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재현한 ‘도심 속 농촌’ 이의동 서울 문현고등학교 역사교사는 2008년부터 ‘농사짓는 선생님’으로 불리고 있다. 매일 아침 6시면 학교에 도착해 교정 곳곳에 심어둔 농작물과 나무, 꽃을 가꾼다. “벼를 ‘쌀나무’라고 부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모내기를 통해 벼를 재배하는 이앙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을 데리고 농촌체험활동을 가자니 오가는 시간이 체험활동 시간보다 길겠더라고요. 그래서 도심 속 농촌 모습을 작은 공간에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죠.” 이를 위해 그는 학교의 화단을 농토로 바꿨다. 고향에서 가져온 모를 심기 위해서다. 그런데 땅이 마사토라서 금방 물이 빠지는 게 아닌가. 결국 양동이로 하루에 스무 번이 넘게 물을 퍼다 부으면서 땅이 마르지 않게 했다. “농부들에게 주말이 어디 있어요? 주말이나 방학에도 학교에 농사지으러 왔어요.” 이렇게 시작된 벼농사는 이후 고추, 상추, 호박, 가지, 고구마 등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양재고등학교에 있을 때부터 시작했는데 그때 김종근 교장선생님이 부임해 오시면서 화단이 농장으로 탈바꿈했어요. 밀짚모자를 쓰고 틈나는 대로 농사일을 했는데 혼자서 애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교장 선생님도 운동복 차림으
교사 전문성 신장, 학교 성장의 열쇠 교과별 모임 공간에서 연구 활발 “교사의 실력을 높여야 학교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했어요.” 대전이문고 김종우 교사의 말이다. 이 학교는 2010년부터 교과별 ‘교육연구회’를 조직, 교사 전문성 신장, 교실수업 개선, 수준별 수업교재 개발, 수업 컨설팅 등의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현재 대전이문고 교육연구회는 6개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예체능 교과의 각 과목 담당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전 교사가 동참해 연중 4회의 정기고사 기간과 수시 모임을 통해 주요 연구활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특이한 점이 각 교과별로 전용 모임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이죠. 국어는 세종실, 수학은 데카르트실 등 교과별로 마련된 전용 모임 공간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언제든 모여 자유롭게 정보공유와 소통,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어요. 학교차원의 적극적인 배려와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덕분에 교육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자유롭게 연구실을 오가며 개인의 전문성 신장, 수업자료 개발은 물론 교사 간 화합과 친목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 눈여겨볼만한 점은 각 교과별 선진학교 벤치마킹이다. 교
토요 심리여행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대전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심리치료 및 상담이 필요한 학생, 그리고 일반 학생에게까지 폭넓게 제공되는 토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성격과 기질, 학습, 진로 세 개 분야로 나눠 총 7종의 심리검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성격과 기질 검사로는 융의 심리유형이론에 바탕을 둔 것으로 총 16가지의 성격 유형을 탐색할 수 있는 MMTIC(Murphy-Meisgeier Type Indicator for Children)와 클로닝거의 심리생물학적 인성모델에 기초해 기질과 성격을 검사하는 JTCI(Junior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두 가지 검사를 실시한다. 또 학습 분야 관련 검사로는 학습과정에서 보이는 습관적, 행동적, 전략적 효율성을 측정하는 MLST(Multi-Dimensional Learning Strategy Test)학습전략검사와 UI학습유형검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습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업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리검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진로 검사는 진로에 대해 탐색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진
서 교사의 비밀 병기, 책 “친구와 사이가 안 좋을 때 많이 힘들어서 서진석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제 이야기를 들으시던 선생님이 두 사람이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주셨어요. 두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사물로 묘사한 책이었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도 많잖아요. 예를 들면 멀어진 사람은 멀리 떨어진 벽과 벽으로 그린 거죠. 그림책이라 편하게 읽혔는데 책을 보면서 친구가 어떤 감정이었을지 조금 알겠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먼저 다가가서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2학년 박선희 학생) “명상이나 자기성찰, 심리, 상담기법들을 다양하게 배우면서 심리상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상담을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고요.”(2학년 구진주 학생) 효양고등학교 서진석 교사의 전문 분야는 독서를 통한 상담이다.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말이 아닌 글로 전한다. 서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삶의 처지와 감정 상태에 따라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을 권한다. 때로는 학생들에게 강력한 독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성장소설을 통해 소설 속 주인공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고, 또 때로
미디어! 어떻게 읽을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신문, 잡지, 라디오, TV, 광고, 영화, 인터넷 등 미디어에서 흘러넘치는 정보에 압도되는 시대임에 틀림없죠.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지만,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해주고 싶었어요.” 뉴밀레니엄을 맞이하던 1999년, 깨미동은 이렇게 시작됐다. 미디어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아이들이 미디어를 분별해서 볼 수 있도록, 편협하지 않게 몇 걸음 떨어져서 전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안목을 키워주겠다는 취지에서다.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이 모임이 다루는 주제도 점차 진화했다. 초창기에는 인터넷과 게임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스마트교육을 화두로 기계와 사람, 사람과 사람의 올바른 관계 맺기를 다루고 있다. 핵심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심성호(동신초), 김형태(시흥초), 김자영(동신초), 김용부(냉정초) 교사를 포함해 이 모임의 현재 온라인 회원 수는 500여 명이다. 또 매주 갖는 정기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회원 수는 20여 명이다. 회비는 한 달에 2만 원씩 자발적으로 납부하고, 이렇게 모인 회비는 미디어 관련 책 출
UCC 제작, 학교폭력 퇴치도 스마트하게 “장난으로 안 돼 / 따돌리면 안 돼 / 누가 센가 안 돼 / 학교폭력 안 돼 / 나의 몸과 마음 소중해 / 너의 몸과 맘도 소중해 / 알고 보면 세상은 따뜻해 / 혼자 고민 말고 용기 내 / 고운 말을 하는 예쁜 입 먼저 사과하는 예쁜 손 / 관심 갖고 오~예 존중해요 오~예 아껴줘요 오~예 밝은 세상 오~예 / 따뜻하고 정답게 아껴주는 우리는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죠.”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이하 평택교육청)의 김혜리 장학사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UCC를 제작했다. 평택교육청에서 학생인권과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김 장학사는,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노래를 통한 암기가 큰 효과를 낸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학생들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면서 학교폭력 퇴치에 힘쓰고 있다. 그는 “그동안 겉으로 노출되지 않았던 따돌림, 언어폭력, 괴롭힘, 사이버 폭력 등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지하고 처벌 중심의 대책이 아닌 학생들이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노래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약 한 달간의 노력 끝
청소년지역문화영어해설사 과정, 사교육비 절감 효과 인천시교육청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여 특화된 영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초지진, 갑곶돈대, 용흥궁, 강화산성 등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의 문화재를 소개하는 ‘청소년지역문화영어해설사 과정’을 개설한 것. 청소년지역문화영어해설사 과정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재 등을 영어로 설명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원어민 교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영어 집중 교육이 토요 프로그램 안에서 이뤄지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덕분에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물론 실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공부할 수 있는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소문이 나면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화교육지원청에 소속된 원어민 교사와 강화 관내에서 위촉된 초등 영어교사 협력 하에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체제를 구성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화방과후학교지원센터에서는 기본적인 계획 수립 및 운영, 교육 장소 확보 및 관리, 행정 업무 등을 전담하고 있으며, 강화영어체험센터에서는 수업 진행 방법을 구상하고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강사 확보, 교재 집필,
김영목 교장은 교사 시절에 아침 자습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쳤다. 서예의 기본자세, 붓 잡는 방법, 획을 긋는 방법 등을 하나씩 가르쳐 줬다. 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2~3번 정도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서예는 물론 집중력, 참을성, 그리고 도구를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배우게 됐다. 김옥연 교사는 공개수업 때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Blind Contour Drawing)을 선보였다.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은 사물의 윤곽만을 따서 그리는 표현 기법으로 종이를 보지 않고 대상만을 보고 그림을 완성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표현 기법을 배우는 즐거움과 복잡한 도구 없이 대상을 그려내는 컨투어 드로잉 수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귀옥 교사는 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서양화 외에도 다양한 미술 장르를 포용해야 했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깨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료 교사에게 수업에 활용할 조각을 배워 수업의 전문성을 높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교수법이 풍성해지면서 수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키친타올을 수업시간에 활용한 교사도
창녕위궁재사 “이리 오너라” 힘차게 문을 열면서 들어선 이곳은 ‘창녕위궁재사’라는 고택이다. 등록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된 전통건축양식의 목조가옥이다. 조선조 제 23대 순조의 부마 창녕위 김병주의 재사로, 한일합병 후 김병주의 손자 김석진이 일본의 남작작위를 거절하고 순국자결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건축물이기도 하다. 사랑채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고, 좌측 재사는 1800년대 지어진 건물, 정면 안채는 한국전쟁 때 파괴되어 재건축된 건물이다. 여름부터 9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면 이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 하여 ‘구석구석 음악회’. 숲길을 산책하는 즐거움에 더해 고즈넉한 공간에서 멋진 공연까지 만날 수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아마추어 연주단체들의 공연이라서 더 좋다. 또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는 전문 연주자들의 ‘한옥음악회’도 열린다. [PART VIEW] 상상톡톡 미술관 상상톡톡 미술관 앞 잔디광장은 가족 단위, 유치원이나 학교 단위로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술관 앞 수영장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아이들로 가득 찼다. 소년이 작은 분수를 차지하고 물장난을 친다. 상상톡톡 미술관에서는 어린이 미술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자연과 함께하는 미술캠프
광주시교육청의 토요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연계하여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공공기관, 대학, 기업, 민간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토요프로그램은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역 내 체육시설, 기관시설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스포츠, 문화, 과학, 음악, 직업기술 등 분야별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재미는 물론 직업체험을 미리 해볼 수 있도록 제과제빵, 바리스타, 헤어스타일리스트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시청자미디어센터, 염주체육관 등의 공공기관, 삼성사회봉사단 등의 기업, YMCA, 광주시청소년수련관, 쌍촌종합사회복지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의 민간단체와 연계하여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면서 성취욕도 느낄 수 있도록 10여 개의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든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토요 Sports Day’도 안정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학교 내 토요스포츠클럽 및 토요스포츠리그를 만들고 스포츠 강사를 지원하는 것 외에 평소 접하기 힘든 승마, 궁도, 골프 등 이색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숨겨진 재능까지 찾을 수 있도록 유
조효완 교사의 교직 경력은 32년이다. 그 기간 동안 오직 은광여고에서만 교편을 잡았다. 그런데 입시와 진학에 관해 물을 때,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을 떠올린다. 입시전문가가 되기까지 과연 그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그가 처음 고3 담임을 맡고 진학지도를 했던 해가 1985년이니까 27년 전이다. 3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담임을 맡고 배치표를 만들던 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때는 선지원 후시험을 치를 때였죠. 고3 담임 1년차가 배치표를 만든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요. 학교 선후배를 찾아서 이 학교 저 학교 구걸하다시피하며 참 많이도 다녔어요. 그러다가 도와주겠다는 선배를 만나 사흘 밤을 지새우면서 배치표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젊을 때여서 그런지 힘든 줄도 모르고 했어요.(웃음)” 어렵게 배치표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진학 상담을 하려는데 경력 없는 초임 고3 교사의 말을 듣는 학생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나이가 지긋한 다른 반 교사나 사설교육기관에서 하는 말만 듣고 진학을 준비하니까 그로서는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었다. “작정을 하고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동안 야간 자율학습이 끝날 때까지 학생
“여기는 세계불행한청소년선수권대회 현장입니다.” 기자 역을 맡은 송경섭 교사가 힘찬 목소리로 말한다. “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우리나라 대표단이 다른 나라의 추격을 쉽게 따돌리며 다시 한 번 종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청소년 자살률 1위, 학업불만족도 1위, 최악의 행복지수 1위 등 각종 분야에서 최고점을 받아, 작년에 이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우승자의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팡파르 효과음과 함께 목진덕 교사가 환희에 찬 표정을 지으며 무대로 뛰어나온다. “감사합니다. 우선 국민들의 열성적인 성원에 힘입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이 많았지만, 그냥 말로만 걱정하시면서, 아무 참견을 해주시지 않고, 아무도 구체적인 행동을 해주시지 않고, 또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만들어 주셨기 때문에, 매년 이런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가 계속 챔피언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한마음 한뜻이 되어서 더 치열한 경쟁사회를 만들어야 세계 모든 나라를 제치고 계속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얘들이 무슨 행복을 알겠습니까! 10대 아이들인데요. 현재의 고통이 미래의 행복입니
“우리 애들 공연 보실래예? 아주 직입니데이~!” 경북 영주 영광중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황재일 교사가 건넨 인사말이다. 그의 얼굴에는 잘난 자식을 뽐내고 싶어 안달 난 아버지의 자랑스러움이 배어있다. 그가 자랑하는 ‘우리 애들’은 바로 세로토닌 드럼클럽 학생들. 흡연, 음주, 절도, 폭행, 학교 부적응 등 다양한 사유로 경찰로부터 보호관찰을 받거나 특별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말한다. 황 교사의 문제 학생 지도 경력은 올해로 25년이 넘는다.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때나 지금이나 내 마음은 같아요. 공부 잘하고 집안 좋은 학생들은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알아서 챙겨주고 사랑을 주니까 나는 학교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 마음을 주겠다 그거예요.” 비록 공부 못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비뚤어진 길로 빠졌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것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주변 교사들은 유별난 그의 행동에 질타나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황 교사는 동료 교사들의 따가운 눈총보다는 소외당하는 학생을 보는 것이 더 안타까웠다. “세상이 빠르게 바뀌면서 아이들의 비행도 많이 달라졌어요. 20~30년 전에는 비행이라고 하면 결석이나 본드 흡입, 가출이 전부였는데
열린 교실에서 발견한 새로움 교실과 복도, 출입구마다 학부모들로 분주하다. 때마침 학부모 공개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복도에 서서 열린 창문으로 얼굴을 살며시 내밀고 있는 학부모도, 교실 안 자녀의 옆에 꼭 붙어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도 모두 얼굴마다 미소가 가득하다. 오늘 수업의 주제는 “괜찮아!” 교사가 플래시동화를 보여주면서 동물들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고, 또 그 생각을 모아 온몸으로 발표하게 한다. 그리고는 동물이 아닌 자신이 잘하는 점을 찾아내 발표하게 하면서 친구와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문을 들어선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삼계초가 추구하는 지·정·체 교육을 조금 맛본 느낌이다. “여러 동물의 생태 특성도 공부하고 또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끄는 수업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 보여요. 아이들 스스로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표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거 같아요.”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수업 방식이 인상적이네요. 집에서 책 읽을 때는 잠깐 보고 돌아다니기 일쑤였는데, 친구들 앞에서는 제법 진지하게 고민하고 발표하는 모습이라
패기와 열정으로 덤벼들었던 교직생활 김준기 선생님이 교직에 발을 들여 놓은 건 열 살 위 형님의 권유 덕분이었다. 강원도 토박이인 그는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1965년 3월 속초시에 있는 영랑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사생활을 시작했다. 월남한 피난민들을 비롯해 열악했던 환경에서 처음 학급 담임을 맡았는데 1학기에 75명이었던 학생수가 2학기가 되면서는 92명까지 늘었다. 책상과 의자를 놓을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앉아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수업과 학급 운영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정규 수업이 끝나면 부진학생과 특기학생을 구분해 보충수업을 하면서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었다. 그러다보니 소문이 나면서 “우리 아들 딸, 중학교 좀 보내주세요”하면서 찾아와 부탁하는 학부모들도 생겨났다. 성적은 한참 부족했지만 점차 공부에 열의를 보이는 당신의 아들, 딸 모습에 부모도 감동을 받았던 것. 결국 방학도 반납하고 급하게 중학교 입시반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공부를 시켜 8명 중 7명을 합격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혼자만 알기 아까운 ‘수업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