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11.16 (토)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교단일기

목 늘어난 양말, 어떻게 처리할까?

필자의 양말과 팬티를 보관하는 서랍이 꽉 찼다. 아내는 팬티와 양말의 숫자가 너무 많다고 야단이다. 평소 생활이 근검한 필자에게 이게 무슨 말인가? 오늘 큰 맘 먹고 서랍을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그 원인을 분석해 본다. 답은 금방 나온다. 목이 늘어난 양말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양말을 추려내니 공간이 확보된다. 무려 16개의 양말을 꺼냈다. 목이 늘어난 양말을 신고 구두를 신으면 양말 목이 아래로 내려간다.. 걷다가 양말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런 불편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이런 양말은 외면하게 된다. 자연히 신지는 않고 서럽 속에서 공간만 차지 하는 것이다.

지금은 풍요의 시대다. 목이 늘어난 양말을 버려야 하는데 버리지 못하고 그냥 쌓아 두었다. 왜? 정이 들어서? 아니다. 사용하던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습벽 때문이다. 이번엔 큰 맘을 먹고 그 양말을 골라내니 아내가 말한다. 그 양말 버리지 말라고. 집에서 신으면 편리하니 실내에서 신겠다고 한다. 부창부수라 하던가?


문득 어렸을 때 가난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우리집 뿐 아니라 그 당시는 모두다 생활이 궁핍했다. 겨울철에 양말을 신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더 가난한 아이들은 겨울철에도 맨발이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구멍난 양말에 헝겊을 덧대어 신었다. 그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여러 번 덧대어 신었다.

그 당시 어머니들의 일과 중 하나. 밤에 양말 꿰매는 것이 일상이었다. 세련된 어머니는 비슷한 색깔의 헝겊을 대어 주었다. 구멍난 양말을 신고 다니는 아이는 어머니가 게으르다는 표시였다. 지금처럼 목이 늘어난 양말은 검은색 고무줄을 발목에 차고 있다가 양말 위에 사용하면 해결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발목이 늘어난 양말을 재활용 못해 걱정이다. 1960년대처럼 고무줄을 사용하면 되건만 주위에서 이런 사람들은 못 보았다. 인터넷 검색을 하여보니 양말 목 부분에 노랑색 고무밴드를 옷핀을 이용하여 집어 넣으면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풍요의 시대, 지금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필자의 팬티도 양말의 경우와 같다. 엉덩이 부분이 낡아 떨어지기도 하지만 고무줄 부분이 늘어나 입으면 흘러내린다. 그런 팬티가 여러 개 나왔다. 하기야 팬티 몇 년 입으면 그만 버려야 하는데 너무 오래 입으니 고무줄이 탄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고무즐을 새로 구입하여 집어 넣으면 되지만 과연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끼?

이번 양말과 팬티를 보면서 유감 하나. 지금처럼 과학의 시대에 있어 양말 목이 늘어나거나 팬티 고무줄이 늘어나 멀쩡한 양말과 팬티를 버려야 한다. 고무줄을 새롭게 발명하여 신제품을 만들어 내어도 되련만 아직 그런 소식은 듣지 못하였다. 하나의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내구연한이 지나면 버리라는 뜻인가?

살아온 습벽 때문에 목이 늘어난 양말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한 곳에 모아 두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수도 계량기 동파 방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벌써 사용하지 않는 옷가지롤 채워 넣었다.저 양말, 아내가 실내에서 얼마나 활용할 지 모르지만 미관상 좋지 않으면 재활용분리통으로 나갈 것이다. 풍요의 시대와 과학의 시대에 양말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