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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171)

기숙사에 머물다 아침에 학교 운동장을 걷는 게 낙이다. 24시간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침운동이 필수다. 매일 아침 일찍 운동장에 나와서 달리기를 하고 줄넘기를 하고 걷기도 하고 건강관리를 하는 학생들이 보인다. 그 중에 한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꾸준히 변함없이 운동하기에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우리 동네에 살고 있었다. 운동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꾸준히 운동하기를 권했다.

그런데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보였다. 인사를 하기에 요즘 운동을 잘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날씨가 추워져서.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좋다. 평생 운동을 해야지. 운동을 해서 건강관리를 하는 게 돈 버는 것이다. 돈 벌여서 병들어 병원에 갖다 주지 말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해야지. 예. 이런 대화가 잠시 이어졌다. 평생 운동을 하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에 한 학생에게 말한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이 제자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나 모두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더 예쁜 행동을 하는 이에게 관심이 더 가고 정이 더 간다. 공부를 잘해도 미운 짓을 하면 좋아하지 않는다. 공부를 못해도 고운 짓을 하면 좋아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기본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그 기본정신이 바로 제자를 사랑함이다.

사랑하는 제자가, 특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제자가 상식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선생님은 마음이 상한다. 그러면 그 제자를 호되게 꾸짖는다. 잘못했다는 말이 입에서 나올 때까지 그렇게 한다. 1절만 하지 않고 2절까지 한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3절, 4절도 한다.

맹자께서 그러하셨다. 맹자께서 관심을 갖고 특히 사랑을 베푼 제자가 있다. 바로 약정자(樂正子)다. 이 약정자(樂正子)가 자오를 따르려고 제나라에 갔다. 약정자(樂正子)가 맹자를 뵙자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네는 또한 나도 보러 왔는가?” 약정자(樂正子)가 제나라에 오면 제일 먼저 제나라에 머물고 계시는 선생님을 찾아뵙는 것이 도리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서운했다. 사랑하는 제자인데, 누구보다 더 관심을 갖고 바르게 살고 참되게 살기를 바랐던 제자인데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자네는 또한 나도 보러 왔는가?”라고 물은 것이다. 서운한 것을 참지 못하는 스승이었다.

약정자(樂正子)가 말했다. “선생님은 무엇 때문에 이 말씀을 하십니까?” 제자는 눈치가 없었다. 머리가 좋고 재치가 있는 제자였다면 바로 선생님의 말씀에 미안한 마음을 나타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했다. 그 때 맹자께서는 “자네가 이곳에 온 지가 며칠째인가?” “전일입니다.”“전일이라면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아니한가?” “머물 곳을 정하지 못해서였습니다.” “자네는 들었는가? 머물 곳을 정한 뒤에 어른을 찾아보는 것인가?”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七이루장구상 제24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선생님의 조리 있는 말씀에 제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변명보다 먼저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줄 아는 제자를, 한 마디 하면 열 마디 알아들을 줄 아는 제자를,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를 아는 제자를 선생님은 원하신다. 이런 제자를 길러내는 맹자의 참모습을 우리 선생님들은 지켜보면서 제자들이 참된 길을 갈 수 있도록, 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길잡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맹자께서는 제25장에서도 제2절을 하였다. “자네가 자오를 따르려고 온 것은 한갓 먹고 마시기 위해서구나. 나는 자네가 옛 도를 배우고서 그것으로 먹고 마시는 데 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위해서, 쾌락을 위해서 살기보다 사람다운 삶을 살도록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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