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콘서트』의 저자 황광우가 제안하는 주제로 읽는 사상고전
철학의 알맹이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안내하는 것이다. 특히 동양철학은 삶의 도리를 제시하여 삶의 길을 안내해준다는 점에서 고전의 시작점으로 보았다. 동양철학은 삶의 도리를 담은 지혜서이기 때문에 우리가 도양철학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반복적으로 말한다. 이 책은 서울대 사상고전 100선에 맞춰서 준비한 책이다. 일반인보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고전의 시작』 ‘동양철학’ 편은 ‘진리와 나’, ‘군자의 인간탐구’, ‘세상의 배꼽’, ‘마음과 배꼽’, ‘다른 생각의 힘’의 다섯 주제로 동양철학 고전을 이해하고자 했다. 첫째 주제는 ‘진리와 나’는 동양의 진리관을 이야기한다. 동양철학에서는 진리를 도(道)라고 표현했다. 공자와 노자, 부처의 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된 진리란 무엇인지를 담고 있다.
둘째 주제는 ‘인간’이다. 맹자와 순자, 한비자와 정약용의 인간에 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엿보며 인간의 본질과 바른 삶에 대해 알아본다.
셋째 주제는 ‘세계’이다.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며, 어떻게 변화하는가? 중국의 주희, 한국의 이이와 이황 그리고 서경덕으로 대표되는 위대한 사상가들의 세계관을 생생하게 비교해볼 수 있다.
넷째 주제는 ‘마음과 세계’이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존의 이론과 학설들은 시대에 맞지 않게 되고, 새로운 주장들이 제기된다. 이러한 새로운 주장들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특정 시대의 주요 사상이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다섯째 주제는 ‘다른 생각의 힘’이다. 생각의 방향을 바뀌면 세계를 새롭게 볼 수 있다. 장자와 지눌, 최제우와 마오쩌둥까지 새로운 생각의 출현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를 명백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서문을 반복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맥락을 제대로 짚어낼 수 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면 서문만 10번 읽으면 이 책의 30퍼센트는 읽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제안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세계인의 지성을 예비하기 위하여 동서양의 인문 정신을 알기 위해서, 그리하여 고전에서 얻은 지혜로 나의 영혼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라고.
둘째, 한국인 모두 세계 시민의 교양을 쌓기 위해서
셋째, 성숙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라고. 그리하여 삶과 죽음에 관해 나름의 생각을 갖는 철학자, 유행하는 삶의 양식이나 주어진 쾌락에 머물지 않고 자기 나름의 행복의 원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군자의 삶은 가까이 있다. 공자 『논어』
공자는 충(忠)과 서(恕) 의 실천을 말한다. 여기서 충은 충성 충이 아니라 정성스럽고 진실한 마음을 말한다. 한편 서는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지 않음을 말한다. 충이 자신에 대한 것이라면 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다. 충과 서는 올바른 관계 맺음의 기본이다. 내가 충하면 다른 사람에게 서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서 하려면 내가 충해야 한다. 공자가 말하는 군자란? "좋은 사람이 좋아하고 나쁜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군자는 자신에게 구하고 소인은 남에게서 구한다." 소인은 환경을 탓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 세상을 탓한다. 이에 대해 "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내가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고 말하는 공자다.
군자와 소인은 가치 기준이 다르다. 군자의 기준은 의로움이며 소인의 기준은 이익이다. 이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사람을 소인으로 보았다. 공자가 부귀를 미워한 것은 아니다. 공자는 말한다. '부귀는 사람이 원하는 바이지만 도(道)로써 얻지 않았다면 부귀에 머무르지 않는다. "
그러한 군자가 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이겨야 한다. 극기복례를 주장하는 공자다. 자신을 이기고 禮로 돌아가라고. 사리사욕을 극복하라는 말이다. 오늘날 이 나라의 문제점을 비춰볼 수 있는 금언이다.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자들이 고위직에 올라서 부정부패로 얼룩진 모습, 비자금을 챙기는 기업들, 그들과 손발을 맞춰 서로 봐주며 이익에 눈이 어두운 검찰과 판사들까지 이루 셀 수 없다. 禮가 아니면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행동하지도 말라는 공자의 사상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군자가 되는 길은 쉽지 않다.
공자는 말한다. " 집에 들어와서는 효도하고 밖에 나가서는 공손하며, 근면하고 믿음직하게 행동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진 사람과 가까이 지내라. 그리고
힘이 남으면 공부해라."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공부를 먼저 하라거나,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기르고 가르쳐온 결과,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 철면피한 자, 부모를 해치는 파렴치한이 많아진 것은 아닐까? 힘이 남으면 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앞엣것도 안 하고 공부마저 안 하는 이들이 넘치는 현실이 아닌가 걱정이다. 공부보다 삶이 먼저이고 사람다운 행동이 먼저라는 뜻이다.
황광우가 지은 <고전의 시작> 동양철학 편은 담양교육지원청에서 진행 중인 인문고전 독서동아리 2차독서 교재다. 이 책은 필자가 여름방학 동안 먼저 읽고 추천한 책이다. 인문고전 독서라고 하면 난해할 까 봐 미리부터 읽지 않으려 하거나 딱딱해서 싫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대학생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입문서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동양철학을 폭넓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지금 우리의 정치 문제를 비롯해 교육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점의 발단은 생각하지 않는 삶, 독서하지 않는 삶에 있다고 필자는 진단을 내렸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했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 이 책의 초록을 올릴 계획이다. 독서하는 방법 중 초록(베껴 쓰기)만큼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산 정약용이 그 많은 책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초록의 산물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필자의 졸고를 보고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