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2016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종이 없는 교실, 중간·기말고사가 없는 학교인 '미래 학교' 개교를 추진한다. 우선 2016학년도 1개교를 선정, 시범 운영하고 추후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경직화, 비개방적인 현재의 학교 교육 시스템으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 해결력이나 고급사고력 등을 신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하는 '미래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올 초부터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교사 20여명으로 '미래 학교 교사 연구단'을 꾸려 미래 학교의 운영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에 속한 교사들과 교육청 담당자들은 차후 미국 시애틀에 있는 MS의 이노베이티브 스쿨을 이달 중에 방문해 운영 노하우를 배울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서울교육청의 미래학교 개교 청사진 추진에 교육부에서 69여억원 정도를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서울교육형 미래 학교를 창조 경제의 중요한 프로젝트로 보고 2014~2015년에 걸쳐 예산을 연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래 학교는 2015학년도에는 교사만 있고 학생이 없는 유령학교 형태인 '고스트 스쿨(ghost school)' 형태로 운영하면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2016학년도에는 관내 중학교 1개교를 선정한 후, 학생을 선발하여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교육청 미래 학교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社)가 2006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세운 '스쿨 오브 더 퓨처(School of the Future)'를 모델로 삼고 있다. 중간·기말고사, 숙제 없는 학교, 종이가 없는 학교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미래 학교는 집중도, 밀도, 과제 집착력을 갖고 수업을 들으면 도든 학습이 가능하고, 디지털 교과서,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종이 없는 학습을 모색한다. 아울러, 클라우딩 시스템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모든 학습 과정을 빅 데이터로 저장하여 분석, 평가를 시행하므로 별도로 중간 평가, 기말 평가를 하지 않아도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한 신개념의 새로운 학교 모형이다.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는 MS의 IT를 활용해 새로운 수업을 도입해 학업 중단률을 획기적 낮추고, 대학 진학률을 증가시키려는 방칭을 갖고 있다. 실제 MS는 각국 학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IT 기술을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기술을 지원하는 '이노베이티브 스쿨'을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2016학년도 시범 운영학교가 개교 예정인 서울형 미래 학교도 MS의 '스쿨 오브 더 퓨처'나 '이노베이티브 스쿨'처럼 최첨단 IT를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각종 자료나 소프트웨어 등을 개별 PC가 아닌 인터넷 서버에 저장했다가 온라인을 통해 단말기에 불러내는 시스템)으로 학생들이 활동한 모든 결과물을 저장하고, 학생에 대한 평가도 이 과정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사가 프로젝트를 제시하면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매시간 진행한 내용이 쌓여 평가 요소도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정기적인 시험은 사라지게 되고, 교사와 학생들은 언제든지 클라우딩 컴퓨터 속에 저장된 자료를 끌어다 쓰면서 상호작용(相互作用)과 교수학습 협업(協業)을 할 수 있다. 나아가 학생들의 수업 중 참여와 수업 집중도를 높여 수업 시간 내에 배워야 할 것을 원만하게 이수하게 하는 것이 서울교육청 미래 학교의 목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따로 과제, 숙제를 부과할 필요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학생들은 디지털 교과서와 개인별 태블릿 PC를 통해 배우고 학생 평가도 이를 통해 실시하므로 종이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 개교 청사진은 우리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는 그야말로 이상에 치우진 이상적 학교 모델이라는 비판이 있다. 교육 제도와 체제 도입, 운영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교육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는 데, 아직 우리나라가 이와 같은 미래 학교를 부작용 없이 친환경적으로 수용할만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우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공학적 시설은 비약적인 발전 일로에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미래 학교를 원만하게 운영할 수 있는 학교는 대도시의 일부 학교와 세종특별자치시의 최신 기기 도입 일부 학교에 국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 지역의 변두리 지역 학교는 그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육 복지 차원에서 시설이 우수한 지역과 열악한 지역 학교의 차이와 간극을 줄여서 ‘함께 행복한 학교’를 지향해야 하는 데,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 청사진은 ‘부인부빈익빈’을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농후하다는 지적도 많다. 시범, 운영학교는 또다른 ‘귀족 학교’, ‘특별 대우를 받는 학교’로 인식되어 일반 학교의 상대적 박탈감도 클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교육청의 미래 학교는 급히 서두를 일이 아니다. 차근차근 준비를 철저히 하여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교,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즉, 속도와 방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외국의 운영 사례, 국민 여론, 우리 교육 현실, 교원·학생·학부모들의 요구 분석 등을 반영하여 최대한 우리 교육 현실에 부합되는 미래 학교 모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숙제와 평가, 종이 등이 없어지기만하면 좋은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당해 교과, 당해 차시에 학습해야 할 학습 목표의 달성도가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다.
서울교육청의 시범, 운영학교 1개의 사례가 추후 서울의 모든 학교, 타시·도의 여타 학교에 모델링, 벤치마킹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서울교육청에 특별 지원되는 69억원에 준하여 타시도 교육청에도 지원하여 열악한 교육 현실에 놓여 있는 농산어촌 학교 학생들이 디지털 교육, 시마트 교육 활성화에 일조해야 할 것이다. 어느 한 지역, 어느 한 학교라도 소외됨이 없이 모든 지역 학교, 모든 학생들이 보다 양질의 좋은 교육의 수혜를 받록 하는 것이 결국 미래 학교, 교육 복지의 지향점이라는 점도 모두가 되새겨 봐야 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