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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무서운 '갑(甲)'

'무서워 죽겠어요. 서류가 잘못 됐다고 작성요령도 보지 않고 작성했느냐고 했어요. 나름대로 잘 보고 작성을 했는데 다 틀렸다고 야단이네요.' 무슨이야기인가 싶어 자초지종을 들어 봤더니 교육청의 장학사가 전화를 걸어와서 그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도무지 뭐라고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그냥 꼼짝없이 당했다는 것이다. 무슨 사연이 있었겠거니 했지만 그 선생님은 너무나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

요즘 상사가 사원들에게 목소리 높이고 막말하면 그 상사는 여지없이 대기발령 상태로 간다고 한다. 전 대한항공 조현아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있은 이후로 사회적으로 갑의 횡포에 대하여 비난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교육청의 장학사가 일선학교의 교사에게 학생 다루듯이 하는 것은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이 잘못했어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 요즘 학교 상황이 아닌가.

어차피 장학사나 장학관도 교사 출신이고, 그렇다면 학교 사정을 누구보다도 더 잘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에게 잘못을 지적하면서 심하게 이야기 했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일이 촉박하고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이 있으면 자세히 설명을 해 주고 다시 제출하도록 해야 하는데, 시일을 넘기면 접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렵다.

원래 장학사들은 일단 전문직으로 나가면 일선 교사들과는 잘 상대 하지 않는다. 공문제출일이 지나면 교감에게 연락을 해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업무연락도 교감에게만 한다. 그렇다 보니 교감이 연락을 제때 해주지 않으면 교사들은 업무처리를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종적인 잘못은 교사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 그들은 교사들과는 상대를 하지 않는 것일까. 장학사가 되는 순간 그들은 갑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청에서 공문을 시행하면 그 시기가 짧거나 길거나 관계없이 일정을 지켜야 한다. 제출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여지없이 교감에게 연락을 하고 교감은 승진에 지장이라도 받을까봐 교사들을 독려한다. 그럴 경우 교사들은 수업을 빼먹으면서까지 공문을 처리해야 한다. 물론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이라도 일단 공문을 받고 나면 교사들은 을이되고 장학사는 갑이된다.

단 하룻만에 제출하도록 공문을 보내놓고도 때를 넘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학교에 연락을 한다. 공문이 그들의 손을 떠나면 그들은 슈퍼갑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은 불쌍한 을이 되고 만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전문직이 교사들의 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들이 교사들의 위에 있는 것인가. 교육지원청이라고 하면서 무서운 갑 행동을 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이야기가 좀 빗나갔지만 장학사들도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교장, 교감도 수업을 해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 최근의 현실인데, 언제까지 갑행사를 할 것인가. 교사들의 잘못이 있더라도 감싸주어야 하는 것이 교육청의 장학사들이 아닌가. 학교의 갑은 교장이 아니다. 장학사들이 더 갑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아주 친절하고 학교를 잘 이해하는 장학사들이 훨씬 많다. 일부 장학사들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장학사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업무가 가중되고 힘들어서 그랬을 것으로 믿는다. 그렇더라도 교사들 위에서 갑 행사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교사나 장학사나 어차피 교육 잘해 보자고 있는 것이다. 갑과 을의 관계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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