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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싸이의 성공 키워드를 교실로

싸이의 성공 키워드, 꿈과 즐거움

“15살 때 TV에서 처음 보고 충격을 받은 록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가수로 성공하기에는 용모가 부족했지만 엉뚱함 속에서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나는 말(馬)춤만 시도해 본 것이 아니고, 코끼리, 원숭이, 캥거루, 뱀, 낙엽, 태양과 달, 모든 피조물에 대해서 춤을 시도해 봤다. 말춤을 만들어내기까지 한 달여 동안 스태프들과 함께 밤을 지새웠다." -2012.11.7  싸이 (박재상)영국투어 중 옥스퍼드대 강연에서

바야흐로 지구촌이 '강남스타일'의 열풍에 달구어졌다. 전 세계 최초로 동영상 조회 수가 10억을 넘을 거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유엔의 정식 회원국 193개국을 능가하는 220여개 나라에서 말춤을 추는 모습은 그야말로 지구촌에 행복을 몰고온 행복 바이러스로 전파되고 있다. 가사의 뜻조차 모르면서도 중독되어 흔들어대게 만드는 즐거움의 원천을 정확히 짚어낸 노력의 산물이다.

그의 성공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불미스런 일로 넘어진 상황을 딛고 일어서기까지 낮은 자세로 참아낸 시간들이 짧지 않았던 것이다. 가수라는 직업의 특성 상, 한 번 잊혀지면 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무대로 돌아오기까지 그가 보여준 노력들은 이제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해진다. 인생이라는 학교에서 만나는 불행이라는 가장 어려운 스승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보여주었으니!

자신의 꿈을 발견한 15세, 그리고 도전의 시간, 다시 닥친 어려움의 연속적인 도전. 시련의 언덕을 오르며 흘렸을 좌절의 눈물과 절대 고독의 순간들이 오늘의 그를 세워주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절망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은 다시 튀어오를 일밖에 없으니. 인생의 바다에서 그 파고를 타고 넘는 동안 얻은 지혜와 깨달음을 자신만의 노래와 춤으로 승화시켰기에 뛰는 놈과 나는 놈이 넘친 세상에서 '뭘 좀 아는 놈'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리라.

즐거운 세상을 위한 철저한 파격

강남스타일의 열풍은 사람들이 얼마나 즐거움을 추구하고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지 증명한 사건이다. 그만큼 이 지구촌에는 힘든 사람들이 많고 즐거울 일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고 나면 아프고 힘든 소식들이 즐거운 소식보다 더 많이 들린다. 한 때는 "부자 되세요"가 유행어처럼 덕담으로 쓰기도 했다. 요즈음에는 너나없이 "행복하십시오"를 전한다. 그만큼 행복한 사람들이 드물다는 뜻이다. 세상이 이쯤 되고 보니 무언가 즐거운 것을 찾기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에 빠져 한순간에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은 내가 먼저 즐겁지 않으면 웃게 할 수 없다. 자기만족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 편의 글도 내 마음에 일렁이는 감동이 와야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처럼. 말춤을 추기까지 온갖 동물들의 모습을 춤으로 연습하거나 다양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환상의 군무로 탄생시킨 것이다. 웃음이 사라진 세상, 즐거움이 부족한 사람들을 향한 배려가 기반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뭘 좀 아는 사람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도 그 춤이 너무 어렵거나 고상하면 즐기는 수준까지 갈 수는 없었으리라.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해 본 것은 이해한다.' 는 공자의 말을 노래에 접목시킨 것이다. 아름답고 고상한 발레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만 아무나 직접 해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클래식 음악은 듣고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발레 역시 본 것을 기억만 할뿐이다. 그러나 싸이의 말춤은 아무나 마음만 먹으면 따라할 수 있으니 그 즐거움을 금방 이해한다. 그리고 가사 또한 슬프거나 비관적이지 않아서 긍정성을 지녔다. 슬프고 우울한 노래는 즐거움을 선사하지 못한다.  거기다 웃기기 위해 철저히 망가지는 모습으로 자신을 통째로 비우는 파격까지 겸비했으니 금상첨화다. 뭘 좀 아는 놈이 아니라, 상당히 많이 아는 사람인 셈이다.

일찍부터 꿈과 즐거움을 향한 꿈노트 활용해야

싸이 박재상을 보면서 교사로서 깨달은 것은 두 가지다. 바로 꿈과 즐거움이다. 아이들에게 꿈을 찾게 하는 일과 그 꿈을 위해 즐겁게 도전하게 하는 일. 이미 학교 현장에서 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꿈노트를 날마다 활용하게 하고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은 수시로 격려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학과 공부에 들이는 만큼 관심을 가져준다면 자신에게 닥치는 시련의 언덕을 헤쳐 나갈 동력을 비축하리라 확신한다.

꿈과 즐거움이 행복에 이르는 도반이라면, 그 길을 찾아가는 방법 또한 다 같지 않다. 모두 자기만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도와주는 일이 어른들이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진리는 고정된 실체가 아닌 역동적인 인간 경험의 산물"이라고 갈파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가운데 한 명인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의 일자천금은 아이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경험에도 적용해야 한다. 이제 세상은 인간의 개체 수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진리는 하나이되, 그 길을 가게 하는 방법은 무한히 열려 있음을 보고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직접 해 보게 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기에 필자는 강남스타일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과 가능성을 확신해서 즐겁다. 우리 토양에서 자란 열매가 전 세계를 즐겁게 하고 있으니 우리 교육의 유전자는 역시 대단하다. 미래는 문화강국의 시대다. 100년 앞을 내다보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설파한 탄허 스님의 위대한 성찰이 담긴 <탄허록>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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