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 성장엔 효과=학교 도서관 활성화 사업이 추진된 첫해인 지난해 그 성과를 분석한 결과 하드웨어 적인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직접 방문, 설문조사 등을 통하여 평가를 실시한 결과 교육부가 지원 대상학교 125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도서관 시설규모에서 77㎡미만의 학교도서관은 점차 줄어들고, 154㎡ 이상의 학교도서관이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학교도서관의 규모가 커지고 있었다.
또 활성화 사업비와 별도로 단위학교에서 자료구입비로 책정하고 있는 예산은 1000∼1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27.8%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보유자료에서는 단행본의 경우 2003년 이전에는 9000권 이상인 학교가 18.5%였는데 2003년에는 27.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종 이상의 잡지를 구독하고 있는 학교의 비율도 2002년도에는 5.6%에 불과하던 것이 2003년도에는 24.1%로 증가했다. 전자책의 경우 사업 이전에는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학교가 96.3%로 거의 대부분이었으나 조금씩 도입하고 있으며 비디오 자료는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던 학교의 비율이 70.4%에 이르렀으나 사업을 추진하면서 31.5%로 급감했다.
그러나 중점 추진분야는 시설 확충(59.3%), 장서 확충(20.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운영인력 확보,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 강화, 독서교육 등 학교도서관의 본질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장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58.5%의 교장이 향후 학교운영비의 5% 이상을 학교도서관에 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도서관과 관련한 연수 경험에는 경험이 전혀 없다는 응답이 13.2%에 이르렀다.
◇인력 확보가 관건=사업 첫해이기 때문에 시설 쪽에 치중한 것은 이해하지만 담당인력 확보나 이를 활용할 프로그램 마련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해당 학교와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지원되는 예산이 도서관 설치 및 리모델링에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1년 동안 일시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다년도 사업으로 확장해 제대로 된 도서관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처럼 경쟁적으로 보기 좋은 도서관 만들기에만 너무 치중해 기본시설 확충과 리모델링 사업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도서관의 외형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변우열 공주대 문헌정보교육과 교수는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결국 시설만 남게될 수 있으므로 인적자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교육부는 인적자원 확보 문제를 교육청 평가와 연계해 지방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는데 지방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이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또 "아직 활용 수업 등에 대한 일반화 모형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교과과정에 알맞은 자료목록이 필요하고 교과와 연계한 학교도서관 운영 및 독서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또 최신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에서 별도로 자료구입비를 지원하던가 아니면 학교 운영경비의 3∼5%를 자료구입비로 확보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 실재로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비와 별도로 본청에서 단위학교에 학급당 20만원의 자료구입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제주도교육청의 경우 모든 학교에 자료구입비 150만원을 목적경비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교육정보화지원과 관계자는 "관심이 별로 없던 학교도서관을 아이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는데 우선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다"며 "도서관활용수업 모형 개발 보급을 위하여 16개 시·도교육청에 초중고별로 1개교씩 48개교의 교육부 지정 시범학교를 2년간 운영하고 있어 금년에 운영 결과가 나오면 이를 일반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 확충과 관련해서는 "올해 학교당 지원되는 평균 5000만원중 장서구입비를 지난해 8백만원에서 올해에는 1000만원으로 확대했고 2004년도 지방자치단체 교육비특별회계 예산편성 지침에 '학교경상운영비(학교회계전출금)의 3%를 자료구입비로 사용토록 하라'는 지침을 시달해 시·도교육청에서 지방비 확보시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