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디지털 교육 역량 _ 이제는 교사의 필수 역량 범주에서 논해야 한다 ‘교사들이 왜 AI·디지털 교육 역량을 함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이제 반복적으로 되묻기에는 너무 소모적이다. AI·디지털이 일상화된 지금 그것은 교육의 환경을 넘어 교육의 내용이자 방법 자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는 다음 항목이 있다. “디지털 교육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교수·학습방법과 평가체제 구축을 위해 교원의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지원한다”(교육부, 2022:51) 해당 내용은 교사의 AI·디지털 교육 역량이 교원의 선택적 역량이 아닌 필수 역량임을 보여주며, 국가적 차원의 추진 필요성 또한 시사한다. 최근 몇 년간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대규모 재원이 마련되고 전국 단위의 연수가 추진되어 온 것은 이 역량이 우리 교육에서 더 이상 주변부 의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이 역량을 함양할 것인가?’라는 실천적 고민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우리는 국가 수준의 교원 AI·디지털 교육 역량체계 개발, 전국 단위 연수 운영 경험, 선도교사 네트워
2022년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지식 생산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찾고, 문서를 작성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며, 코드를 생성하는 일까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교육은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영역 중 하나이다. 지식을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며, 학습 수준에 따라 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언뜻 보기에 A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AI 시대에 교사는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자극적 물음이 아니라, 오늘의 학교가 반드시 정면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교육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대응 방안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왔다. 특히 인공지능이 교사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다소 과장된 우려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함께 더욱 확대되었으며, 이는 교육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교육의 의미를 지식 전달
기대와 현실 사이 AI 디지털교과서(AIDT)가 2025년 3월, 영어·수학·정보교과에 도입되었다. 76종이 검정을 통과했고, 15만 명의 교원연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달랐다. 감사원 점검 결과, AIDT 자율 선정 학교에서 단 한 번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평균 60%, 평균 활용률은 8.1%에 그쳤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수업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교사가 기대하는 기능과 실제 서비스 사이에도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인터랙션과 학생의 수준에 맞춘 개별화 역시 기대만큼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것은 AI 기술이 교육에 맞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까. AI 기술 자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개별 학습자에 맞춘 진단과 피드백이 가능한 수준까지 와 있다. 다만 기술이 존재하는 것과 그 기술이 30명의 교실에서 수업도구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서비스 설계의 영역이다. 왜 서비스가 현장에 맞지 않았는가. AI 코스웨어 시장이 그동안 사교육의 입시 효율성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이다. 시장이 거기에 있었기에 대부
3월 진단평가, 그 이후 우리는 3월 진단평가 결과를 통해 학습지원대상학생 명단을 받아 든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다.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중학교 3학년 학생 중 1수준(기초 미달 비율)은 국어 10.1%, 수학 12.7%, 영어 7.2%를 차지하였고, 고등학교 2학년은 1수준 국어 9.3%, 수학 12.6%, 영어 6.5%로 나타났다. 중2·고3 수학 및 고2 영어 과목을 제외하면 예년보다 1.2~1.7%P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교육부, 2025. 7. 22.). PISA 2022 평가 결과에서는 1수준에 속하는 하위 성취수준 비율이 수학의 경우 16.2%로 2018년 결과에 비해 1.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 영역은 소폭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읽기 14.7%, 과학 13.7%로 10% 이상의 학생이 하위 수준에 포함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교육부, 2023. 12. 5.). 이렇게 하위 수준 학생들이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매년 누적되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2~3년 이상 학습지원대상학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며, 매번 답답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이라
얼마 전 모임에서 듣게 된 신학기를 맞이하는 학교의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민원을 쉼 없이 넣는 학부모가 있는 학년에 배정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선생님들이 계신 학교, 수업 방해와 폭력성이 심한 학생의 담임이 될까 봐 그 학생이 속한 학년을 피해서 희망 학년을 선택하는 선생님이 계신 학교, 교권침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학교로 복귀했지만 담임을 거부하는 선생님이 계신 학교….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익숙하게 들어왔던 이야기들이다. 2026년 4월, 새 학기만 온 것이 아니라 「학생맞춤통합지원법」도 함께 시행되었다. 법령 제정 이유를 보면 ‘학생이 학교와 학교 밖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 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학습·복지·건강·진로·상담 등 통합적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모든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전인적 인재로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훌륭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기대뿐 아니라 걱정과 우려가 함께 고개를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취지, 반복된 정책의 한계 지금까지 학생을 위해 만들었던 교육부의 법들은 어떠한
반복되는 사고, 벼랑 끝에 몰린 교육 현장 2022년 11월 속초시의 한 테마파크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솔 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고,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최근 춘천지방법원 항소심은 이를 파기하고 금고 6개월의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형의 집행은 유예됐지만, 법적으로는 유죄 판단이 유지된 셈이다. 대법원 판단이 남아 있으나, 교육 현장에 미친 파장은 이미 적지 않다. 이후에도 지난 1월, 현장체험학습 도중 이탈한 4세 원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유치원 교사들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사건도 큰 파장을 낳았다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격앙된 분위기였다. 일부 교사들은 “교사가 신이냐, 그 많은 아이를 어떻게 모두 관리할 수 있느냐. 누가 오더라도 불가능하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법원 판결에 현장의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현장체험학습을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반면 학생들이 선호하고 교육적으로도 필요한 활동인 만큼 최소한의 범위에서라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어 왔던 만큼 관리만 철저히 하면
관계 맺는 시간이었던 ‘3월의 기억’ 그때를 기억하시나요? 3월은 우리 모두 설레고 긴장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학급별로 학생 임원진을 선출하고 나면 교실 대청소와 환경미화를 했습니다. 우리는 1년의 서사를 짓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 있던 시기에는 자율학습 도중에 교사는 학생 얼굴을 확인하면서 학생의 이름을 외우기도 하고, 학생의 교과 관련 질문에 답하기도 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상담하러 오시는 학부모님들도 많이 있었지요. 이 모든 ‘함께 머무는 시간’은 ‘함께 공간을 만드는 경험’으로 ‘관계 짓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서로를 존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곧장 각자 학원으로 갑니다. 요즘 우리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원 시간을 고려해서 상담 일정을 정합니다. 예전에 교사의 상담 시간은 학생에게는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담임교사와 상담 후에 학생은 특별한 관심을 받고 기운을 얻은 듯 묘한 자신감으로 밝았지요. 이것이 바로 상담의 교육적 의미였습니다. 방과후 늦은 시간까지 상담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불편한 기색이 없었습니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지금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보노라면 회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