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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선행학습 금지의 후폭풍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학교에도 적잖은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전에도 선행교육을 방지하기 위해 수학 시험문제를 교육청에서 회수하여 점검을 해왔었다. 그러던 것이 선행학습금지법이 시행되면서 과학교과도 수학처럼 점검을 하고 있다. 선행학습을 해야 풀을 수 있는 문제나 현재의 교육과정 외의 문제가 출제 되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학교에서는 선행학습 요소가 있는가에 대해 출제전에 충분한 검토를 하고 있다. 교과협의회를 통해 출제범위와 수준을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결재 과정에서도 이와 관련된 사항을 충분히 점검하기 때문에 선행학습 금지법을 위반할 이유가 없다. 또한 학교 행사 등으로 간혹 빠지는 수업시간 때문에 진도를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선행학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금도 학원에서는 선행교육관련 광고를 하고 있다. 공교육에는 제동을 걸고 있지만 사교육기관에서는 '중1예비반' 등으로 제목만 보아도 선행교육을 하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어쩌면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니, 사교육기관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선행교육을 실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사교육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니, 이때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학교는 시험문제 출제부터 채점까지 교사들이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시험문제를 교육청에 제출하기 전에는 당연히 꼼꼼히 한번 더 살펴야 한다. 또한 교육청의 점검과정에서 선행학습 요소가 있거나, 교육과정 이외의 내용이 들어갔다면 이에대하여 학교장 징계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다 하겠다. 어쩌면 시험문제 출제마저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교과서 위주로만 출제를 해야 마음이 펴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것도 평가의 한 목적으로 볼때 교과서 위주의 문제만 출제한다면 창의력 신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 학생들 자체도 응용력이나 창의력 신장에는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교사들 역시 가르치치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선행학습금지법에 저촉될 우려가 있어 교과서를 벋어나는 내용은 가르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들의 어려움만 가중 시켜 놓았다는 생각이다.

평가도 제대로 못하는데 교사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가르치는 것에서 부터 평가까지 제약을 받으면 결국은 교육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이 어쩌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이용하는 입시제도가 잘못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와 교사들만 옥죄는 법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선핵학습금지법 시행 이후로 사교육이 줄어들었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학교와 교사들만 힘들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방향으로 개정해 나가야 한다. 교사들의 수업권, 교사들의 평가권을 보장해야 한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주는 것이다. 규제를 하면 할 수록 교육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교사들의 자율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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