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육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 좀 하고자 한다. 연휴를 하루 남겨둔 토요일 밤부터 생긴 일이다. 2주 전에 오른팔을 무리하게 사용했다. 그 다음주 월요일에 손목에 많은 통증이 생겨 근처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수요일이 수련회를 가는 날이었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 날이 화요일이었다. 그러니 수련회를 꼭 가야 하는데, 통증이 너무 심해 치료를 받았던 것이다. 다행히도 수련회는 무사히 다녀왔다.
문제는 수련회를 다녀온 지난주 토요일 밤에 발생했다. 손목의 통증은 사라졌는데, 밤에 잠을 자는 도중에 갑자기 오른쪽 어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하여 거의 뜬눈으로 밤을 세웠다. 다음날이 일요일이었으니, 진료를 하는 병원들이 거의 없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고 난리를 치른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진료를 하는 병원을 찾았다. 겨우 몸을 일으켜 병원에 도착했다.
들어서니 접수를 받았다. 중년의 남자가 접수를 받는데, 위에 흰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려니 하고 접수를 마치자, 이 남자가 진료실로 들어가면서 필자에게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별다른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그 남자가 원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원장 ○○○라고 가운에 새겨져 있었다. 너무 통증이 심해서 이름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간호사도 없이 혼자 다 하시나봐요.' '요즘에 일요일 근무하기 좋아하는 간호사들 별로 없어요. 그래서 그냥 제가 하기로 했어요.' 환자가 더이상 할 이야기도 없고, 통증 때문에 더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진도 직접찍고 진료비를 직접 수납했다. 대기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그렇게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통증이 좀 완화되어 그날은 어느 정도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월요일에 수업이 비는 시간에 처음보는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찍혔다. 받아 보았다. '이창희선생님 되시죠?' '네 그런데요.' '아 어제 진료받으셨던 정형외과 입니다. 좀 어떠신가 해서요.' '아 원장님이세요?' '네' '많이 좋아져서 오늘 수업도 했어요. 아직 통증이 좀 남아있긴 해도 견딜만 하네요. 그러지 않아도 오늘도 병원에 들러야 하나 하고 있던 참인데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좋아지셨으면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시 모르니 뜨겁게 찜질좀 하십시오. 그러면 한층더 부드러워 질 것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통화내용이다. 통화내용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상태를 묻는 의사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진료를 받고 간 환자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할 수는 있다. 그래도 전화를 걸어 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쉬운일은 결코 아니다. 지금껏 병원에 다녀와서 의사로 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런 경험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이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일요일에 병원문을 열어 준 것만 해도 너무나 고마운데, 다음날 상태를 묻는 전화를 받으니 그 원장이 더욱더 고마웠다.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고려정형외과의 원장이다. 퇴근후 집사람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그 원장님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런 행동은 스스로 마음속에서 나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가식적인 사람은 아닌듯 싶었다.'라고 했다.
아직도 오른쪽 어깨가 불편하다. 통증이 많이 사라지긴 했어도 팔을 올리기 쉽지 않다. 그래도 이런 의사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니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것은 도와드릴 것이 없고, 병원운영 잘돼서 대박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 이글을 볼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감사합니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당일날 너무 통증이 심해 원장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