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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문고등학교 ‘교육연구회’

대전에서도 교육 소외지역인 신탄진에 자리 잡은 대전이문고등학교. 이 학교는 2007년 1지망 비율이 27%에 불과했지만 올해 1지망 비율이 144%로 높아졌다. 6년간 이 학교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대전이문고등학교의 변화를 이끌어온 ‘교육연구회’를 만나 학교 성장의 비밀을 들어봤다.

교사 전문성 신장, 학교 성장의 열쇠
 

교과별 모임 공간에서 연구 활발
“교사의 실력을 높여야 학교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했어요.”
대전이문고 김종우 교사의 말이다. 이 학교는 2010년부터 교과별 ‘교육연구회’를 조직, 교사 전문성 신장, 교실수업 개선, 수준별 수업교재 개발, 수업 컨설팅 등의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현재 대전이문고 교육연구회는 6개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예체능 교과의 각 과목 담당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전 교사가 동참해 연중 4회의 정기고사 기간과 수시 모임을 통해 주요 연구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이한 점이 각 교과별로 전용 모임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이죠. 국어는 세종실, 수학은 데카르트실 등 교과별로 마련된 전용 모임 공간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언제든 모여 자유롭게 정보공유와 소통,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요. 학교차원의 적극적인 배려와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덕분에 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자유롭게 연구실을 오가며 개인의 전문성 신장, 수업자료 개발은 물론 교사 간 화합과 친목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 눈여겨볼만한 점은 각 교과별 선진학교 벤치마킹이다. 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각 교과별로 우수한 수업을 하는 학교를 탐방하면서 끊임없는 수업 개발을 하고 있다.

“주로 정기고사 기간에 선진학교 탐방을 해요. 대부분 시험은 오전에 끝나니까 오후에는 교과별로 교사들이 모여 학교 탐방에 나서는 거죠. 좋은 점, 배워야 할 점 이런 것들을 가져오기 위해서예요. 그런데 학교별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좋다고 해서 모두 적용할 수는 없고요, 우리 학교 여건에 맞는 것을 가져와 접목하는 게 중요해요.”

교육연구회 교사들을 주축으로 교실수업개선이 이뤄지면서 학생들의 실력도 괄목할 만큼 향상됐다.

“교육연구회는 ‘좋은 수업’을 위해서 존재해요. 학교탐방은 물론 타 교사의 수업도 탐방하죠. 그러면서 배울 점을 찾아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수업에도 적용하고, 또 비디오로 촬영한 자신의 수업을 보면서 개선해야 할 점은 찾아서 바로 개선하는 식이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학교는 2013년 2월, 18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 중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소위 SKY대학(지방캠 포함)에 진학했다. 김종우 교사의 말처럼 끊임없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이 낳은 결과물이다.

교사 전문성 신장은 학교 발전 동력
사실 애초에 ‘교육연구회’를 기획한 것은 신용 교장이었다.
“우리학교는 1986년 3월 남자고등학교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1992년에 특수지 종합고등학교로 편입되면서 21년 동안 비평준화고등학교가 겪어야 했던 수모, 설움, 가슴앓이가 있었어요. 그런데 2007년, 대전광역시 평준화고등학교로 편입하면서 그동안의 가슴앓이를 넋두리가 아닌 교육으로 승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학교와 교사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교육수요자, 지역사회, 감독관청 등에 실력으로 당당하게 평가받고 싶었던 것이죠.”

대전이문고와 함께 교직생활을 해온 신 교장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교사 전문성 신장을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꼽았다. 결국 신 교장의 아이디어에서 교육연구회가 시작된 셈이다.

“모임과 선진학교 벤치마킹을 한 뒤에는 그 결과물을 교재로 만들어 다음년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러면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도 향상돼 지금은 우리학교가 향상도 20대 우수학교가 됐죠.”
신 교장이 ‘교육연구회’를 적극 지원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우리학교 학생이 650명인데 그중 약 450여 명이 차상위 또는 저소득 계층 학생들이죠.”

시급하게 교사들의 전문성을 향상해야 하는 이유다.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가정형편의 학생들이 몇 없기 때문에 더더욱 학교교육만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높여야 했던 것이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공장근로자거나 맞벌이를 하고 계세요.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도 시간을 공허하게 보내기 일쑤니까 아예 그 시간을 학교에서 알차게 만들어주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1~2학년은 10시까지, 3학년은 11시까지 자율학습 및 수업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주말도 토요일, 일요일 통틀어 한 달에 한 번만 쉬고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덕분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반납한 교육연구회 교사 11명도 학교에 나와 학생동아리, 진로탐색,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지도한다.

“당장에는 힘들죠.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결국 교사 개인에게도 전문성 신장이라는 배지를 달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모든 교사들이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 학부모들이 보내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된 지금, 신 교장은 공교육의 미래를 긍정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값진 땀을 흘리면서 한 계단씩 올라가다보면 공교육도 정상화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은 신 교장은 지난 5월 15일 교육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모든 교사가 행복해지는 순간
선진학교를 찾아가 벤치마킹을 하던 이 학교 교육연구회는 최근, 오히려 반대로 벤치마킹을 하겠다며 찾아오는 교사들로 바빠졌다.

“각 교과별로 특색 있는 수업을 인정받으면서 지금까지 5개 지역에서 26개 학교가 찾아왔어요. 단기간에 이만큼 성장했다니까 스스로도 믿기지 않아요.”

교육연구회 수학과 유선용 교사는 교육연구회를 통해 수업 자신감과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교육연구회를 하면서 매년 수준별 수업교재를 개발해요. 개발한 교재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는데요, 학생들이 아주 좋아해요. 교사의 실력이 왜 계발되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학생들이 제가 만든 교재로 공부해서 성적이 거의 즉각적으로 향상되는 걸 보니까요.”

학생의 성장만큼 교사를 행복하게 하는 게 있을까.
대전이문고 교육연구회에는 모든 교사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별 대표자 협의회와 교직원 회의를 통해 교사 개개인의 찬반의사를 구해 구성했기 때문에 의무적이지만 동시에 자발적인 참여라는 데 의미가 있다.

“획기적인 프로그램도 중요하죠.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랑의 섬김이라는 거죠. 학생들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레포형성이 아니었을까요? 이를 통해 노력 이상, 능력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아요.”

학생 개개인의 재능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을 위해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담당하고 있는 대전이문고 교육연구회. 이 연구회는 학생들이 학업 성취감과 더불어 사회 속에서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인성교육과 교과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연구회를 조직하기 위해 오늘도 까만 밤을 하얗게 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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