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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학생 지도법

ADHD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0년대 말경의 일이다. 1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수업시간에 15초마다 자세를 전후좌우로 바꾸는 학생이 있었다. 나뿐 아니라 모든 교과 담임이 당황해 했다. 하지만 특별히 수업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학생 어머니가 학부모총회 때 오셔서 ‘과잉행동 및 품행장애’로 모병원의 학습장애 클리닉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주셨다. 학생은 약물치료를 하고 있었다. 교과담임선생님들께 이러한 사실을 알려드리고 협조를 구해 아무 문제없이 학년을 올라갈 수 있었다. 그 학생이 중3이 됐을 때, 외견상으로는 완치된 것으로 보였다.

“나는”, “고마워”… 눈높이 맞춰 차근차근

ADHD에 대한 이해
ADHD 학생을 만난 이후 ADHD에 관심을 갖고 검색도 하고 책도 사서 보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학교에 소아청소년 신경정신과 전문의를 강사로 모셔 학부모총회 때 특강을 하기도 하고 교사연수도 했다. 대개 3~5%의 청소년 즉 한 학급당 1~2명의 환자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이미 초등학교 1학년 때 ADHD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ADHD로 판명된 학생들이 약을 안 먹고 와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수준이 되면 보건실에서도 약을 처방한다.

정신병자 취급하느냐는 문제제기는 이미 넘어간 단계라고 한다. 왜냐하면 ADHD 학생들을 그대로 놔두면 마약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범죄를 일으킨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사회적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노원구 보건소에 따르면 성인 ADHD도 존재한다. 확 저지르고 뒤끝 없다고 생각하는 성격이 그 전형이라고 한다.)

ADHD 학생의 태도나 요즘 산만한 수업 분위기나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듯하다. 그냥 날이 갈수록 산만해지는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학습 방법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전문의들에 따르면 ADHD는 집중력이 없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집중력을 조절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자폐증 환자들은 어느 분야에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나 ‘템플 그랜딘’의 주인공을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집중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이다.

--- “자, 이제 ADHD를 겪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했으면 하는, 마지막 중요한 결론이 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ADHD는 그 자체로서 나쁜 것이 아니다. 그렇다. 이 장애에는 불리한 면이 있다. 우리는 자존감이 낮아지기 쉽고, 약물을 남용하기 쉽고, 자살할 위험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총체적으로 보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이것을 하나의 재능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와 창의성의 원천이다.”
-<대학교수가 된 ADHD 소년, 리틀 몬스터> 중 발췌 ---


ADHD 학생들을 위한 수업전략
ADHD 아동과 학생을 위한 교실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굳이 ADHD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갈수록 활발해지는 우리 학생들에게 맞도록 교수법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을지…….
ADHD 학생들을 위한 수업전략을 소개한다.

(1) 수업규칙을 정한다
ADHD 아동은 과제가 끝나거나 자유롭게 풀어놓으면 말썽을 일으킨다. 따라서 학생 스스로가 휴식시간에도 안정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ADHD 학생의 제한적인 자기조절능력과 책임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약간의 부가적인 약속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ADHD 아동의 기질적 어려움 때문에 자기조절능력과 책임감 개발이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규칙을 분명하고 일관되게 지키도록 해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게 해야 한다. 또 모든 학생들이 규칙을 지키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모두가 볼 수 있는 장소에 규칙을 붙여두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시는 아이가 산만하지 않을 때, 분명하고 단순하게 한 번에 한 가지씩 한다.

(2) 숙제는 최대한 다양하게 내준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표현하도록 한다. 수행과제를 다르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림만 잘 그리는 학생은 그림 그리기를, 노래 부르는 것만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팝송 부르기를, 에너지 넘치는 학생에게는 립싱크 동영상을, 피아노를 배우는 학생에게는 팝송 반주를, 방송반 학생에게는 학교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 목록 만들기 등과 같이 말이다.

(3) 수업을 구조화한다
과제는 단순한 것에서 시작해 복잡한 과제로 점차적으로 늘려 가는 방법을 사용한다. 짧게 여러 번 수행할 수 있도록 과제를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ADHD 학생들은 선생님의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과제보다는 자기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과제를 더 쉽게 수행한다. 따라서 과제는 짧게 나눠 여러 번 수행하는 것이 긴 시간동안 한 번 수행하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보통 ADHD 학생들이 주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15분이라고 한다. 이에 맞춰 다양한 학습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학습활동은 한 회에 정적인 활동을 했다면 다음에는 동적인 활동을 하는 식으로 번갈아 하도록 한다.
또 움직임의 기회를 제공한다. 수업시간에 안절부절못하는 아동에게 교무실 방문하기, 연필 깎기, 다른 선생님에게 메모 전하기, 화분에 물주기 등과 같은 적절한 움직임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ADHD 아동의 부족한 능력을 고려해 지나친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멀티미디어를 활용한다
목소리나 어조를 다양하게 하고 중요한 부분은 색분필로 강조한다. 또 수업에 모션을 이용하는 것이 수업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한때 장난감 가게에서 음성변조기를 구입해 수업시간에 간간이 사용해 본 적이 있다. 관심 끌기에 효과 만점이었다.
<리틀 몬스터>에서 저자는 ADHD 학생들을 일종의 청각장애로 인정하고 있다. 말로 소통하는 것보다 글이나 이미지로 소통하는 것이 훨씬 좋다.
수업에는 이미지, 음악, 플래시 게임, 동영상 등 많은 시청각자료를 제공한다. 이른바 웹북으로 꾸며서 쓰고 있다.
학습활동시간에 음악도 틀어 준다. MP3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음악을 연결해 그냥 들려주기도 한다.

(5) ADHD 학생과의 대화는 이렇게 한다
가능한 많은 격려와 칭찬, 애정을 베푼다. 교사와 친구들로부터 정서적인 따뜻함과 친밀한 신체적 접촉을 받는다면 아동은 차분하고 조용해질 것이다. 따라서 ADHD 학생에게 학업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ADHD 학생이 기질적 문제로 인해 잘하지 못하는 행동에 대해 의도적으로 난처하게 하거나 꼼짝 못하게 하면 그 학생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또 대화를 할 때는 간략하게 “나는…”이라는 문장을 사용하며 길게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동의 말을 적극 청취하고 이에 부드럽고 긍정적인 대답을 제공한다. ADHD 학생의 행동이 수업에 방해가 될 때에는 i-message를 이용한다.
학생의 행동문제로 수업에 애로사항이 있었을 때는 학생들에게 문자로 어려웠음을 알리는 방법도 서로 상처받지 않아 좋다. 단, 다음 시간에 행동문제가 없었을 경우 “○○가 오늘 조용히 해줘서 수업이 잘돼 기뻐. 고마워”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효과가 강력해 두 번 보낸 경우가 거의 없다.

(6) 과제는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수업 끝 무렵에 과제를 확인하거나 걷어서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교과실의 경우 과제 확인이 ‘로그아웃’(교실 밖에 나갈 수 있는 여권)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나는 모든 수행을 1점이라도 반영하려 애쓴다. 수합의 부담을 덜기위해 바구니 네 개를 구입해 1번부터 10번, 11번부터 20번, 21번부터 30번, 31번부터 끝번까지 따로 넣게 하고 있다. 매일 이루어지는 과제는 학급별 담당을 두고 내지 않은 학생의 번호를 수합한 시험지 중 맨 위 시험지에 적어내도록 부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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