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연가투쟁으로 수업결손이 발생했다며 항의한 것과 관련 이들 교사들이 학교장에게 "학부모에게 교사를 비방하고 있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이와 관련 서울시 교육위원이 학교운영위에 자료를 요구하자 학부모단체가 이를 직권남용이라며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전교조가 NEIS 반대 연가투쟁에서 비롯됐다. 증산초등학교가 서울서부교육청에 제출한 사건 경위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전교조 소속 교사 2명이 집회 참석을 이유로 연가를 제출, 학교장에게 반려되자 다음날 무단 결근했다. 학교장이 교과담당 교사에게 보결을 지시하자 연가를 냈던 교사들이 자신들이 선임한 명예교사에게 수업을 맡기지 않은 것을 항의했고 전교조 서부지회장 및 관계자들이 학교를 방문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시민단체인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무단 결근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했고 적반하장으로 교권침해라고 항의하고 있다"며 교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관련자 4명을 서울검찰청 서부지청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또 학교장이 이와 관련된 경위를 전 교사들에게 설명하자 두 교사들은 교직원들에게 문건을 배포하고 "명예교사를 쓰라고 한 것을 받아들였는데 양해도 없이 이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했고 학부모를 동원해 담임교사와 학부모 사이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8일에는 교장에게 "학부모들과 전 교직원 앞에서 상처난 교권, 명예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단체장들이 문건이 허위내용을 담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하는 가운데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어 전교조 서울수석부회장과 서울초등위원장이 교장실을 방문 교사의 학습권 침해와 폭행에 대한 진상확인을 요구했고 서울시 안승문 교육위원이 학교운영위에 자료를 요구하는 등 사건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최란 학운위 위원장은 "학습권 침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조작, 배포했다"며 "전교조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하는 등 학내문제를 외부로 돌출시켰고 학교현장을 더욱 혼란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또 "우리 학교에서 또다시 교단갈등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까지 하게 됐다"며 "그런데도 전교조가 모든 책임을 교장에게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춘봉 교장은 "수업결손을 막기 위해 다른 교사에게 수업을 맡긴 것"이라며 "그런데도 모든 책임을 교장에게 덮어씌우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또 전교조 교사들의 공개사과 요구와 관련 "수업을 버리고 간 교사들에게 교장이 어떻게 사과할 수 있느냐"며 "학습권을 침해한 교사들에 대한 법적 조치가 있어야 교사 본연의 임무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습권 침해에 대해 학부모 단체장들이 사과를 요구한 것인데 학사모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허위사실 유포해 학부모들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학교 안정화를 위한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노력들을 무산시키며 오히려 학교장의 잘못을 추궁하기만 하는 안타까운 모습만을 보여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교육 정상화를 위해 힘써야 할 교육위원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위해 허위사실을 근거로 학교장을 압박하기 위해 학내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서면질의서를 요구, 더욱 파행으로 치닫게 만들고 있다"며 ▲교육위원의 권한을 규제하며 감시할 수 있는 기구 마련 ▲학부모 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 ▲학내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학교운영위원회 권한 강화 및 새로운 협의기구 마련 ▲안승문 서울시교육위원의 사실 해명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