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의 상아탑이라는 서울대의 중간고사 부정 행위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서울대가 집단 부정행위 의혹이 제기된 철학과 교양과목 수강생을 대상으로 징계를 위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 조사 결과 부정 해위를 한 사실이 밝혀진 학생은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이번 중간고사에서 일부 '성(性)의 철학과 성 윤리' 수강생이 중간고사 때 커닝을 했다는 제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강의를 수강 중인 들은 22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이달 초 서울대생들의 공유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이 강의 수강생 10여명이 조교의 눈을 피해 서로 커닝을 했다는 고발성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같은 파문이 일자 해당 강좌 교과목 교수는 재시험을 시행했다. 하지만 커닝을 하지 않은 선량한 학생들만 2차 피해를 입었다는 비팜이 고조됐다. 그리고 고사 부정행위 학생을 색출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간고사 부정 행위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는 철저한 조사를 토대로 해당 학생을 엄중 문책하기로 하고 수습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해당 강의를 개설한 인문대에 수강생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서울대측은 이미 인문대가 일부 수강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위한 1차 예비조사를 실시했으며, 부정 행위 논란이 인 해당 강의는 좌석지정제로 진행됐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목격된 위치 등을 파악하면 부정 행위 당사자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 놨다.
이번 서울대 중간고사 부정 행위자 색출을 위한 구체적인 조사 일정과 방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보자의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 만큼 이메일과 개인면담 등을 비공개 방법을 병행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부정 행위 파문의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질 전망이다. 서울대 측은 중간 고사 부정행위자에게는 '성적 무효(F학점) 처리'부터 '유기정학'까지 다양한 처벌을 내릴 계획이다. 물론, 이번 사건의 경우 현장 적발된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높은 수위의 징계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즉 현장 적발 등으로 증거가 명확한 경우라면 유기정학까지 가능하겠지만, 만약 성적 무효 처분에 그친다면, 추후에 학생이 재수강을 통해 학점을 올릴 경우 부정행위 사실이 학적부에 기재되지 않아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는 이번 서울대의 중간고사 부정 행위 파문에 즈음하여 대학의 엄정한 학사 관리와 학력 지상주의를 타파한 인성 중심 교육의 강화를 숙고해 봐야 한다. 대학이 전형, 출석, 평가, 장학금, 취업 알선 엄정한 학사 관리로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사오정, 오륙도, 88만원 세대, 청년 백수 등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신조어가 우리 사회의 청년 취업의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 우리 사회와 국가의 주역인 대학생들에게 주어진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면,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잇다는 믿음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학력, 공부’ 등 경쟁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울려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내면화시키는 참 교육이 중요하다. 새로운 인성 교육의 패러다임을 확립하여 타인과 더불어 살며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지고지순한 미래 설계를 하도록 교육의 방향이 개선돼야 할 것이다. 특히 부끄러운 승리보다 당당하고 깨끗한 패배가 우리 사회를 밝히는 더 중요한 덕목이라는 점도 교육해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학의 평가 주정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혁파(革罷)해야 할 교육 적폐의 하나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최고 지성의 요람, 엘리트의 산실이라는 서울대의 중간고사 부정행위가 진한 아쉬움과 가슴 아픔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우리 모두는 자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