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교육에서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공간으로서 e-러닝 수업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활용도도 크다. e-러닝은 1주일 2시간의 제한된 일본어 수업시수, 현실적 필요성의 결여, 한·일 간 역사적, 경제적 문제 등으로 위축되어 있는 일본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공해주었다.
외국어 교육에 있어서 문화이해수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최근의 경향은 일본어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이 일본 문화를 접하고 우리나라 문화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경험을 쌓아가는 길을 발견하도록 외국어 교육이 행해져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
교육의 큰 테두리 속에서 학생들은 이 시기에 일본어라는 언어재료를 통하여 타자(他者)의 가치관과 삶을 엿보고 알게 된다. 일본어 수업은 타문화와 외국어를 학교학습의 장에 학습도구로 가지고 와, 학생들에게 다른 언어를 통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interaction)의 장을 제공한다.
본교의 경우, 과학 분야의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특수목적고로 학생들 각자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자기 주도적 학습탐구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적 호기심과 자기 주도적 학습탐구능력을 일본어 수업에서 어떻게 개발 신장할 수 있을까가 본교에 근무하면서 가지게 된 화두이며 과제였다.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탐구능력과 지적 호기심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업매체는 학생들과 친숙한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e-러닝 교수·학습에서 찾을 수 있었고, 그에 따른 수업설계가 필요하였다.
이것은 또한, 1주일 2시간의 제한된 일본어 수업시수, 현실적 필요성의 결여, 한·일 간 역사적, 경제적 문제 등으로 위축되어 있는 제2외국어로서의 일본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공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어 교육을 통해 과학적 탐구력과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의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학생들이 가장 큰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있는 ‘문화’와 학생들과 친숙한 ‘컴퓨터’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언어와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일본어 수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e-러닝을 위한 기본 환경 준비 본교의 경우 각 교실에 교사용 컴퓨터와 빔프로젝터, 스크린이 갖춰져 있고 ICT실의 경우 학생 개별의 컴퓨터와 빔프로젝터,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e-러닝 교수·학습을 위한 충분한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 교사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교과 연계성 등에 따라, 즐겨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일본어와 e-러닝 관련 수업 준비도를 살펴보면, 연구대상 2학년 78명의 설문조사 결과 다음과 같은 현황을 보였다. 고등학교 이전에 일본어를 학습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2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3%의 학생이 일본어 선수학습 경험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습형태에서 독학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18%를 차지, 자기 주도적으로 일본어를 학습해온 학생이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자기 주도적 수업설계 가능성을 시사해주었다. 선행학습경험은 6개월 이상이 41%에 달해, 선행학습경험이 전무한 61%의 학생과 함께하는 일본어 수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어떻게 유발, 지속할지가 앞으로의 수업 설계의 주요점이 되었다.
일본어를 배우는 학습 동기로 일본 미디어를 접하고 싶어서가 가장 높은 비율 32%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수업 중 가장 중점적으로 배웠으면 하는 것은 회화라고 대답한 학생이 90% 이상으로 외국어 학습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어 관련 컴퓨터 사용경험은 일본 웹서핑 40%, 일본어로 워드 작성 10%의 비율을 보이고 있어, 일반컴퓨터관련능력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일본어 관련 컴퓨터 사용능력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일본어에 자주 접할 수 있고, 친숙할 수 있는 일본어 커뮤니티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그에 따른 교수·학습설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일본어과 커뮤니티 홈페이지 구축
1주일 2시간의 제한된 수업시간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효율적으로 심화 보충할 수 있는 교수·학습을 전개하였고, 의사소통능력과 문화이해 흥미 유발의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일본어과 커뮤니티 온-오프라인 지원 교수·학습모형을 구안하였다. 또한 학교 교실수업에 적용한 웹 학습 자료는 교실 밖에서도 언제든지 반복, 심화할 수 있고, 학생 간 학급 간 자료의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외국어 교육에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상대국가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신의 문화에 대한 탐구·발견과 연계되어 향상된다. 특히, 앞으로의 다 언어 문화권을 살아갈 학습자들에게는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함께 문화이해능력도 e-러닝 수업에서 더욱더 효과적으로 신장시킬 수 있으며, 그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온-오프라인 교수·학습 프로그램
1. 일본어로 워드작성이 되네!
일본어과 커뮤니티 온-오프라인 교수·학습 프로그램은 교과서의 진도와 병행하여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교과서만의 단조로운 수업을 탈피, 역동적인 수업을 지향하여 만들었다. 일본 문자 학습과 함께 ‘일본어로 워드작성이 되네’ 프로그램을 수행하면 학습자에게 익숙한 컴퓨터로 일본어 문자를 원활히 익힐 수 있다. 일본어로 워드작업과 PPT작업을 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을 만들어 ‘나와 가족소개’ 과제를 온-오프라인으로 제출한다. 쓰기 학습을 수행한 후, ‘나와 가족소개’ 말하기를 발표, 자신의 목소리를 MP3에 녹음한 후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탑재한다. 친구의 나와 가족 소개 글을 듣고 그 내용에 대해 댓글을 단다.
2. 한국·일본 문화 이렇게 이해해요!
(가) 이게 뭐지? 우리와 다르네!
일상생활에서 ‘왜!, 재미있네!, 이상하다!’ 와 같은 의문을 느끼는 현상을 추출하여 커뮤니케이션 장면을 연출, 원어민 음성을 녹음하여 듣기, 말하기 학습을 도모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사회, 문화적인 배경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타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식문화, 주거문화, 교통문화, 전통문화 대중문화 등과 같은 관련 지식과 정보를 얻어 일상생활문화를 통한 장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일본어 학습 및 일본문화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나) 흥미진진 속담연상 퀴즈
같은 의미의 한일속담이지만, 언어 소재가 전혀 다른 것에 착안하여, 그 사회현상과 문화현상을 생각하고 고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토론과 관련된 웹 검색도 가능하다. 한일 간 사회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인식하여 타문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한일속담을 통해 의식주문화, 축제문화, 예의문화 등의 지식과 정보를 얻고, 속담 퀴즈를 통해 학습자의 일본어 학습 및 일본문화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다) 아! 재미있고 신기한 동북아시아!!
한국, 일본, 중국의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있고 신기한 현상을 커뮤니케이션 장면에 담아, 퀴즈형식으로 학생들이 모둠별로 만들어 발표하게 하였다. 학생중심의 활동으로 문화에 대한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학생들이 느끼고 경험한 것, 평소 알고 싶었든 것을 주제로 선정하여 탐색하도록 하였는데, 다양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 나왔다. 또한 커뮤니케이션 장면, 회화 문장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배우지 않은 어휘나 관형어구, 단문 등은 컴퓨터사전을 이용하여 완성하였고, 교사의 수정을 거쳤다.
학생들이 선정한 주제로서 식(食)문화, 의(衣)문화, 연중행사, 전통문화, 목욕문화, 교통문화 대중문화, 학교문화 등이 있었고, 그 구체적인 테마는 다음과 같다. “반찬이 없네, 그리고 숟가락도!”, “체육복을 입고 학교를 가다!”, “기모노와 유카다 그리고 게다와 조우리!”, “일본에서 왜 목욕문화가 발달했을까?”, “전기로 가는 전차. 아직도 전차가!”, “세계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태리타월!”, “일본은 홍백전! 운전석은 오른쪽에!” 등 나와 ‘다른 너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주제들이었다.
3. 노래로 배우는 일본어
원어민과 함께, 팀티칭으로 설계한 프로그램으로 수업 중 배운 자기소개 표현과 교과내용을 활용하여 전언게임을 하였고, 학생들에게 익숙한 ‘크고 오래된 시계’ 노래를 배우면서 자연스러운 일본어 듣기 말하기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7월 달 기말고사를 치른 후, 해이해지기 쉬운 기간을 이용하여, 외국어와 문화를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은 수업의 활기와 함께 일본어 학습동기유발에 가장 좋은 매체였다.
e-러닝, 외국어 교육에서 활용도 커 일본어과 커뮤니티활용 온-오프라인 교수·학습 효과성 검사를 평가도구 SPSS9.0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는데, 크론바흐 Alpha=.8848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고, ‘아! 재미있고 신기한 동북아시아!!’ 교수·학습프로그램이 총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수·학습으로 검증되어, 학습자 스스로 만들어 가는 수업에 대한 호응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어과 커뮤니티 온-오프라인 교수·학습 사전, 사후검사의 결과, 다음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본어과 관련 컴퓨터 사용능력과 자신이 생각하는 일본어 능력에 현저한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외국어 학습 초기에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교수·학습프로그램이라는 제한점이 있으며,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교사의 수고가 많은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또한 짧은 수업시간을 e-러닝 수업과 병행하게 되므로, 학습 진도에 구애되는 경우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
1학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의 연구결과로 3, 4월은 일본어 문자 학습과 함께 ‘워드로 일본어가 되네’ 프로그램을 수행하여 문자 쓰기와 워드로 문자 쓰기, 말하기, 듣기학습과 연계하였고, 5월 해외체험활동을 기반으로 하여 ‘아! 재미있고 즐거운 동북아시아!!’ 프로그램을 수행평가와 연계하여 수업을 하였으며, 7월 한 학기 마무리로 원어민과 함께 노래로 배우는 일본어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학습자주도의 교수·학습을 선호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교사는 학생의 가이드, 코디로서 수업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교사의 수업디자인에 따라서 e-러닝 수업의 효과는 극대화되기도 하고 극소화되기도 한다. e-러닝을 활용한 수업은 교과와의 긴밀한 연계와 온-오프라인의 적절한 조화, 교사중심-학생중심의 균형 있는 수업디자인이 따르면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수업이 될 수 있다.
수업 후 ‘재미있고 좋은 수업이었습니다’라고 쓴 감상문 한마디는 교사에게 수업하는 즐거움을, 또 어떻게 수업을 할지, 무엇을 가지고 수업을 할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방황한 것에 대한 보람을 가져다주었다.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것 자체가 교사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고 교실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외국어 교육에서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공간으로서 e-러닝 수업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으며 그 활용도도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초급단계에서 나아가, 고등학교 일본어수업 전 과정에 걸쳐서 실천 가능한 ‘문화와 e-러닝’이 함께하는 교수·학습프로그램의 개발과 수업에의 적용을 행해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