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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칭찬하라, 그리고 쓰다듬고 어루만져라

이야기 하나 :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라고 머리 한번만 쓸어 주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야, 이 ××야, 육성회비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소리 쳤는데 그때부터 내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의 907일의 고백’ 중에서)

이야기 둘 : 중국 위(魏)나라 신하 중에 경영이라는 자가 있었다. 하루는 왕과 함께 궁궐에서 활쏘기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저쪽에서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자 경영이 왕에게 기러기를 화살로 맞히지 않고도 떨어뜨려보겠다고 호기 있게 말했다. 왕과 주위의 다른 신하들은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비웃음이 일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경영은 화살을 이리저리 쏘아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얼마 후 경영의 말대로 기러기가 화살에 맞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하늘에서 곤두박질하며 떨어져 죽는 것이 아닌가. 왕이 놀라며 경영에게 그 비법을 물었는데, 답변은 이랬다.

“기러기는 원래 떼를 지어 나는 새인데, 혼자서 저렇게 슬피 울며 나는 것은 길을 잃은 것이고, 느리게 나는 것은 상처를 입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빈 화살을 쏘기만 해도 불안과 초조 때문에 위로 날려고 무리하게 솟구치다가 몸의 상처가 덧나서 죽게 된 것입니다.”

실로 무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내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한 생명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것에. 물론 범죄자에 불과한 신창원이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남 탓하기’ 심리 차원에서 핑계를 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렸을 적 아이들의 심리와 성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부모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칭찬, 교사의 관심일 것이다.

칭찬의 중요성은 여기에서만 강조되지 않는다. 입적하신 『무소유』의 지은이 법정스님은 ‘저 바다의 둥근 조약돌을 만든 것은 석수장이의 거친 정이 아닌 바다의 잔잔한 파도의 어루만짐 이였음’을 설파하지 않았던가. 또한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인 로버트 스턴버그는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에서 저능아로 찍혔던 자신이 4학년 때 담임인 알렉사 선생님의 칭찬하는 ‘넌 잘할 수 있어’라는 말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오늘날의 자기가 되었다고 했다.

사회가 각박하게 흘러서 그런가. 칭찬하는 문화가 빛을 바래서 그런지 남을 칭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가 참 힘들다. 칭찬은 전염성이 강해서 한번 물결을 타면 끝을 보기 힘들 정도라는데 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교장선생님이 9월 1일부로 부임하셨는데, 회의시간 첫 일성이 ‘서로 칭찬하는 문화 조성’이다. 긍정적인 말, 칭찬하는 말, 서로 간에 인사를 잘 하자는 분위기를 만들자고 하신다. 처음 들었을 때는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우연히 앞의 이야기를 떠올리니 생각이 고쳐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소중한 아이들, 한번만 더 칭찬하고 어루만져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소한 내 한 마디 칭찬이 그 아이들의 삶을 다르게 만들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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