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꿈과 열정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무기력하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안타깝게 흘려보내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야기를 나눠 보면, ‘잘하는 것이 없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곤 한다. 어른들은 꿈과 열정을 강조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아이들 중 자신이 잘하는 일을 스스로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른들도 돌이켜보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재능에 맞다고, 그때의 꿈과 열정이 지금 이뤄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빨리 달리라고만 하는 사회에서 걷기
아이들의 진로가 지금 명확히 자리 잡을 수 있을까? 현재의 직업이 미래에 유효하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과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마련해 주지 못한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진로 선택을 종용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조금은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자신을 키워가는 데 응원을 해주는 편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영화 <걷기왕>의 주인공은 아주 평범한 여고생이다. 어느 교실에나 있을 법한 아이의 이야기다. 멀미가 심해 두 시간 거리의 학교를 매일 걸어 다니는 만복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과 이 수업을 통해 만복이와 함께 걸으며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깊이 들춰보기
영화 <걷기왕>을 교육적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해 볼 수 있는지 알아보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기력한 요즘 우리 아이들의 자화상을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인지, 진정 원하는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만복이의 친구는 현실적 이유에서 남들이 다 하는 공무원 준비를 고등학교 때부터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인기 종목에 관하여
이 작품의 소재는 비인기 종목 중 하나인 ‘경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그 종목의 선수들은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면 그때 반짝 유행하거나, 큰 대회에서 메달을 땄을 때 관심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스포츠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관심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영화의 내용과 견줘 생각해볼 수 있다.
‘걷기’의 의미
주인공 만복이는 본의 아니게 멀미로 인해 걷기를 잘한다. 걷기는 사실 누구나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잘한다는 것이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삶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금은 천천히 살아가며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삶을 강조하는 마지막 대사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수업 속으로
유사한 영화들로는 <킹콩을 들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쿨 러닝>과 같은 작품이 있다. 비인기종목이지만 꿈과 열정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공통점으로 찾아볼 수 있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우리 아이들의 꿈과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걷기왕>에서 다음과 같은 쟁점을 추출해 볼 수 있다.
지도방법
영화 속 선생님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다. 적극적이고 쾌활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강조하고 있다. 별로 능력이 없는 아이, 영화 중반에 리코더를 엉망으로 연주하는 아이에게 음악을 전공해보라는 권유의 장면이 나오는데 현실을 도외시한 잘못된 안내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할 수 있다. 사실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부분으로 토론을 진행할 때 자신과 주변의 사례를 들어가며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면 더 의미있는 토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