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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자존감 키우기 등 예방교육이 중요하다

자살이란 자기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살인 행위이다. 초등학교에 해당되는 12세 미만의 자살은 거의 없지만 시도는 드물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청소년 초기에 접어들면서 자살률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에서의 인성교육, 생명존중교육, 생애교육, 상담, 생활지도, 의사소통 등의 교육은 무척 중요하다. 아동들이 자신감, 자존감, 생명존중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며 갈등 상황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초등학교 자살예방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자살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아동을 파악하고, 이들이 자신의 갈등과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대처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 일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는 그 순간에 누군가 자신의 손을 잡아 준다면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초등학교에서의 자살예방교육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중요한 과제다.

Ⅰ. 자살 위험군의 아동 구별하는 법

부모의 정서장애나 기타 정신질환·알코올 중독·가정폭력·아동학대·자살·이혼·사별·적절하지 못한 양육태도·무관심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역기능 가정의 아동들과, 아동 자신의 정신장애, 친구관계의 문제, 학업성적과 관련한 문제, 경제적 어려움·신체 질환·집단 따돌림 등 생활 속에서 고통을 겪는 아동에게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역기능 가정의 아동들을 자살 위험군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가정의 아동들보다 심리적·정서적·물리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동기에 경험한 가족 내의 갈등과 생활 속에서 겪는 고통, 정신적 충격에 적절하게 대처할 능력이 없는 아동들이 그 상황 속에 계속 방치된다면 아이들은 더 위축되고 부적응 행동을 보이며 절망감에 빠져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갈등의 한가운데 있는 아이들은 작게는 숙제를 안 해 오는 것부터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배회하거나 지각, 결석이 잦으며 일상생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공부에 대한 흥미도 없어져 성적이 떨어지고 자신과 비슷한 형편의 아이들과 어울려 게임이나 흡연, 음주, 본드 흡입 등 약물의 유혹에도 빠지기 쉽다. 또 남에게 공격적 행동을 하거나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은 자기 스스로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포함한 가족 간의 관계·표정·행동·옷차림의 변화·학교생활 태도·친구관계 등 아동의 변화에 대해 파악하고 적절한 개입을 해야 하며 상담교사, 보건교사, 학교의사, 지역기관, 학부모와 연계하여 지속적 상담과 관리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Ⅱ. 자살 위험군 아동 지도 시 유의해야 할 사항

첫째, 선입견을 가지고 아동을 판단하지 말라. 누군가 진심으로 관심을 보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은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 그러나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조언을 해 주고 탐색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관심 없이 피상적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하면 상대방은 도리어 기분이 상하고 무시받았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옳은지 그른지 논쟁하지 말라. 설교하는 것은 아무 도움도 못 된다. 아이를 현 상황 그대로의 인격적인 인간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아동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아이들의 문제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모든 행위에는 목적이 있고 동기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아이를 유일한 존재로 대해야 한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 도우며, 아동의 행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관찰한 대로의 느낌을 표현해야 한다.
이 양은(4학년) 반 친구들과 너무 싸워 반에서도 내놓은 사나운 미운 오리 새끼였다. 얼굴은 온통 손톱자국이었고 매일 아프다고 보건실을 드나들곤 했는데 특별한 증상은 없었으며 학교생활도 엉망이고 매일 화가 나 있었다. 이 양은 심한 화상으로 집에만 있는 아버지를 창피해했고 친구들에게도 아버지의 존재를 숨겼으며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兩價感情)으로 힘들어했다. 어머니는 다섯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지쳤고 학교생활이 엉망인 딸아이로 인해 절망하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학생, 학부모 상담을 통해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 어머니는 딸의 아픔을 알게 되어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이 양은 가족을 위해 일하다 화상을 입은 아버지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청소년 활동도 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게 되었다.

셋째, 아동들의 발달특성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접근을 해야 한다. 아동기는 의존심과 독립심 사이에서의 투쟁, 수용과 거부 사이에서의 갈등, 안정의 추구, 또래 집단에의 동조에 대한 압력, 인정에의 욕구가 존재하는 기간이며, 이에 따른 외로움과 고립감이 부각되는 시기이다. 만 10세경부터는 2차 성장기에 접어들며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년~1년 6개월 정도 빠르게 시작된다. 아동들의 주의 집중 시간은 성인보다 짧고, 초등학생 수업시간의 집중도는 약 8분이므로 상담에서 한 가지의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가 어렵다. 자기 자신이나 호소 문제에 대해 종합적 이해와 틀을 갖는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또,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해 감정적 교류가 어렵고 부모나 또래 및 주변의 다양한 자극에 영향을 쉽게 받아 상담자의 노력이 쉽게 희석되는 경향이 있어 상담자의 끊임없는 이해와 노력이 필요하다.
김 군은(6학년) 본인이 기억도 못하는 행동을 성추행으로 오해한 같은 반 여학생이 말을 퍼뜨려 반 친구들로부터 노골적인 따돌림을 당하면서 우울함, 무기력, 분노의 감정을 보였다. 김 군은 감정 표현이 서툴고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원인 파악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소문과 연관된 아동들을 상담하면서 얻은 정보로 묻고 답하면서 감정을 표현하게 했다. 상담 결과 2차 성장기에 접어든 남·여 아동의 인식의 차이로 인해 발생된 사례였다.

넷째, 교사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 문제를 가진 아동들의 상당수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부모의 무관심을 동반하고 있어 계속적인 상담과 진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 수준이 미약한 우리 현실에서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실제로 찾아보면 지역의 정신보건센터를 통해 치료비 지원이 되는 사례도 있고, 복지기관을 이용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는 담임교사, 상담교사, 보건교사, 학교의사, 복지기관이나 정신보건센터 등을 포함하는 안전망(Safety-net) 시스템을 구축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아동에 대해 적절한 개입과 관리에 힘써야 한다.

Ⅲ. 자살 위험군의 아동 어떻게 교육할까?

(1)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병아리를 날려 죽게 한 김 군의(2학년) 경우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기쁨, 슬픔, 고통을 느끼고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이것처럼 요즘 아이들은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약한 편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 소중하며 인간의 생명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인간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 세상에 ‘나’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하고 소중한 존재이며, 내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생명과 인격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지도해야 한다.

(2) 생애교육의 관점에서 지도한다
교육은 개인의 전 생애를 통해 필요를 충족시켜 줄 계속적인 과정으로 모든 사회집단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식을 제공할 공동책임이 있다.
아동의 개인차와 특성을 고려하여 수준별 학습, 집단별로 특색을 살리는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이 학습을 통하여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느끼도록 지도함으로써 아동은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고, 그 경험이 반복되면서 아동은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3) 자아존중감을 키워 주어야 한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13세에서 성인 초기까지 거의 완성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심리적 과제이다. 자신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평가와 관련하여 자기를 존경하고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존중감이 높은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적응을 잘하고 자기 생활에서도 통제를 잘한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가치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타인을 불신하고 고립되며, 자신과 타인들에게 무감각하게 되어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비참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자아존중감이 낮은 청소년은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들보다 불안, 우울, 비행과 같은 행동장애를 많이 나타내게 된다.

(4) 나를 바로 보기
초등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어떤 것이 너를 힘들게 하니?”,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니?”, “어떨 때 참기 힘드니 ?”, “화를 내고 난 뒤엔 어떤 생각이 드니?”, “그때 네 기분은 어떠니?”, “네가 생각하는 너는 어떤 사람이니?”, “친구들이 너를 어떻게 생각하니?” 등의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여야 한다.

(5) 나의 장단점 찾기
아이들은 타인을 통해 자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기 수용력을 높이며 집단원 간의 친근감을 형성하게 된다. 타인의 장점이 나에게는 단점으로 보이며 또, 나의 단점이 타인에게는 장점으로 보일 수 있는 것과 같이 관점에 따라 장단점에 대한 이해와 수용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해 준다. 상담 과정에서 아동의 장점을 부각시켜 자신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6) 나의 꿈(목표) 찾기
자신의 미래에 구체화된 꿈(목표)이 있다면 인간은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아동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인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어떤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생각하고 선택하는 것,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여 꿈을 구체화하도록 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꿈을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인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계획을 세우게 하고 단계적으로 실천하고 점검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7)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연계 지원
아동의 문제행동은 문제행동 자체보다는 그 이면의 원인들을 파악하고 상담, 지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절대적인 가족의 도움이 요구된다. 학부모와 교사 간의 긴밀한 유대와 협조와 더불어 문제아동에게 맞는 프로그램 제공과 상담, 전문가의 진료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지역의 구청, 청소년센터, 정신보건센터와 상담기관, 복지기관,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지관이나 상담기관과 연계하여 아동에게 적절하고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가 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Ⅳ. 초등 자살예방교육의 개선방향

첫째, 상담실 운영 및 관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는 대체로 담임교사에 의해 상담이 이뤄지고 상담실 운영 및 관리가 형식적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상담교사가 상담실을 운영 및 관리해 아동들이 자신의 문제를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도록 상담실 운영이 활성화되어 상담실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문제아동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담, 전문가의 진료 및 관리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 정신보건센터에서 검사비나 진료비, 상담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지원 기간도 한정적이고 지원받을 수 있는 자격도 제한적이라 가정환경이 어려워도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아니면 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원 대상을 학교에서 의뢰한 아동들로 확대해서 검사와 치료비가 제도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셋째, 방과 후 활동이나 특별활동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다루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친구 사귀기, 자신의 적성 알아보기, 나의 꿈 찾기, 게임에서 탈출하기, 동생과 잘 지내기, 나의 생각 말하기, 공부 잘하는 법 등 아동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다양한 주제의 집단 프로그램이 방과 후 활동이나 특별활동을 통해 운영되어야 한다.

넷째, 위험군 아동 및 학부모를 위한 학교, 지역사회의 연계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또래 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위험에 처한 아동이 또래들과 사귈 수 있어 또래 관계가 좋아지고 대처능력이 향상되며, 또래와 연결망 등을 구성하여 갈등으로 인한 위험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청소년과 자주 접할 수 있는 학교 밖의 인적 자원인 종교인, 의사, 경찰관 등을 교육하여 지역사회 지킴이로 참여하게 하고 학교 내 안전망 시스템과 학부모를 연계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아이들을 위험에서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위험군 아동의 학부모 또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행정기관, 지역정신보건센터, 상담기관, 복지기관, 의료기관과 연계해 학부모를 위한 상담, 진료, 자립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등이 제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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