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특수학교 부부교사의 아들이 빠르게 회복,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어 쾌유를 빌었던 교육계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인 한국우진학교 박은송교사(39)와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인천인혜학교 이순미교사(35)의 외아들 범진군(8)은 지난 2000년 9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절망에 빠졌다. 범진군은 6개월 안에 골수이식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사망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골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다행히 한국골수은행을 통해 아들과 골수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아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수술비와 입원비. 1억에 가까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았지만 필요경비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가진 재산도 부천의 아파트 전세 보증금 3500만원이 전부였다.
이들 부부는 공주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외롭고 힘든 아이들의 벗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특수교육에 몸담았던 것이어서 주위를 더욱 딱하게 했다. 학교측도 "그동안 장애아를 내 자식처럼 돌보며 살아온 이들에게 왜 이런 고통이 찾아왔는지 모르겠다"며 교육계의 도움을 호소했다.
본 지를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계의 온정이 답지했다. 재직 학교뿐만 아니라 교총을 비롯한 각계에서 성금을 보내왔다. 근무학교와 대학 동문들의 헌혈 캠페인을 통해 1000여장의 헌혈증과 성금이 전달됐고 교총을 비롯한 교육계에서 모두 5000여만원의 성금이 전달됐다. 덕분에
희망의 불씨가 사는 듯 했다.
하지만 2차례에 걸친 골수 이식 수술에도 불구하고 범진군의 몸은 이식 거부 반응을 나타냈다. 처음 진단 받을 때보다 절망적이었다. 마지막 희망은 이식 전 고용량 항암제로 파괴 되어버린 자신의 골수가 살아나서 하루라도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었다.
이들 부부의 간절함과 교육계의 바램이 하늘이 알았을까. 100∼200이던 백혈구 수가 5개월 정도 지나자 4000이 넘어서면서 암세포는 항암제에 의해 파괴되고, 깨끗한 세포만 생성이 됐다. 이후 상태는 계속 호전됐고, 1주일에 3번씩 수혈을 받아야만 했던 혈소판 수치도 꾸준히 올라갔고,
적혈구도 정상수치에 다다랐다.
현재 범진군은 특별히 복용하는 약도 없고, 2개월에 1번씩 외래로 가서 혈액검사만 해 본다. 치료 때문에 휴직했던 이 교사도 복직을 했고, 범진군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병원의 의사에 따라 지난해 초등학교에 입학해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또 한가지 기쁜 소식은 범진이가 외아들에서 벗어나 15개월의 동생을 아주 예뻐하는 의젓한 형이 되었다.
이 교사는 "학교 생활을 재미있어하고 수영같은 운동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하고 있다"며 "피로를 쉽게 느끼는 부분이 있어 옆에서 조절해 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5년이 지나야 완치판정을 할 수 있지만 현 상태까지로도 감사드리고 있다"며 "교총관계자를 비롯해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