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21 (목)

  • 구름많음동두천 6.0℃
  • 맑음강릉 10.7℃
  • 박무서울 7.5℃
  • 박무대전 6.7℃
  • 맑음대구 7.2℃
  • 연무울산 10.0℃
  • 박무광주 8.3℃
  • 맑음부산 12.0℃
  • 맑음고창 5.9℃
  • 구름조금제주 12.9℃
  • 구름조금강화 6.6℃
  • 구름많음보은 5.7℃
  • 맑음금산 5.5℃
  • 맑음강진군 7.3℃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11.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나는 누구를 사랑하고 얼마나 고독한가-[1Q84]를 읽고


"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진짜가 될거야. " (1Q84 3권 723쪽)

고독한 한 소년(덴고)과 고독한 한 소녀(아오마메)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이십년이 지난 후의 뜨거운 해후.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사랑받아 본 적 없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 적도 없었던 두 사람의 운명같은 인연. 부모때문에, 종교 때문에 상처받고 살아야했던 그 어린시절, 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말없이 마주잡았던 두 손의 온기. 그땐 너무 어려서, 아니 무엇을 어찌해볼 힘이 없어 서로의 진심을 말하지 못했어도 결국엔 뜨거운 마음과 마음이 그대로 가슴에 살아남아, 절절한 그리움의 산맥으로 이어지고 연모의 강물로 굽이치다 마침내는 저리 찬란한 사랑의 꽃으로 피어나는가.

-나는 우연히 이곳으로 실려온 것이 아니다.
-나는 있어야 하기에 이곳에 있는 것이다.
-이곳에 있는 것은 나 자신의 주체적인 의사이기도 하다. (3권 584~585)

생각하면, 저 길가에 돌멩이 하나, 풀 한포기도 반드시 있어야 할 곳에 그만의 이름과 빛깔로 자리하지 않던가. NHK수금원이었던 덴고의 아버지, 출판사 편집장 고마쓰, 덴고와 아오마메를 집요하게 추적하던 그 괴짜인물 우시카와, 아오마메의 친구 다마키와 아유미, 그리고 노부인, 노부인의 충직한 집사역할을 하면서 아오마메를 돕던 다마루....하나같이 외로운 사람들, 아픔없는 사람 하나도 없고 상처없는 사람 역시 하나도 없다. [선구]의 리더 역시 마찬가지. 그의 딸 후카에리도 고독한 영혼. 그 외로워서 눈부신 존재의 별빛들 사이로 뜨고 지는 달.

"우리가 얼마나 고독했는지 아는 데는, 서로 이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던 거야."(3권 738)
아모마메를 뜨거운 가슴 가득 끌어안고, 그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이는 덴고의 마지막 말이 오래오래 잊히지 않을 것같다. 이만큼의 시간, 이만큼의 시간..........

마지막 책장을 덮으로 스스로에 묻는다. 나는 누구를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이며, 그로 인해 얼마나 고독한 것인지.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