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고 싶다면, 칭찬합시다남을 헐뜯는 말이 아니라 칭찬을 자주 하면 내 정신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해 올린다. 영국 스태퍼드셔대학교 연구팀은 160명의 조사대상에게 자기들은 얼마만큼 남의 뒷이야기를 자주 하는지를 설문조사했다. 조사를 할 때는 이들의 자존감 정도와 사회적 유대감, 그리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포함시켰다. 그 결과, 남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사회적 유대감을 많이 느꼈지만 그것이 자존감이나 삶에 대한 만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남 이야기를 할 때 칭찬을 많이 하는지 아니면 험담을 많이 하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남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제니퍼 콜 박사는 “비록 나에게는 없지만 바람직한 점을 많이 가진 남을 솔직하게 칭찬하는 것만으로 자기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즉 남의 이야기를 긍정적이고 좋게 하면 내 정신건강에 크게 좋다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칭찬 모임을 갖는다. 학년 순서에 따라 진행되지만 공통점은 친구나 부모님, 선배 등 누구를 칭찬해도 좋다.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칭찬을 받는 아이도 좋아하지만 칭찬을 하는 아이는 더 좋아한다. 칭찬을 주고받는 사이는 서로 인정해주는 셈이니 좋을 수밖에 없다. 학급에서 칭찬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아이들의 숨겨진 마음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친구 칭찬을 잘 하는 아이일수록 자존감도 높고 긍정적
칭찬을 해주고 싶은 친구가 많다는 아이가 있는 가하면, 칭찬 해 줄 친구가 없다는 아이도 있다. 때로는 자기는 선생님만 칭찬해주지 친구들이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아이도 있다. 심지어 칭찬을 받는 친구가 있으면 칭찬 받은 친구의 약점을 찾아내서 고발(?)하는 아이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칭찬할 친구가 많다는 아이는 자존감도 높고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높다. 반면에 그 반대인 경우의 아이는 친구들과 원만하지 못하고 사사건건 다투거나 투정을 잘 부리고 까탈스런 아이가 대부분이다.
심리학자에 따라서는 칭찬하는 것도 평가 받는 것이니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칭찬 받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칭찬 그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니 교육 현장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통용되어야 할 방법이다. 할 수만 있다면 학생들의 좋은 점, 바람직한 모습을 발굴하여 수시로 칭찬하는 일은 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 1등만을 칭찬하거나 재능이 우수한 학생을 칭찬하는 일보다 좋은 일을 하는 학생이나 아름다운 일을 남몰래 하는 학생,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바르게 사는 학생을 칭찬하는 일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은 대부분 남의 말을 좋게 하는 사람이다. 말할 기회만 되면 불평불만을 터뜨리거나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뒷담화 하는 사람은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정신적으로 감당할 자신이 없는 탓이다. 똑 같은 시간을 살면서 굳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 사람 옆에서 상처를 받으며 자신을 손상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도 뒷담화도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일도 보는 시각과 방향에 따라서, 내 입장에 따라서 달리 보일 수 있지만 본질을 들여다보고 크게 생각하는 사람은 비판할 때에도 대안을 제시하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기술을 발휘한다.
교실에서도 습관적으로 친구의 좋은 점을 찾아서 수업 시간마다 발표시키려고 노력하다 보면, 아이들의 놀라운 관찰력을 볼 수 있다. 친구에게 그만큼 관심이 생겨서 꾸지람을 듣게 하려고 이르거나 험담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은연중에 친해지게 되고 말소리가 낮아져서 조용히 말하는 아이들로 변해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생님이 등수 매기기를 좋아하지 않고 서로 비교하는 말만 하지 않아도 달라진다.
우리 1학년 아이들은 칭찬을 먹고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를 잘하는 아이를 칭찬하면 너도나도 인사를 잘한다. 글씨를 예쁘게 쓰는 아이를 칭찬해주면 서로 욕심을 내서 연필 잡는 법이 달라진다. 식사 시간에 예쁘게 밥을 다 먹는 아이를 칭찬하면 금방 따라 한다. 쉬는 시간이면 책을 읽는 아이를 칭찬했더니 너도나도 책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 곁에 있는 동안 칭찬만 하고 살 수 있도록 내 마음의 안경을 늘 닦아야겠다고 생각하니 돋보기를 쓰고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소중하고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