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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치는 '어른'이 없어서야…

임승천 /서울 구일고 교사·시인


 우리 사회의 기초가 흔들리고 있다. 선생님이 비를 들고 교실을 쓸고 있는데 한 학생이 자기 발을 올리며 "여기도 쓸어주세요"라고 말한다.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예절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는 현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편의주의적 발상 등은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실망감과 함께 교육적 문제점도 돌아보게 한다. 초기 농경사회에서 가지고 있었던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은 그 자체가 교육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마을의 규칙이나 어른들의 가르침은 사회를 유지하고 이끌어 가는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했다.
 요즘에는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행을 보고도 이를 나무라는 어른이 너무 적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예절교육이나 질서교육조차 사라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집안에서도 각종 과외나 학원공부에 시달리며 시간에 쫓겨 생활하는 자녀를 크게 다그치지 못하는 현실이 바로 과잉보호나 원칙 없이 교육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오늘의 가정이 적은 수의 자녀를 가지다 보니 모든 것이 자녀에게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자란 자녀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갖게 마련이다.
 학교에서조차 휴지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가정에서부터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가르친 올바른 예절교육은 자녀들의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올바른 교육을 받은 자녀가 성장했을 때 올바른 사람이 되고 올바른 인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분명하다. 부모 모두 직장에 나가는 맞벌이 가정이 많기 때문에 가장 교육이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예절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의 인성교육 필요성은 너무나 절실한 문제이다. 올바른 생활지도와 질서교육의 바탕 위에서 삭막해져 있는 교육현장을 다시 세워야 한다. 물론 이것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다. 가정, 학교, 사회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 할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능숙하고 영상매체에 익숙해 있는 학생들의 특징을 보면 지구력과 인내심이 부족하다. 오래도록 앉아 할 수 있는 일을 기피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올바른 인격의 교육은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지혜와 바른 삶을 영위케 하는 능력 및 의지를 심어 준다.
 인성교육의 방편으로는 봉사 활동, 각종 체험 활동, 부모와의 대화, 명상 및 독서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활동이 인성교육적 측면에서 이루어진다면 무척 바람직한 일이다. 장애인과의 생활, 노인들과의 대화, 공공기관에서의 봉사, 바쁜 일손 덜어주기 등을 통해 이러한 일들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배울 수 있고 남을 배려하며 살아간다는 자긍심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인격적 만남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 더 큰 교훈도 준다. 자신의 취미나 관심 분야에서의 체험은 앞으로의 진로나 직업에 대한 준비 및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좋은 책을 읽는 습관과 지속적이고 심도 있는 독서는 견문의 확장 및 새로운 사고와 발상의 전환에 적절하다.
 부모와의 인격적 대화는 가치관 정립은 물론 인격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지속적이고 진지한 대화, 일관성 있는 본보기와 실천에 의한 공감의 폭을 넓혀간다면 인성교육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력과 인내심도 인격적으로 바르게 사용될 때 더욱 유용하다. 창의력 교육도 필요하다. 우리 교육은 입시를 위한 획일적 교육에서 다양함을 찾아가는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가정, 학교, 사회 모두가 창의적 사회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교육정책 당국의 과감한 교육시설 투자가 있어야 하겠고 학부모들의 넓고 바른 태도 변화와 모든 교육주체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도 있어야 한다. 교사들 또한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이를 이끌 마음 자세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창의적 인간은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그 일을 스스로 찾아 목표를 정한 후 노력하는 정신과 목표 달성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할 줄도 알고 도전의식을 갖춘 사람'이라고 할 때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 생생한 체험을 통해 온몸으로 느끼기, 백과 사전식 공부 방법 등을 필요로 한다. 인식 주체의 필요성에 따라 이런 과정이 스스로 계획되고 실천될 때 창의력을 가진 바람직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이 공감하고 실천해야 할 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제안한다. △판단의 소리(내가 옳고 내가 관리한다)보다 인식의 소리(수용과 이해)를 높여야 한다 △모든 종류의 경험과 기회가 필요하므로 어떤 일정한 틀에 넣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차와 요구에 따른 반응에 적절하게 맞추어 나가자 △부모와 자녀의 방식에서 차이점과 유사점을 파악하고 인식하고 인정해 나가자 △적당한 체벌(체벌이 과하면 자신감이 없고 주눅이 든다)과 칭찬(칭찬이 과하면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어진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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