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데.
"90년대 초부터 '교육자치와 개혁을 위한 시민회의', 즉 교육민회를 결성해 공동대표를 맡는 등 교육시민운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작년 가을부터 흥사단에서 교육운동을 체계적으로 펴고자 교육운동본부를 출범시켰고 상임대표도 맡게 됐다. 흥사단은 종합적인 교육운동을 펴고 있다. 일반적인 교육시민단체들처럼 교육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젊은 지도자 양성'이라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청소년 교육사업을 펴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회원 자체의 학습운동도 펴고 있다. 사회를 향해서는 개혁을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계속 공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지난 3월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가 '전교조가 교육NGO의 중심에 계속 서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를 탈퇴했다.
"흥사단도 이 연대에 회원단체이지만 연대는 고정된 조직이 아니므로 가입을 할 수도 있고 탈퇴를 할 수도 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그동안 같은 동료단체로 활동해왔고 탈퇴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교육운동을 하는 단체로서 함께 협조하고 협력해나갈 것이다. 연대를 통해 다양한 단체가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본다. 다만, 전교조는 아직 성장과정인 다른 단체에 비해 역사도 길고 구성원의 지속성이나 전문성이 확실한 편이어서 그만큼 영향력도 있는 것이다. 전교조의 목소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단체들도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점차 사라지리라 본다."
- 교육NGO가 겪고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교육문제'하면 '학교에 다니는 자기 자녀의 문제'로만 귀결시키려 한다. 그리고 학부모를 졸업하는 순간에 교육문제까지 졸업해버린다. 이런 현실 때문에 교육문제를 전국민의 이슈로 만들어 함께 인식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교육문제에 관해서는 교사의 시각도 있고 학부모의 시각도 있겠지만 어느 한 쪽에 얽매이지 말고 보편적인 시민사회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NEIS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일반 시민들은 NEIS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힘든 상태다. 이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어 정부정책에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다면 굳이 교원단체와 정부가 맞부딪칠 일이 무엇인가. 교육시민운동이 빨리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 시민단체의 수익사업이나 후원금 모금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도 있는데.
"환경이나 소비자 관련 단체처럼 비교적 역사가 깊고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단체들은 최근의 새만금 개발 반대운동처럼 여론을 주도하거나 정부정책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들이 정책에 참여하면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은 비난할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 시민운동이 발전된 외국에서는 국가가 기금만 마련해놓고 배분은 시민단체들이 자율적으로 하기 때문에 국가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환경부나 재경부 등 관련 부처에서 불가피하게 지원을 받다 보면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교육시민단체는 아주 가난한 동네다. 정부지원도 거의 없다. 이제는 정부나 국회가 이러한 공공기금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 교육NGO들의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
"사실 교육전문가들의 역할은 한시적인 것이다. 전문가는 전문가로서의 편견이 있을 수 있다. 일반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 사회구성원으로서 학교에서 어떤 관점을 익히느냐가 한 사람의 평생을 좌우한다. 이제 시민들이 학부모 의식에서 벗어나 이처럼 교육을 전국가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정부도 이들의 참여통로를 늘려야 한다. 시·도교육청, 교육부, 청와대 교육관계자에 이르기까지 교육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시민들이 여기에 접근해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때에만 올바른 주장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