은 문항 유형을 개발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의 평가에 대해 서슴없이 컨설팅을 받거나, 평가문항 제작 동아리 등에 참여하여 함께 연구하는 활동도 필요하다. 도교육청 주관 학업성취도 평가, 전국연합학력평가, 모의수능평가, 수능 문제 등에서 평가 형식과 내용, 문제 유형, 발문의 기법, 답지 구성 등을 점검하며 공부한다.
7. 공동 출제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평가 문항은 공동 출제가 원칙이다. 공동 출제는 전 범위를 대상으로 담당 교사가 모두 출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공동 출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즉 공동 출제의 의미는 넓게는 문항 검토를 다각적으로 하라는 의미가 있다. 직접 출제하지 않은 문항은 학생 입장이 되어 풀어본다. 그리고 정답에 대한 이의 제기, 혹은 복수 정답 가능성이 없는지 점검한다. 다시 전문가가 되어 문항 표현부터 고등 정신을 측정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항인지 검토해야 한다. 단순한 기억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적용, 분석, 종합, 평가, 창의성과 같은 높은 수준의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했는지 검토한다. 끝으로 지식에 대한 오류는 없는지, 모순되는 내용으로 답지를 구성하지 않았는지 등을 검토한다. 이것이 공동 출제다.
8. 평가 결과를 교수․학습 개선에 활용해라 평가는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교사에게는 학습 지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평가 결과를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를 분석하여 자신이 선택한 교수 방법 및 내용에 대한 점검 및 성찰의 계기가 되도록 한다. 평가가 끝나면 각 문항 정답률, 난이도, 변별도 등을 체크해 보고, 교수-학습 개선 자료로 활용하여야 한다. 또 문항 분석을 통해 문항의 질적 수준을 평가한다. 문항에서 요구하는 능력이 원래 측정하고자 하는 능력, 즉 평가 목표와 일치하는지 점검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습 동기를 유발했는지, 수업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는지 결과 분석 및 활용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