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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시스템 운영지원체제 필요

시스템 운영의 지원체제가 확실해야 한다. 잦은 시스템 변경으로 인해 담당교사들은 이중삼중의 업무부담이 있었다. 지금까지 변경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숙지하는데 걸린 시간과 S.A에서 C/S로 자료를 변경하고 C/S에서 NEIS로 변경하면서 DB변경에 따른 오류를 수정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병산(경기 구리 토평고 교사)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행정의 효율적 정보화로 교육행정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교육행정기관의 업무를 경감함으로써 교육행정 서비스의 획기적 개선을 통한 국민 만족도를 제고하고자 하여 ‘교육행정정보시스템(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NEIS)’을 2000년 9월부터 계획하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는 1997년 ‘S.A(Stand Alone)’ 시스템을 도입했었고, 1999년부터는 ‘C/S(Client-Server)’ 시스템으로 변경하여 학교생활기록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또다시 ‘NEIS’ 시스템을 도입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기존의 시스템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의 장점이 있다. 학교의 모든 업무가 전국단위로 통일이 된다는 점, WEB 방식의 시스템으로 학교 이외의 시간과 공간에서 업무의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교육청의 공동 참여로 표준화된 시스템이라는 점, 학교 단위의 하드웨어 시스템 관리가 필요 없어진 점, 학생의 전·출입시에 온라인으로 가능하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핵심업무인 교무·학사부분은 2003년 3월로 시행시기를 연기하였다. 담당교사로서 이와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새로 도입되는 시스템이 정말로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었고, 시스템 연기 발표로 인하여 그동안에 투자한 시간과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허탈한 마음까지 든다. 담당교사로서 바라본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앞으로 추진시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생각해 보았다.

현실적이고 편리한 시스템

첫째,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시스템이 학교에서 사용하기에 현실적이고 편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시스템은 매 시간 수업 후에 담당교사가 출결을 인터넷을 통해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학교 상황을 도외시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거의 매일 10여 건이 넘게 수업교환과 결보강이 생기고, 학생이 등교하지 않는 경우 집에 연락이 안 되어 결석 사유를 정확히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매 시간마다 출결처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으로 이렇게 진행이 된다면 쉬는 시간은 교재연구, 교재·교구 준비와 학생지도는 뒷전이 되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인증을 받고 출결 마감하는 시간으로 보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스템 개발자들은 학교의 상황을 잘 알고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자문교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 개발 시에 지원했던 교사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형식적인 형태만 취했다고 보인다. 이 시스템의 교무·학사 부분은 학교의 교사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 현장의 요구가 최대한 받아들여진 시스템이어야 한다. 학교 업무를 잘 알지 못하고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면 담당교사들은 또 수없이 많은 경우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는 이미 ‘C/S’ 운영 시에도 나타났던 문제점이었다.[PAGE BREAK]
시스템 운영의 지원체제

둘째, 시스템 운영의 지원체제가 확실해야 한다. 잦은 시스템의 변경으로 인해 담당교사들은 이중 삼중의 업무부담이 있었다. 지금까지 변경된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숙지하는데 걸린 시간과 ‘S.A’에서 ‘C/S’로 자료를 변경하고 ‘C/S’에서 ‘NEIS’로 변경하면서 DB변경에 따른 오류를 수정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다.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시스템을 담당하는 교사는 교재연구나 학생지도보다는 프로그램을 숙지하고 학교행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하여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지원 센터에는 전화상담 10명, 인터넷 2명, 관리자 1명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인원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발생되는 문제점들을 어떻게 지원해 줄 수 있을까. 이는 ‘C/S’에서 ‘NEIS’로 자료변환 시에도 드러났다. 각 학교의 문의 전화가 많아서 3대의 전화를 나중에야 증설했었다. 본격적인 시스템이 운영되면 더 많은 문의가 있을 것이다. 각 학교별로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해 주려면 먼저 각 시·도교육청 단위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지원센터를 운영하여 인터넷과 전화를 통한 원활한 지원과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담당교사들의 분야별 연수

셋째, 담당교사들의 분야별 연수가 필요하다. 이번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담당교사들에게 방학동안 2∼3일간의 연수를 실시하였으나 연수해주는 교사도 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고, 서버의 접속도 원활하지 않아서 실습은 거의 하지 못하고 메뉴얼만 보는 실정이었다. 이는 오히려 ‘C/S’ 시스템을 도입할 때보다도 부족한 연수였다. 이러한 형식적인 연수로는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숙지도 어렵고, 담당교사들조차도 불신만 더해간다. 현재 대부분의 담당교사들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대해서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edusys.moe.go.kr)의 ‘Q&A 게시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학교와 교사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운영 담당교사와 몇몇 교사들에게만 한정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이번 시스템은 ‘C/S’처럼 몇몇 담당하는 교사들만 고생하는 시스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교무·학사 부분을 몇 개의 분야로 나누어서 보다 실질적인 연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또한 각급 학교에서도 학교 내 전달연수를 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확보가 필요하다. 교사들의 충분한 이해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시스템의 성과는 미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범운영학교의 확대

넷째, 각 시·도교육청 단위로 시범운영학교가 확대되어 시스템이 충분히 검증된 후에 시행되어야 한다. 5개 시·도교육청의 15개 학교에서 시험적으로 운영을 하였지만 기간이 짧아 형식적인 검증이었다. 2003년 2월까지 확보된 시간도 시스템을 검증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완벽하게 준비한 프로그램도 실제 적용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시범운영학교가 아닌 미리 학교에서 시행해 보고 생기는 문제점들을 분석하여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PAGE BREAK]지난 ‘C/S’ 시스템의 경우 경기도교육청은 19개의 고등학교에서 1년 동안 시범운영을 하였지만 이때도 충분한 검증은 아니었다. 이는 이미 ‘C/S’ 시스템에서의 많은 버그들을 해결하기 위해 패치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설치 후에 생기는 오류들을 해결하기 위해 담당교사가 여기저기 수없이 전화 통화를 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다소 시행 시기가 늦춰지더라도 서버와 프로그램의 안정성을 확보한 다음 시행되었으면 한다. 프로그램의 오류 해결을 담당교사의 몫으로 돌리는 일이 다시 생겨서는 안될 것이다.

하드웨어의 지원

다섯째, 하드웨어의 지원이 완벽해야 한다. 담당교사 연수 시에도 서버에 접속조차 되지 않았다. 시스템이 개통되면 잘될 것이라고 했지만 전체 교사가 서버에 접속하였을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서버의 용량과 처리 속도가 의문스럽다. 또한 시스템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의 학교들이 많다. 4∼5년 전에 들어온 컴퓨터로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기엔 힘들어 보인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권장 운영사양은 윈도98 이상, 익스플로러5.5 이상, 1024×768의 최적해상도이다. 하지만 아직도 학교에서는 16Mb 램과 2GB 이하의 하드디스크, 윈도95의 운영체제를 쓰는 교사가 70%가 넘는다. 사양이 부족한 컴퓨터로 서버에 접속하려면 업무 처리에만 걸리는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특히 지방의 학교들은 더 열악하다. 학교별 회선속도의 불충분 문제, 노후된 컴퓨터의 업그레이드 불능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시스템 관리자’에 대한 인식

여섯째, 각급 학교의 ‘시스템 관리자’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인증서 발급이 이루어지면서 논란이 많은 사항이다. ‘시스템 관리자’란 학교를 대표하여 모든 권한을 가지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업무의 권한을 분배하는 직책이다. 따라서 학교 단위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시작은 ‘시스템 관리자’에서부터 시작된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각급 학교 내 업무분장을 통해서 ‘시스템 관리자’를 임명하라고 하지만 왠지 어려운 일에 대한 책임을 학교로 전가하는 듯이 느껴진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가 ‘시스템 관리자’로 정보부장을 지목하고 있다. 예전 ‘C/S’에서도 그랬듯이 부서간 업무의 협조가 원활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정보부의 한 업무로만 인식할 것 같아 걱정스럽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은 ‘C/S’ 시스템보다는 광범위한 범위의 업무가 될 것이 틀림없다. 본인의 생각으로는 ‘시스템 관리자’는 교감선생님이든 행정실장이든 교무부장이든 정보부장이든지 교육청 단위에서의 임명이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학교 단위에서도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잡음 없이 학교 단위의 업무를 분배할 수 있을 것이다.

보안상 완벽한 시스템

일곱째, 보안상 완벽한 시스템이어야 한다. 교사들은 ‘해킹은 사업자인 삼성SDS가 기술적 보안장치를 마련한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만약 학생들의 성적이 노출된다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PAGE BREAK]보안의 문제를 철저하게 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발급 받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공인인증서 발급을 단지 귀찮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교사들도 있다. 교사들의 인식 부족도 문제지만 이 시스템에 대한 충분하지 못한 홍보가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또한 학생의 신상관리 입력의 경우 학생의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뿐 아니라 부모의 주민번호, 직업, 학력, 휴대폰 번호까지 입력하고 있어 불필요한 정보까지 전산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정보의 입력 작업은 단순한 잡무로 끝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연기 결정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현장 교사들의 소리를 조금이라도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이라도 연기 결정을 한 것에 대해서는 희망을 느낀다. 여름방학 내내 전전긍긍하던 교사들은 어디서 정신적·시간적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그 동안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며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그토록 많은 글을 올렸는데도 교육인적자원부의 공식적인 답변은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아 선생님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 최근에 모 행정사무관이라는 분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이름으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답변을 하시면서 선생님들의 마음이 얼마나 누그러졌는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진작 이렇게 교사들 편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연기 발표를 하면서도 이유부터 명시하였어야 했다. 물론 그 이유가 일부 교사들이나 교육단체들이 반대해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한 이유들이 타당했기 때문이었고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부 교사, 일부 교육단체가 반대한다고 정말 해야 할 일을 연기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연기를 결정했다는 것은 실패, 혹은 실수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분명히 시기적으로나 내용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9월에 맞추어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무리인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던 것도 실수다. 기존 ‘C/S’가 수많은 패치 작업과 오류를 불러 일으켰지만 그럭저럭 운영돼 왔던 것처럼 교육행정정보시스템도 일단 가동되면 그럭저럭 흘러갈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때에는 신중해야 하고, 완벽한 준비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담당교사들은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도 방안도 방법도 없이 그냥 9월부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시작한다는 말만 들었고, 그 다음에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전화해서 묻거나 행정정보 시스템에서 동료교사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지금까지 버텨 왔다. 교육인적자원부 차원의 정확한 답변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마다 말이 달랐고 홈페이지 답변자마다 답이 다른 것도 있었다. 뚜렷한 지침이 없어 대부분의 담당교사들은 아침부터 멍하니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앞에 앉아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얼마나 많은 혼란이 있었는지 그리고 뒤늦은 연기 결정으로 당분간 얼마나 혼란스러울지는 담당교사만 아는 사실이다.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의 연기 발표로 기다릴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당장 7월말부터 9월까지의 누적된 생활기록부 업무를 다시 해야 하고, 앞으로의 연수와 ‘C/S’의 자료변환에도 준비하여야 한다. 또한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27개 영역 중에서 교무·학사 부분은 연기되었지만 다른 22개 영역들은 시행되므로 이것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는 교육행정의 전산화는 시대의 흐름에서 볼 때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달 안 되는 기간 동안에 시스템 활용 계획을 사용자 편에서 현실적으로 추진하여 이를 활용하는 교사들의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구축으로 ‘교원 잡무의 경감 및 교무업무처리 등 교육행정의 효율화를 통해 교수-학습 및 연구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교육의 질 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교육인적자원부 관계자의 말이 현실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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