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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단위 시골학교에도 아이들의 꿈은 자란다

2011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특히 그중에서도 진로체험부분은 많은 학교에서 큰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경남 함양 안의고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창의, 인성교육 및 진로지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필자는 2010년 9월부터 경남 거창여중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금 소개하고자하는 것은 경남 함양 안의고에 근무할 때 4년간 연구 · 적용한 사례이다.

우리는 멋진 광고를 볼 때마다 “와, 저런 생각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라고 묻기도 하고 멋진 작품이나 공연을 보면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의 창의성에 감탄을 보낸다.

인류의 문화는 창의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창의성은 인간의 성공과 행복의 기저를 이루어왔고, 21세기 지식 · 정보화 시대를 맞이해 창의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창의성에 대한 측정영역은 창의적 사고뿐만 아니라 창의적 산출물, 창의성과 관련되는 내적 동기 및 인성 등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넓혀지고 있다(나순례, 2004). 그러나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창의성 및 인성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는 창의적 적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고, 학부모들은 이를 학원 등의 사교육 기관에서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학교에서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찾고 이에 적합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필요해 등장한 것이 창의적체험활동 교육이다. 즉, 정규 수업 시간에 충족시키지 못했던 학생들의 창의성 신장 및 인성 함양을 특기 · 적성 교육 시간에 체험활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직업유형에 따른 다양한 체험활동은 학생들이 성숙한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진로를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진로교육이 될 뿐 아니라 창의성을 신장시켜준다. 학생의 흥미와 적성이 반영된 협동적 체험활동은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길러 줄 수 있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경남 함양 안의고. 2006년 이 학교는 모두가 등지고 떠나는 면단위 시골 고등학교로 6학급 98명이 전부였다. 똑똑한 학생은 타지 학교로 진학해 중학교 내신 성적 70% 이하의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무기력증, 귀차니즘에 빠진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자고 했다.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이 시골 아이들에게도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학교장은 다 함께 마음의 문을 열자고 외쳤고 교사들이 한 마음으로 뭉쳤다.

안의고 학생에게 ‘꿈꾸기’는 무엇일까? 성적 앞에서 고개 숙이고, 공부가 마치 인생의 전부인 양 힘이 빠지고 만 아이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며 또 잘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아이들에게 남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알맞은 직업유형 찾아주는 ‘체험을 통한 맞춤식 진로 지도’ 이 아이들도 검사지를 통한 적성검사를 받았지만, 대충 찍어 신뢰성이 낮거나, 수치가 너무 낮아 적성이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생각해낸 것이 안의고 학생들에게 맞는 직업유형을 찾아주는 ‘체험을 통한 맞춤식 진로지도’였다. 이렇게 시작돼 4년간 운영한 ‘체험을 통한 맞춤식 진로지도’는 학생 개개인에게 자존감을 높여, 신명나는 학교생활을 만들어 주고, 체험활동을 통해 창의성이 신장되었다. 궁극적으로는 특기 · 적성과 직업(일)을 연계함으로써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직업유형별 체험실 마련 먼저 2006년 10월부터 학생, 학부모, 교사에 대한 연수를 통해 체험실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지역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높여 교육공동체를 형성했다. 경남도교육청 및 지역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기존의 특별실과 유휴교실을 재정비해 체험실을 구비하고 체험활동에 필요한 비품을 갖추었다.

체험활동 시간은 방과후시간과 특별활동시간을 묶어 주 1회(수) 2시간의 체험활동과 교과활동 시간에 실험 · 실기 및 견학 등의 활동을 하도록 계획했다.

다른 학교와 차별화된 안의고의 직업 유형별 체험활동
대부분의 학교에서 체험활동을 하고 있으나 안의고는 다른 학교와 출발부터 달랐다. 흥미 중심의 취미활동, 특기 신장이 아닌 적성 탐색에 중점을 두었다. 진로 탐색을 위해 Holland 직업성격유형 분류를 기초로 직업성격을 6가지로 나눠 다양한 직업체험을 통해 적성을 찾고, 적성에 맞는 동아리활동으로 진로를 준비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1학년은 순환 체험 시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는 체험은 지루해하기도 했으나 이 또한 개인별 자료로 받아들였으며, 체험활동으로 얻은 모든 자료는 개인별 파일에 누가 보관토록 해 맞춤식 진로지도 자료로 활용했다.

유형별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 체험 프로그램은 3개년을 연계해 직업 탐색 → 진로 준비 → 진로선택으로 구성했다. 1학년은 유형별 직업 탐색 프로그램 순환 체험, 교과를 통한 직업 탐색을, 2학년은 진로탐색검사 결과를 반영해 직업 유형별 동아리 활동에 집중했으며, 3학년은 직업 유형별 동아리 활동, 진학 학과 관련 심화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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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별 체험활동 프로그램
⊙ 1학년 - 유형별 직업 탐색 프로그램 순환 체험, 교과를 통한 직업 탐색
⊙ 2학년 - 진로탐색검사 결과를 반영해 직업 유형별 동아리 활동
⊙ 3학년 -직업 유형별 동아리 활동, 진학 학과 관련 심화 동아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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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은 진로탐색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교과 시간에도 교과별 연간 4회 이상 체험활동(실험, 실기, 견학 등)을 하도록 했다. 또한 수시로 초청강연을 함으로써 각 분야의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주었다.

체험활동 전과 후, 달라진 아이들
‘체험을 통한 맞춤식 진로 지도’가 시작되고 학생들의 의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반신반의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자신의 적성을 알고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체험활동 전과 후의 적성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 사람이 전체의 63%로 아주 많았다. 이는 직접 체험을 해 봄으로써 그 일에 대한 이해와 자신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음을 보여 준다.

학교는 학생에게 맞는 진로를 제시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학생들은 생각지도 못했던 재능이 자신의 내부에 숨어 있었음에 놀라고 감탄했다. 자신감은 적극적인 태도와 창의성을 신장시켰다. 체험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 각자 나의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2009학년도 졸업생의 약 90% 정도가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선택했다. 맞춤식 지도가 꽃을 피운 것이다.

이제는 더 높이 뛰어야 할 시간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학력신장을 위한 보충수업을 할 때 체험활동만 너무 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꿈을 꾸게 되면서 자긍심과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의욕을 가지고 학습에 임하니 아래 <그림 2>, <그림 3>(새교육 참조)에서와 같이 학력도 향상되고 있다. 이렇게 학생이 변하니 학교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면서 학생이 돌아오는 학교가 되고 있다. 중학교의 상위권 학생 중 비적용지역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던 학생들이 결원이 생기면 전입을 희망하고 있다.

직업유형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체험시간 확보와 체험활동에 필요한 경비였다. 각종 연수, 홍보를 통해 교육 공동체가 체험활동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지역자치단체에서는 체험에 필요한 경비를 적극 지원해 주었고 또한 학교 나름대로 연구시범학교,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 학교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학교 예술강사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동해 체험활동 소요 경비는 확보했으나, 교육과정 상 체험시간 확보는 쉽지 않아 방과후에 1시간 정도 선생님들의 희생을 요구하기도 했다. 2학기부터는 토요 전일제로 운영하니 체험의 효과는 향상되었으나 체험을 가고 싶은 기관이 토요 휴무인 경우가 많아서 체험활동 선정에 제약이 많았다.

이제 진로지도를 위한 첫 걸음은 시작되었다. 내일에 대한 꿈이 있으면 오늘의 좌절과 절망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꿈은 자신의 무한한 노력을 담은 그릇이다. 이 그릇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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