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럽지만 그래도 지구도 돌고 있으며,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에 머물고 있다. 그 중심축이 한국, 일본, 중국이다. 앞으로 이 세 나라가 어떤 국가전략을 갖느냐는 이 지역 발전과 평화유지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국가도 국가의 역할이 있지만 민간의 역할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국가가 다하지 못하는 역할을 민간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이 바로 이뤄야 할 일이 상생과 공동 번영을 위한 지혜를 모아서 이를 정부에 건의를 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일이다.
세 나라가 위치한 동북아 지역은 서로 손을 잡으면 어디보다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곳이다. 3국은 유교에 바탕을 둔 인(仁)과 화(和)의 정신을 공유하고 있다. 이 같은 공통된 문화적 특성은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얼마든지 사회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3국은 인구 15억 명에 역내 총생산 규모가 16조90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경제권이다. 인구와 경제 규모로 봐도 전 세계 20%를 훌쩍 넘는다.
세 나라 간 인적교류 역시 지난해 2000만 명을 돌파, 급속도로 가까운 이웃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역내 교역 비중은 유럽연합(EU)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지역보다 훨씬 낮다. 한·중·일 간 정치적 긴장이 경제 협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에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3년 만에 겨우 열릴 정도로 한·일, 중·일 관계가 서먹해졌다.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어 국가간의 대립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힘들어지는 사람들은 상대국가에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는 실망할 일이 아니다. 비록 지금은 3국 간 경제 협력이 만족할 수준이 아니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뻗어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인 까닭이다. 특히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되면 지역 내 경제 교류와 협력은 괄목할 만큼 늘어날 게 틀림없다. 각국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간 소통이 매끄럽지 않은 때일수록 민간 차원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 특히 후대를 위한 인적교류로 젊은이들의 교류는 앞으로 더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고 각국의 언어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그들이 공동으로, 그리고 풍요로운 문화 감각을 공유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