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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상담교사, 첫 발을 떼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전인적 성장의 기반 위에 개성을 살리고 진로를 개척하는 사람이다. 지난해엔 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다. 바로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탄생이다. 고등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한 600여 시간의 강의와 실습, 집합연수와 현장체험 연수를 통해 역량을 키웠다. 올해 학교 현장에는 약 3,000명의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배치되어 활동하고 있다.

한국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과학기술부와 각 시·도 교육청이 협력해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탄생시켰다. 진로교육을 통해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길러주고 진로지도를 통해 적성을 찾아가는 진로교육에 힘을 쏟는 한편,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르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처음 시행하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있고 문제점도 많다. 먼저 진로진학상담교사의 현황과 역할에 대하여 살펴보자.

2015년까지 5,000명… 전문성 기대
진로진학상담교사는 2015년까지 전국 중·고등학교에 5,000여 명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학교현장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리더로서, 선취업후진학을 위한 선봉장으로, 진로를 통한 진학지도의 선구자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들은 전문가로서 진로진학상담교사로 배치돼 부장교사로서의 업무를 맡는다. 학생 진로진학, 취업에 관한 업무를 충실히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직무내용을 보면 진로진학상담부장으로서의 학교 진로교육 총괄, 학교 진로교육과정 운영계획 수립 및 프로그램 운영,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 창체활동 중 진로활동 담당, 진로·진학·취업을 위한 상담 및 지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커리어 포트폴리오 지도, 커리어넷 등의 직업진로 관련 심리검사의 활용 및 컨설팅, 학부대상 진로교육 연수 및 컨설팅 등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진로진학상담교사가 학교 현장에 배치되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현장에서 불거지는 문제점들을 보면 첫째로 학교 현장의 운영자들과 동료교사,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의식 문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선 운영자들에게 많은 연수를 통해 의식변화를 꾀하려 했다. 그러나 처음에 약속한 ‘정원 외 교사 배치’가 ‘정원 내 교사 배치’로 바뀜에 따라 특히 사립학교에선 더욱 힘든 일이 일어나고 있다. 동료교사와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식변화를 위하여 진로진학상담교사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며 각
종 연수를 통하여 의사소통하며 의식의 변화를 꾀해야 할 힘든 여정이 남아있다.
둘째,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역할이 혼자서 하기엔 너무 벅차며, 담당할 학생 수도 많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선 진로진학상담을 진로진학, 상담이라는 다른 개념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진로상담이 아닌 일반적인 상담까지 진로진학상담교사에게 맡기고 담임을 맡거나 담당과목을 가르치는 일까지 강요하고 있다.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하기엔 너무나 벅차다.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제구실을 하도록 하기 위해선 점차적으로 적절한 수의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학교 규모에 맞춰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로는 다른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 부서와의 갈등이다. 모호한 관계정립과 역할분담 때문에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다. 학교 운영자의 마인드를 바꿀 필요가 있으며 진로교사는 동료교사들과 원만한 의사소통을 통해 진로교육의 활성화와 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으로 효율성 높여야
그렇다면 좋은 의도로 출발한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선 어떤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할까?
첫째로 진로진학상담교사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진로교사의 상담시수를 온전히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진로교사가 수업시수 부족으로 인해 근무평정이나 성과급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상담시간을 수업시수로 대체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고 공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수업시수로 인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자료를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
둘째로 진로진학상담교사를 학교현장에 배치하는 의미에 대해 학교운영자, 시·도교육청 담당자, 학부모들에게 다양한 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의식변화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는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원만한 업무 추진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이다. 또 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사회적 공감대 역시 형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진로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네트워크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도록 독려하고 도와줘야 할 것이다.
넷째로 각 시·도교육청에 진로진학센터를 설립하고 진로진학상담을 위한 담당부서가 정해져야 한다. 그래야 원만한 연락체계를 통하여 보다 효율적인 업무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재정적이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선현장에서 힘을 합해 진로교육에 매진하고 연구하며, 다양한 사례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소속 회원들이 대교협의 콜센터 상담요원으로, 전문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 각종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심화연수의 기회도 자주 주어져야 한다.

지속적 관심, 국민적 의식 변화 필요
3,000여 명의 진로진학상담교사가 중학교, 특성화고등학교, 일반 고등학교에 배치됐다. 이들은 지금 열심히 진로교육을 하고 있고, 진학과 취업을 위해 뛰고 있다. 중학교는 자기주도학습과 고등학교 계열 선택 등에 관한 상담을 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많다. 그러나 진로교육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학생들의 활동이 다양해졌으며 진로교육을 통한 진학지도가 일어나고 있다. 학교의 교육활동이 특성·다양화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학교에 배치된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역할도 가속도가 붙어 중학생들도 올바른 진로교육을 통해 인생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바른 진로를 통해 어두운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고 바른 인성을 위한 교육도 세워지리라 믿는다.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열정으로 바른 진로교육이 실시되고, 이런 교육이 점점 더 현장에 자리 잡을 때 우리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 학부모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리라 기대한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교육 또한 바르게 설 것이라 굳게 믿는다. 진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가 보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배려가 선행되어야 하며 국민적인 의식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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