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4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3℃
  • 흐림강릉 20.7℃
  • 구름조금서울 22.7℃
  • 흐림대전 23.4℃
  • 구름많음대구 22.9℃
  • 구름조금울산 22.2℃
  • 구름많음광주 22.6℃
  • 구름많음부산 23.4℃
  • 구름많음고창 23.4℃
  • 흐림제주 25.0℃
  • 구름조금강화 20.8℃
  • 구름많음보은 21.2℃
  • 흐림금산 22.1℃
  • 흐림강진군 22.6℃
  • 구름많음경주시 21.9℃
  • 구름많음거제 23.8℃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서른두 번째 스승의 날을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서른두 번째 스승의 날 축하합니다.
교사라는 소박하고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소중한 인생을 거는 숭고한 교육애를 이젠 더 이상 알아주고 인정해 주지 않은 세상이 되어 가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서운한 마음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세월이 가고 사회가 변해서 그런지 스승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이 날이 갈수록 식어가는 것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도 내가 햇병아리적엔 선생님에 대한 사랑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존경의 대상이며, 사표(師表)로서 직업의식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엔 모두가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어디에서든 ‘교사’라는 말에 위축되고 꺼내기엔 부끄러운 내 모습이 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선생님, 요즘처럼 아이들 지도하기 얼마나 어렵습니까. 모두가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가르치려고 하니까 더 힘드시지요. 학부모도, 학생도... 아무리 '잘난 세상 맛'에 산다고 하지만 그래도 스승의 말은 들어야 하는데, 훈계하면 구박하나다고? 야단치면 인권 위배라고? 다그치면 무시한다고? 그리고 칭찬까지 편애나 차별이라고 항의하는 게 요즘 학교현실이니 정말 슬프지 않겠습니까. 이런 교실 속 365일, 선생님의 속상하는 마음까지 겉으로 함부로 내뱉지 못하는 감정노동자가 우리가 될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사실 맹자의 君子有三樂 중 得天下英才而敎育之를 진정 굳건히 믿어왔었는데, 이젠 되돌릴 수 없고,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더 허무하다는 생각으로 누가 누굴 믿고 가르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던 말이 머리채를 잡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젠 더 이상 세상 탓도 않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고맙고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입니다.

선생님, 정말 존경합니다. 진정 사랑합니다.
그래도 올해는 조용한 스승의 날이라 다행하다는 생각입니다. 매년 스승의 날을 즈음하여 언론들이 선생님의 가슴과 자존심에 또 한 번의 상처를 주던 일들이 조금 자제된 것 같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기가 있으면 쥐구멍에 볕들 날도 있겠지요. 조금 기다려 봅시다. 따뜻한 교육의 봄날을...

그리고 오늘만이라도 편안한 마음이라도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간 힘들고 위축된 선생들의 마음에 ‘무슨 말에 어떤 위로가 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조용히 자축하면서 혼자 예쁜 미소라도 지으면서 쌓인 피로를 풀어보세요. ‘그래도 너희들이 있어 더 행복하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다'고...

늘 어려운 교육에도 참아내시고 묵묵히 직분수행을 다하시는 참 스승의 태도에 존경을 표합니다.
서른두 번째 스승의 날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