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 쳐도 안 바뀌던 나쁜 습관
말 한 마디에서 변화 시작돼
“칭찬은 귀로 듣는 보약…
일관성 없는 태도는 지양해야”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말을 잘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속담으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정원 경남 호계초 교사는 10여 년간 담임을 맡으면서 말, 특히 칭찬이 학생 교육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감했다. 나쁜 습관을 고쳐주기 위해 야단을 쳤을 땐 달라지지 않았던 아이가 칭찬을 듣고 나선 거짓말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근 그는 더 많은 학부모와 교사가 말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엄마의 말 습관’을 펴냈다. 아이의 나쁜 습관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칭찬 노하우를 전한다. 평소 아이들을 칭찬하기 위해 연습하고 실천했던 말들을 △학교생활 △성적 △습관 △자존감 △용기 △사랑 등 주제에 따라 나눠 제시한다.
이 교사는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려보면 상처를 받은 것도, 감동을 느낀 순간도 부모님의 말 때문이었다”며 “살다보면 힘든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이때 떠올리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한 마디’를 자녀들에게 자주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도 새내기 교사 시절에는 나쁜 습관이나 행동을 보이는 학생을 보면 혼낼 생각부터 했다고 고백한다.
“언젠가 출근길에 우리 반 학생이 긴 우산을 들고 뛰는 모습을 봤어요. 지각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뛰는 뒷모습이 인상 깊었지요. 학교에 가서 ‘열심히 뛰어오는 친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다 같이 박수를 쳐줬습니다. 이후로 그 학생은 더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고요. 지금은 매일 늦는 게 아니라면 지각한 학생을 혼내기에 앞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학교에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칭찬을 할 때도 법칙이 있다. 단순하게 칭찬을 자주 한다거나 칭찬 하다가 화를 내는 일관성 없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또 현재의 성장과 장점 보다 과거의 부족했던 부분을 상기시키는 말도 피해야 한다.
이 교사는 “가장 자주 하는 칭찬의 오류는 칭찬인 듯, 아닌 듯한 말”이라고 지적했다. 가령 좋은 성적을 받은 아이에게 “이렇게 잘 할 수 있는 걸 지난번에는 왜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질책하는 말로 받아들일 수 있다. 대신 “결과를 떠나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엄마가 봐도 멋지더라!”라는 말로 아이를 온전하게 칭찬해야 한다. 그는 “‘야단치는 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칭찬하는 대로 자란다’라는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의 어머니는 늘 아들에게 ‘너는 우리를 자랑스럽게 해줄 거야!’라고 말했다고 해요. 만약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단점이 많은 학생일수록 잘한 일에 대해 크게 기뻐하고 칭찬할 필요가 있습니다. ‘칭찬은 귀로 듣는 보약’이라는 생각으로 잘못했을 때 즉각 반응하기 보다는 잘 해내기를 기다렸다가 칭찬해주세요.”
<학교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말, 말, 말>
1) 학습 부진인 학생
“멋진 ○○이, 지난달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네? 노력하는 모습이 듬직해.”
2) 교우 관계로 힘들어하는 학생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너부터 좋은 친구가 돼주면 된단다.”
3) 실수한 학생
“선생님보다 잘하는 걸? 선생님도 2학년 때는 줄넘기를 잘 못했단다.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야. 파이팅!”
4) 고민이 있어 보이는 학생
“사람은 누구나 고민이 있단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같이 이야기해볼까?”
5) 형제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학생
“언니(형)는 언니(형)고, 너는 너야!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단다.”
“같은 나무에 열린 사과지만, 서로 모양이 다르지? 언니(형)와 네가 서로 개성이 다른 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