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도는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60년째를 맞이하는 해였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 4.19 혁명, 군사정권 주도하의 고도성장기, 87년 민주화 운동 이후의 급속한 민주주의의 진척, 88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그리고 92년 문민정부,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민의 정부, 현재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온갖 시련을 딛고 발전성과를 이루며 급속히 성장해왔다. 이제 우리나라는 GDP 규모가 6790억 달러로서 세계 11위에 이르고 있다(World Bank, 2005년 7월). 과거 해방 직후, 즉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후진국이었던 한국이 2005년도에는 거의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이러한 경제의 양적, 질적인 성장 못지않게 해방 이후 60년 동안 교육 역시 비약적으로 성장해왔다. 우리나라는 2004년도에 중학교까지 전국적으로 무상의무교육을 실시하게 되었으며, 사실상 거의 모든 학생들이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이수할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률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OECD 2006 교육지표). 그리고 지난 2003년도에 실시된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OECD 학업성취도국제비교연구(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에서 문제해결능력 평가항목에서 1위, 수학과 읽기능력 평가에서 2위, 과학능력 평가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다른 OECD 국가들로부터 교육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글에서는 학생 수의 변화 추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지난 60년 동안의 우리나라 교육의 양적, 질적 성장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교육의 현 위치를 파악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유아교육, 공교육의 틀 안으로 먼저 유·초등교육에서 유치원 교육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치원 교육은 대부분의 주요 선진 국가에서는 무상 의무교육과정으로서 정규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제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유아교육에 대한 점차적인 관심 증가와 노력이 이어져서 유치원 수의 전반적인 증가와 더불어 국공립 유치원의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2004년도에 유아교육법을 제정하였으며 동법시행령과 시행규칙을 2005년 1월에 제정하여 공교육의 틀 속에서 유아교육을 정착시키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그 밖에도 만 5세아 무상교육 지원을 확대하여 저소득층 자녀들이 유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에 따라 2003년도에는 231억 원, 2004년도에는 243억 원, 그리고 2005년도에는 642억 원이 저소득층 자녀들의 유치원 무상교육을 위해서 투자되고 있다.
<표 1>에서 유치원 원아 수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유치원 원아 수는 과거 1965년도에 비해서 25배나 증가한 55만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치원 원아 수의 증가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보육시설의 등장으로 인한 유아교육의 이원화 체제의 도입과 낮은 출산율로 인한 유아인구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유치원에 재학하고 있는 유아들만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유치원, 보육시설을 통틀어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취학률을 살펴보면 <표 2>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2006년 현재 만 3~5세 아동의 41%가 보육시설에서, 34%가 유치원에서 유아교육을 받고 있어서 전체 유아교육 취학률은 74%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아교육의 보편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유치원 의무교육을 시급히 시행하여 전국의 모든 유아들이 현재의 OECD 국가수준으로 유치원 교육의 혜택을 받아 계층 간, 지역 간 교육의 격차가 없는 교육복지국가를 조기에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저소득층에 대한 유아교육비 지원과 더불어 유치원, 특히 국공립 유치원을 신설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
이제 <표 1>에 제시된 초등학교 학생 수의 변화과정을 살펴보면, 한국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초등학교에 취학하는 시기인 50년대 말 60년대에는 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서 1970년까지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학생 수는 증감을 반복해고 있으나, 장기적인 시계열적 상황에서 보면 70년대 이후 학생들이 점차로 감소되는 경향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반적인 학령인구의 감소에 인한 것으로 만 6~11세 인구에 대한 초등학교 학생 수로 초등교육 취학률을 계산한다면, 초등학교 취학률은 100%로 거의 완전 취학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초등학교 학생 수를 설립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2006년 현재 약 1.2%의 초등학생들만이 사립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부의 초등교육 의무교육화에 대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등교육의 성장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약간의 조정을 거쳐서 6334 체제의 교육체제가 곧장 자리 잡은 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94년도 교육개발원에서 발간된 한국의 교육지표를 살펴보면, 한국의 학제는 부분적으로 다양한 특성화 중·고등학교가 포함된 것 이외에는 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대학교 4년 제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중등교육의 보편화를 위해서 우리나라는 중·고등학교의 설립 여건을 완화하여, 즉 사학의 설립을 유인함으로써 정부의 적은 재정 부담으로 중등교육의 보편화를 급속히 실현시켜왔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우리나라 중학교 학생 수의 시계열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1945년도 해방 직후에는 채 1만 명이 안 되었던 중학교 학생 수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출산율의 증가로 인한 학령인구의 증가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특히 정부의 중학교 의무교육화 추진이 지방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1985년 이후에도 학생 수의 증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1985년도에 278만 명으로 정점에 이른 후 점차적으로 감소해왔으나 최근에 다시 증가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를 설립별로 살펴보면, 1970년도에 사립학교 중학생 수가 과반수에 이르렀으나, 그 이후에는 사립학교 중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06년에는 18%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중학교의 국공립 학생 비율 증가는 1985년도 도서 벽지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중학교 무상 의무교육의 전국적 확대와도 그 맥락이 맞닿아 있다.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은 2002년도부터 2004년도까지 대도시를 포함한 전 지역으로 확대 실시하여 2006년도 현재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이 완료된 상황이다.
고등학교 전체 학생 수의 성장 추이를 보면 <표 3>과 같다. 1945년도에 약 26만 명이었던 고등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인구성장 추세와 맞물려 증가하면서 1990년도에 228만여 명으로까지 증가하였다. 그 후 증감 추세가 반복되어서 현재 전국 고등학생 수는 177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만 15~17세 인구에 대한 고등학교 학생 수로 고등학교 교육의 취학률을 계산한다면, 고등학교 교육 취학률은 2006년 기준 93%인 것으로 나타나 해당 학령인구의 10명 중 9명이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에서 고등학교 교육은 대학 진학을 위한 학문적 성격이 강한 일반계 고등학교와 졸업 후 직업전문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직접적으로 직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직업교육적 성격이 강한 실업계 고등학교로 나누어져 왔다. 근대화 시기에는 직업적 교육을 위한 실업계 고등학교의 역할이 중요했었으며 그에 따라 실업계 학교 재학생 비율도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학생 수 비율은 1970년에 50%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이후 점차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30% 미만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생 중 고등교육 진학자 비율이 증가하면서 실업계 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 수 27배 증가, 급성장한 대학 교육 과거 60년간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역시 크게 성장하였다. 먼저 일반대학교의 현황을 살펴보면, <표 4>에서 볼 수 있듯이 1955년도에 일반대학교 재적학생 수는 7만 명 정도였으나 그 후 50년이 지난 2006년도의 경우 약 188만 명으로서 2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 재학생 중에서 여학생 비율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면 1965년도 22.5%에서 서서히 증가하여 2006년도에는 37%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대학생 수를 설립별로 살펴보면, 국공립 일반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국공립 일반대학에 재적하고 있는 학생 비율은 과거 30%를 넘은 적이 없으며 점점 그 비율이 줄어들어 2006년도에는 21%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등교육에 있어 사립의 비중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1951년도에도 2년제 고교와 연계되는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초급대학이 존재했었다. 이 초급대학들을 1970년대에 제도화된 전문학교와 통합하여 1979년에 중견 직업인 양성을 위한 단기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이 출범하였다.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은 2~3년으로서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육하여 중견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었다(교육부, 1998). <표 4>를 살펴보면 전체 전문대학의 재적 학생 수는 1965년도에 2만 명 정도였으나 그 후 50년이 지난 2006년도의 경우 약 81만 명으로서 40배 정도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전문대학 재적학생 중에서 여학생의 비율은 1980년대 초반까지 30% 미만에 머물렀으나 그 후 약간 증가하여 30% 후반 대에 머물고 있다. 설립유형별로 전문대학의 재적학생 수를 살펴보면, 국공립학교 학생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85년도 이후에 계속 10% 미만의 학생들만이 국공립 전문대학에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06년도에는 4%의 학생들만이 국공립 전문대학에 속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전문대학에 재적하고 있는 학생들도 사립학교의 비율이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대학교는 교원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 설립된 특수목적형 대학으로서 부족한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서 설립되었다. 2년제 교육대학의 법제화는 1961년도에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1962년도에 10개의 교육대학이 발족되었으며, 1977년까지 16개로 학교 수가 증가하였다. 그러나 1974년도부터 초등교원 양성의 과잉공급으로 인하여 부분적인 조정이 이루어졌다. 그에 따라 1977년에 5개교가 폐지되어 1978년도에 학교 수가 11개교로 줄어들어서 2005년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편 2년제 대학이었던 교육대학은 1981년도의 교육법 개정에 의하여 1984년도까지 연차별로 모든 교육대학이 4년제로 재편되어서 교육대학의 질이 지속적으로 향상되어왔다(교육부, 1998). <표 4>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대학의 학생 수는 1974년의 초등교원 과잉공급현상으로 인한 학생정원 감축 이후 서서히 증가해오고 있으며 2006년도 현재에는 총 학생 수가 2만 5천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질적 성장 지금까지는 지난 60년 동안의 학생 수 증가 추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우리나라 교육의 양적 성장을 살펴보았다. 이제 양적인 성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교육의 질적 성장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이 글을 맺고자 한다.
먼저, 통계청에 의하면 1955년에는 만 12세 이상 인구 1428만 명 중 문맹자가 319만 명으로 문맹률이 22.3%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학교까지의 교육이 의무교육화 되어 65세 이상의 고령층을 제외하고는 문맹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가에 대한 문맹의 개념보다는 실제 생활 속에서 맥락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해의 개념으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3년도에 실시된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OECD 학업성취도국제비교연구에서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에서 문제해결능력 평가항목에서 1위, 수학과 읽기능력 평가에서 2위, 과학능력 평가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다른 OECD 국가들로부터 교육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내용들은 우리나라 교육이 지난 60여 년간 양적인 성장만 이루어온 게 아니라 질적으로도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왔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질적 성장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