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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서울 교육감 재선거에 부쳐

오는 12월 19일 제18대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하는 후보 윤곽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메이저 후보라는 보수 진영 후보와 진보 진영 후보가 각각 단일화로 선출되었고, 군소 후보들도 예비후보로 등록·활동함에 따라 사실상 서울시교육감 재선거가 서서히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 각 후보들은 저마다 서울교육 수장으로서의 비전을 내포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과의 괴리되고 교육구성원 간의 갈등을 양산시키는 공약은 지양돼야 하며, 표를 얻을 목적으로 교육본질을 훼손하는 포퓰리즘 공약 남발은 자제하길 촉구한다. 참 공약을 제시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준수할 것을 담보하는 소위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에 후보와 선거 관계자들이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공명 선거를 위해서는 그럴듯한 선심성 거짓 공약이 추방되어야 한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여타 선거와는 달리 교육수장을 뽑는 교육선거이니 만큼 정책·인물대결을 통해 서울시민과 교육계의 선택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또한 교총은 이번 선거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당선무효형에 따른 재선거라는 점에서 학생인권조례, 무상급식, 혁신학교, 고교선택제 폐지 추진 등 낙마한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한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서울시민과 교육계의 판단과 심판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 반 동안 수도 서울의 교육은 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곽노현 교육감의 후보 매수 관련 재판으로 부교육감 체제로 유지된 기간 등으로 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 추진에 일정한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의 현실과 괴리된 진보적 정책 추진에 따라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사회적 찬반 갈등과 혼란, 어려움이 컸다는 점에서 1년 반여의 잔여임기를 수행할 후임 교육감의 정책 수용 및 계승 여부는 후보 선택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따라서 곽 전 교육감의 주요정책에 대해 각 후보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견지하기보다 후보별 입장을 명확히 밝혀 당당히 서울시민과 교육계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

후보별 정책 및 공약의 선명성이 있어야 서울 유권자의 후보 선택을 용이하게 하고, 서울시교육감 당선 이후 후보의 서울정책 추진 방향을 가늠하게 해 정책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재삼 강조한다.

우리는 이번 서울 교육감 재선거에 즈음하여 이번 선거가 갖는 의의를 성찰하고 선거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즉 어떤 선거보다도 깨끗하고도 투명해야 할 교육계 선거 자정(自淨)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교육감 선거가 민선으로 전환된 이후 여러 명의 교육감들이 부정, 불법, 비리 등으로 중도에 낙마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교육감의 각종 범죄 행태를 근절되지 않고 계속되어 왔다. 이번 서울 교육감 재선거는 그 책임이 전적으로 곽노현 전 교육감에게 있지만, 반성과 성찰은 전 서울 시민, 전 국민이 함께 하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계 선거의 꽃으로 다른 선거에 비해서 맑고도 모범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후보, 선거 관계자, 유권자 등 국민 모두가 삼위일체가 되어 공정 선거에 총매진하여야 한다.

또한 새로 선출되는 서울 교육감은 무엇보다도 서울 교육의 안정화에 노력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교육 정상화, 교육의 양극화 해소, 소회 계층에 대한 교육 지원 강화, 교원 인사제도 확립 등 교육 현안 해결과 정책 입안 추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영 논리, 이념 논리 등이 사라져야 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이 후보를 단일화하는 모습 역시 기성 정치권의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성 정칙권의 이전투구식 선거, 아전인수식 선거 운동 행태가 교육감 선거에서는 사라져야 한다. 보수 교육감이 보수 진영만을 위한 교육감이 아니고, 진보 교육감 역시 진보 진영만의 교육감이 아니다. 물론 교육감도 사람인 이상 가치와 철학 그리고 이념 성향이 있겠지만, 정책 입안과 집행은 가치 중립 차원에서 공명정대하게 수행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라는 교육감 이념 성향과 관계 없이 오로지 전 시민 전체를 위한 교육행정을 수행해야 한다. 보수가 수구가 아니듯이 진보 또한 좌파가 아니다. 그러므로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는 속도는 다르지만 발전과 변화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적어도 교육에서는 따뜻한 보수, 합리적 진보 등을 지향하여야 한다.

끝으로 이번 서울 교육감 선거는 인물 대결, 정책 대결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일반 정치권의 선거처럼 타 후보에 대한 중상 모략, 모함, 의혹제기 등을 타파하고 인물과 정책 검증에 초점을 맞추어 생산적인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남의 단점을 헐뜯어 반사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특장점을 내보여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서울 교육감 선거가 혼란에 빠진 수도 서울 교육을 안정시키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서울 시민의 눈높이에서 서울 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교육 선량’, ‘교육 세우미’ 선출의 축제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새로 선출되는 교육감이 서울 교육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를 기대한다.

아무쪼록 이번 대선에서 ‘교육대통령’, 서울교육감 재선거에서 교육감다운 ‘올곧은 교육감’이 선출되어 우리 교육을 안정시키고, 교육의 본질을 바로 세우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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