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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149)

맑고 깨끗한 봄날 아침이다. 산 중턱이라 그런지 바람은 아직 차다. 하지만 맑고 신선한 공기는 어디다 담아두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커텐을 열고 창문을 열어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아침마다 30분씩 독서를 한다. 쾌적한 환경 속에서 책을 읽으면 깊이 빠질 수 있다.

이런 아침에 함께 잠시나마 독서삼매(讀書三昧)에 빠졌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六.등문공장구하’의 제9장을 읽었다. 제9장은 짧은 질문에 긴대답으로 엮어져 있다. 공도자(公都子)의 질문에 맹자의 대답이다. 질문은 이러했다. “바깥사람들이 모두 선생님께서 변론하기를 좋아하신다고 일컫는데, 어째서 그러한지 감히 묻겠습니다.” 여기에 대한 답변은 내가 읽은 책에는 약10쪽 가량 되는 답변이었다. “내 어찌 변론하기를 좋아하겠는가. 나는 부득이하다....”

여기에서 얻는 교훈이 있다. 우선 맹자의 논리적 언변이다. ‘정치적 혼란을 바로잡으려면 사람들이 바로 처신할 수 있도록 바른 도리를 제시하여야 하며, 사람들이 바른 도리를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 마음을 바르게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임금, 주공, 공자 등의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했다. 막힘이 없었다. 논리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설득력도 강했다. 이런 논리적 언변은 우리 선생님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배울 점은 맹자께서는 여러 분들을 예로 들어 설명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다시 요약해서 강조했다. 미괄식을 선택했다. 논술, 심층면접을 잘 하려면 맹자에게서 배워야 할 것 같다. 맹자께서는 공부를 많이 했다. 책을 많이 읽었다. 기초적 지식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런 배경적 지식이 있었기에 달변가가 될 수 있었고 토론, 토의를 잘 할 수 있었다.
 
이 장에서 또 하나 배울 점은 어려운 문제가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혜를 발휘해서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문제가 생기면 먼저 누구 탓인지? 부터 먼저 따진다. 이것은 해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춘추시대에 도덕이 문란해짐으로써 또 다시 크게 혼란했을 때 공자께서는 ‘춘추’를 제작해서 혼란을 극복했다. “공자께서 ‘춘추’를 완성하지자 반란을 일으키는 신하와 부모를 해치는 아들이 두려워하였다.”고 하였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정도(正道)를 가르치는 점이다. 정도(正道)만 가르쳐야 하고 정도(正道)가 아니면 가르치지도 말고 가지도 않도록 한 점이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바른 방향 제시가 교육이다. 방향이 바르면 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방향이 틀리면 속도 때문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서경에 이르기를, 우리 후인들을 돕고 계도해 주시되 모두 정도(正道)로써 하고 결함이 없게 하셨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한 점이다. ‘춘추’라는 역사책은 역사 속의 인물들의 잘잘못을 평가해 놓았으므로 그들에 대한 평가가 ‘춘추’로 말미암아 영원히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잘잘못이 영원히 드러나게 될 것을 염려해서 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 배울 점은 부모님과 지도자에 대한 존경을 보내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부모님을 무시하고 나라의 지도자를 무시하는 것은 금수와 같다”고 했다. 부모님에게, 왕에게, 선생님에게 존경을 보내는 것은 정한 이치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이 예사로운 말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배울 점은 인(仁)과 의(義)를 지니는 점이다. 인(仁)은 사랑이다. 덕이다. 사랑과 덕이 교육에 밑바탕이 돼야 하고, 의(義)가 교육의 뿌리가 돼야 한다. 의(義)는 바른 것이다. 정직이다. 성실이다. 진실이다. 신뢰를 저버리면 교육이 바로 서지 못한다. 성숙한 선생님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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