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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학교 확대에도 사교육 열풍

교육기회 불균등 해소 차원에서 시작된 전일학교 체제가 확대되고 있지만 학업성취도 향상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00년 PISA에서 중하위권을 받은 충격의 여파로 사교육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규수업이 끝난 방과 후에도 교사가 학습지도를 도와주는 전일학교가 확대되고 있지만 사교육에 대한 열풍을 가라앉히지는 못하고 있다.
전일학교 체제는 2003년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 정권 때부터 시작해 보수적인 현 정권에서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교육기회 불균등 해소 정책이다. 아직 100% 실시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학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7000여 개 학교들이 전일학교 체제로 바뀌었다. 정부가 이에 들인 비용은 모두 40억 유로(약 6조20000억 원)다.
전일학교 시스템을 도입한 학교의 재학생들은 정규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 동안 교사의 지도 아래 숙제를 하거나 특별활동을 한다. 전일학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에서 행해진다. 가정에서 독일어를 배울 기회가 충분하지 못한 이주민 가정 자녀들이나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에 대한 교육을 뒷받침해 주자는 뜻도 담겨있다. 그래서 전일학교 체제는 추진 당시부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전일학교에 대한 연구’에서는 전일학교의 학업성취도 향상 효과가 그리 신통치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마다 어떤 프로그램을 실시하느냐에 따라 편차도 크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교육 열기는 여전하다. 독일 소도시 본(Bonn)의 한 학원 원장은 “전일학교가 학생들의 학업능률을 올리지는 못 한다”고 지적했다.
베텔스만 재단의 ‘사교육 지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0년에 약 110만 명의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과외나 학원수업을 받았다고 전한다. 독일학생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교육을 받는다. 또 해마다 9억4200만에서 1조4680억 유로 사이의 비용이 사교육에 쓰이고 있다. 독일 전국에 4000개 이상의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전일학교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학원, 과외 등은 거대한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교육 열풍은 지난 2000년에 있었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 대한 충격의 여파라고 할 수 있다. 당시 평가에서 중하위권의 성적을 받은 독일에서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학생들의 학력 문제가 민감한 사회적 논쟁거리다. 2000년 이전에 과외는 단지 낙제를 면하기 위한 열등생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수업이었지만 그 이후에는 보통 학생들이 더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 하는 일반적인 보충 수업이 됐다. 게다가 13년 과정이던 인문계학교가 12년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사교육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 현상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州)의 크리스티나 슈탑 전(全) 학부모회 의장은 교육 정책에 반대하는 뜻에서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녀는 “아이들의 개인적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과외 없이도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원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세금을 내는가?”라며 비판했다.
교사노조교육연합(VBE)의 의장 우도 베크만은 전일학교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자고 주장한다. 그는 독일 주간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정규수업 후 오후 시간을 책임질 전문적 교사들을 채용하고, 한 그룹 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에른의 교사협의회 의장 클라우스 벤첼도 독일 공영방송 ‘아에르데’와의 인터뷰에서 사교육 열풍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사교육은 결국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결과다. 일반 학생들이 사교육에 대한 투자 없이도 학습능률을 올릴 수 있도록 공교육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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