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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교육을 살리자

이용환(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


지금 우리는 우리 나라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16강에 들기 위해 선수는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고 있다. 축구에서 16강에 들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데, 작년도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우리 나라는 독일, 일본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O,L 대회에서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 무려 13번이나 종합 우승을 하였다. 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가? 기능올림픽 우승의 주역은 바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들이었다.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들은 지난 50년 동안 우리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산업 현장에서 땀흘려 일해 온 발전의 원동력이요 주역이었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 나갔던 많은 실업고 졸업생들이 실망하여 자리를 옮기거나 대학 진학으로 방향을 바꾸려고 하였다. 막상 대학을 진학하려고 하나 실업고 졸업생들에게는 대학의 문이 너무나 높고 불리하게 되어 있었다. 실업고에서 배운 실용적인 내용은 대학 진학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취업을 하여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대학 진학에도 절대적으로 불리한 실업고 사정을 간파한 중학교 졸업생들은 자연히 실업고를 기피하게 되었고, 급기야 실업고 교육은 중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우리 나라의 산업 기능 인력 양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실업고 학생은 우리 나라 전체 학생의 약 40%를 점하고 있다. 실업고 교육을 살리지 않고서는 우리 나라 교육의 정상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지금 너무 첨단화하고 있거나 인문 중심의 교육으로 흐르고 있다. 첨단 분야만 귀중하고 나머지 분야는 등한시되는 감을 떨칠 수가 없다. 물론 국가 발전을 위하여 첨단 기술 분야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첨단 분야의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여전히 그것을 생산해낼 수 있는 분야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첨단 분야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실업고 졸업생들이 취업하는 곳은 첨단 분야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실업고 출신들은 우리 나라 산업을 지지하고 있는 분야의 핵심 기능 인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업고를 살려야 한다.    
작년도에 결정된 실업고 출신들이 동일계 대학에 진학할 경우 대학 정원의 3% 범위 안에서 정원외 특별 전형을 통해 입학할 수 있게 한 조치와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직업 계열을 신설한 것은 실업고 교육의 진흥을 위한 한줄기 밝은 빛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기간 동안 실업고의 염원이었던 이러한 제도적인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이 제도를 잘 살려서 우리 나라 실업교육의 진흥을 가져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대학이 실업고 출신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문호를 넓혀야 한다. 혹자는 실업고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낮아서 문제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는 그 동안 제도가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지 결코 실업을 배웠기 때문은 아니다.
과거에 실업고 졸업생들에 대한 동일계 진학 제도가 있었을 때에는 수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실업고로 진학하였고, 그들은 지금 사회의 각계 각 분야에서 지도자로, 핵심 기능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 앞으로 실업고에 우수한 학생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배려를 하여 성공적으로 대학을 마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그래서 모처럼 마련한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실시되어 실업교육이 다시 진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업고는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춘 학생 양성을 위하여 노력을 배가하여야 한다. 그래서 학생, 학부모, 산업체, 교사 등 실업교육에 관계되는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실업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 실업고의 실업교육이 진흥될 때, 우리 나라의 지속적인 산업 발전도 함께 약속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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