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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온 날 시를 썼어요


<11월 26일, 교실에서 본 바깥 풍경>

아이들은 모두 시인

도서관에 전교생 아침독서를 끝내고 교실로 들어온 아이들
"얘들아, 숙제 펴야지?"
"우와! 눈 온다!"

첫눈 때문에 아침부터 아이들은 붕 떴어요.
"성현아, 이 숙제는 누구랑 했니?"
"예, 선생님. 제 손가락이랑 했어요."
"엥? 성현이는 손가락이 친구로구나. 멋진 말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아침부터 시어들이 쏟아집니다.
"선생님, 눈이 나무를 청소해 주고 있어요."
"눈이 오니까 호떡이 생각나요."



<1학년 천사들의 첫눈 온 날 작품>

국어 공부를 시작하려다 첫눈이 왔으니 우리도 아름다운 시를 써보자고 했어요.
"선생님, 일기 글씨 말고 노래 글씨 말이에요?"
"그렇지! 종현이가 멋진 말을 했어요."
"노래를 부르듯이, 박자를 맞추어 부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모ck르트의 '마술피리'를 들려주었더니,
발레를 잘하는 종성이가
"선생님, 참 아름다워요!"

음악은 3초 이내 사람의 감성을 자극한다고 합니다.
내리는 눈의 속도에 맞춘 듯한 음악과 창밖의 새 소리까지 들리니
여기가 천국 같아서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춰졌습니다.
첫눈과 음악, 새 소리와 착한 아이들이 있는 이 곳은 분명히 천국입니다.
첫눈의 힘, 자연의 힘 앞에 무릎 꿇는 날입니다.
우리 반 권기탄 어린이가 쓴 시 한편 옮깁니다.

첫눈의 친구는?
               권기탄 지음

첫눈의 친구는
누구일까요?
바로 비죠.

진눈깨비 내리는 것
보세요.
물과 친구 됐어요.



<첫눈 온 날은 간식 시간도 더 행복해요>

굴 한 개로도, 사탕 한 개도 서로 나눠 먹는 예쁜 이 아이들 표정에서 천국의 그림자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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