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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장 공모제의 장점(?)

교장 공모제는 이명박정부 시절에 본격화 되었다. 유능한 교장을 공모로 임용하기 위해 교장 연수를 소요인원보다 많은 인원을 시켰다. 대충 교감을 좀 했으면 교장 연수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이 논리가 어쩌면 맞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더구나 교장연수를 일찍 받고 교장을 빨리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긴 해도 분위기에 편승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때 교장연수를 받고 아직도 교장으로 임용되지 못한 교감들이 남아있다. 서울의 경우이긴 하다. 교장 자격증만 받으면 뭐하나 정년퇴직 다가왔는데.....해당교감의 푸념이다. 물론 본인이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한다면 별로 할 말이 없겠지만 그때 교장연수를 받았던 교감들이 공모교장으로 대거 이동한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가 조금은 빨리 교장으로 임용된 경우들이 더 많다. 결국은 교장승진 적체를 불러온 주범인 것이다. 이것이 교장 공모제의 첫번째 장점이다.

필자와 비슷한 나이대에 벌써 교장을 한번 한 경우가 있다. 드디어 올해 고등학교의 공모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4년을 더해도 정년까지 잔여기간이 많이 남는다. 공모가 끝나고 또다시 4년을 교장으로 재직해도 여전히 정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는다. 전문직 출신이니 조금 남은 기간은 교육청을 전전하면 될 것이다. 정년 연장을 위한 불기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것이 교장 공모제의 두번째 장점이다. 일찍 교장을 한 경우라면 정년연장의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점은 또 있다. 최근에 나타난 장점이다. 교장자격이 없는 교사를 교장으로 임용하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이다. 정상적인 루트로는 도저히 교장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교장이 되고 이들이 공모교장 임기를 마치면 교장 출신이라는 명목으로 전문직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원래는 무자격자가 자격이 되었으니 전문직으로 전직해도 된다는 이야기이다. 원래 부터 전문직이었던 교장들의 자리가 그만큼 줄어들어 전문직의 인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장점은 아니다. 여기서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공모교장을 마음대로 지정하고 마음대로 뽑는 교육감의 막강한 권한이 장점이다. 교육감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교장을 만들 수 있고 누구라도 전문직으로 전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까짓거 교장 할려면 교육감에게 잘 보이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세번째 장점이다.

그리고 또다른 장점도 있다. 교감들이 교장 자격연수를 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논문쓰고, 대학원 두번가고, 교육력제고로 점수 따려 하고, 무조건 남들보다 하루라도 빨리 교장자격연수를 받기 위해 난리가 났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모든 교감들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이 엄청난 장점이다. 교감들 사이에서 경쟁이 생겼다.  빨리 교장연수 받아서 공모교장으로라도 교장이 되고 싶은 것이다.

대학원 두번가는 것은 일상적인 현상이 되었다. 뭐 예전같으면 듣도 보도 못했던 원격대학원도 있고, 출석만 하면 논문 없이도 졸업인정 받는다. 교육논문은 수준이하의 논문이 많다고 한다. 일단 써놓고 처분만 바란다는 식이다. 교육력 제고는 교감들이 참여하면서 교사들의 설 자리가 없다. 교육논문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들이 승진을 위해서 참여하는데 교감들이 참여하면서 그만큼 교사들의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교사가 입상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다. 교감들이 연구에 매진하면서 교감들이 질이 높아졌다고 한다. 정말인지는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잘 알 수 없다. 어쨌든 교육력이 높아진다니 교장 공모제에서 파생된 엄청난 장점이다. 네번째 장점이다.

여기서 한가지 교육대학원이 난립하면서 대학원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교원연수에서 원격연수는 잘 인정 해주지 않는다. 연수실적으로 인정은 되지만 고등학교 내신낼 때(서울은 중 고등학교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가기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를 밟아서 가야한다.)는 원격연수는 잘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데 원격대학원은 석사학위를 받는다. 물론 원격대학원이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해 없기 바란다. 그렇더라도 교육대학원 중에는 학부에 사범대학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교육대학원들이 어쩌면 원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는 이야기이다.

끝으로 교장 공모제는 교감들의 자리라는 장점이다. 무슨 소리하느냐고 이야기 하겠지만 일단 교장이 또다른 학교로 공모교장으로 간다면 교감들이 이상한 눈으로 본다는 것이다. 다만 중학교 교장이 고등학교 교장으로 공모를 통해 이동하는 것은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결국 교장공모제는 교감들에게만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다섯번째 장점이다.

억지 같긴 하지만 교장 공모제의 몇 가지 장점을 언급했다. 물론 잘 따져보면 이것들이 장점이면서 심각한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장 공모제는 변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도리어 요지부동으로 자리잡은 느낌이 든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이렇게 이상한 장점만 가진 교장 공모제를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해본다.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교장공모제를 하루빨리 폐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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