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역도선수 꿈꾸는 충북체고 윤종혁 군
하루에 들어 올리는 바벨 무게만 2만kg 육박
‘디스크 슬럼프’ 땀으로 극복, 도대회 금메달
재단 지원에 훈련 전념…어려운 후배 돕고파
1일 충북체고 역도부. 100kg에 달하는 바벨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쾅’ 소리를 냈다. 극한의 중량을 가진 바벨을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려 힘을 겨루는 스포츠, 역도. 윤종혁(충북체고 2학년) 군은 이곳에서 국가대표 역도선수의 꿈을 키우며 힘차게 바벨을 들어 올리고 있다.
윤 군은 “조금 느릴지라도 자만하지 않고 기본을 탄탄히 쌓아올리는 중”이라며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을 목표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운동에 전념하기까지 윤 군은 스스로 많은 것을 극복해왔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꿈이나 진로보다 가정에 보탬이 되는 길을 찾아야 했던 것. 그는 “중학교 졸업 후 바로 사회에 뛰어들 생각이었는데 당시 김승기 코치님께서 역도부로 이끌어주셨다”며 “방황했던 때에 제 진로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인도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코치님 소개로 역도부 학생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나를 위해 무언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하시던 부모님 몰래 2주 정도 배우던 중 운 좋게 충북 시합에 나가 3위를 차지했어요.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 제 진심을 전달했더니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역도를 시작한 윤 군은 제4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시도학생역도경기대회 용상 2위, 제4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합계 2위, 제62회 전국춘계남자역도경기대회 1위 등 뛰어난 실력으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평소 바랐던 충북체고에도 진학할 수 있었다.
훈련에 성실히 임하고 역도 기술도 빠르게 습득하면서 촉망받는 선수로 꼽혔던 윤 군에게 최근 위기가 닥쳤다. 하루에 들어 올리는 바벨의 무게만 2만kg에 육박할 정도로 고된 훈련 탓에 허리디스크가 찾아온 것. 그는 결국 방학 때 전지훈련을 포기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윤 군은 “허리를 구부리기도 힘들만큼 아프고 괴로워서 운동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시합 때마다 먼 길을 달려와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치료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박종화 코치는 “허리 부상으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가 컸을 텐데도 잘 극복해냈다”며 “힘이 좋고 순발력이 뛰어나 앞으로 대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제 윤 군은 슬럼프를 잊고 기록경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부터 전지훈련 비용과 경기 참가비, 체력보조제는 물론 역도 관련 장비와 옷 등 훈련 전반에 대한 지원도 받게 되면서 부담을 덜고 더욱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아침 6시에 일어나 새벽부터 야간까지 매일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서 평소 부족했던 기술을 보완하고 있다”며 “쉬는 시간에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하며 자세교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에는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재기에 성공했다. 충북도대회에서 6개월 만에 기록을 경신한데다 금메달도 획득한 것이다. 윤 군은 “회복 후 짧은 기간밖에 연습을 못해서 걱정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자신감이 생겼다”며 “올 겨울 훈련도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저를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운동하고 있습니다. 훗날 역도로 성공해서 부모님 고생도 덜어드리고, 체육을 하는 어려운 후배들도 돕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