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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5월에 받은 제자의 감동 편지

김동수 선생님께

선생님, 이렇게 지면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신지요? 저, 선생님이 예뻐하시던 산하예요. 담임선생님께서 갑자기 지시하신 학급 편지 쓰기 행사라 격식을 갖추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진실 되오니 너무 나무라지 말아주십시오.

선생님, 바야흐로 봄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스무 번 가까이 맞이하는 봄인데도 이맘때쯤이면 제 가슴은 항상 설렘으로 두근거리곤 합니다. 바람이 일 때마다 알싸한 풀 냄새와 꽃향기가 코를 간질이기 때문이지요. 선생님의 봄은 어떠신지요. 모르긴 몰라도 선생님도 저와 같은 감흥일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매년 이렇게 잠깐씩 찾아오는 봄처럼 우리 학생들에게도 담임선생님은 해마다 바뀌십니다. 그리고 봄이 훌쩍 지나가는 것처럼 담임선생님과도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하지요. 저는 이런 과정을 무의미하고 표면적인 관계로 정리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분이십니다. 10년이 넘는 학교생활 중에 뵈었던 수많은 선생님들이 아닌 아주 특별한 존재란 의미입니다. 마치 시장통을 걷다보면 마주치는 무수한 사람들과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선생님께서 1학년을 마치는 종업식날 저에게 해주신 말씀은 시간이 지날수록 잔잔한 파동이 되어 제게 큰 용기를 주고 있답니다. 몸이 불편한 저에게 하나님께선 크게 쓰실 사람이 있으면 미리부터 시련을 주시어 단련시킨다는 말씀. 그 말씀을 저는 정말로 믿고 싶습니다.

선생님들은 제자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여 꼭 성공하라는 말씀들을 하십니다만, 그 말속에 진심이 없다면 그 말은 허공을 가르는 하나의 바람소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선생님의 격려말씀 속에서 진심을 보았습니다. 선생님의 그 진심이 담긴 말씀을 한없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우리는 날이 갈수록 사제간의 정이 메말라 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을 아예 쉬는 날로 지정하여 학생들의 등교를 막는 학교도 많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정말 부끄럽기가 그지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사제간의 존경과 사랑이 반드시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쓰다 보니 두서도 없고 제 이야기만 한 것 같네요.

선생님,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투철한 교육관으로 후학을 양성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길 기원합니다.

 2013년 5월 11일 제자 산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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