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비정규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제공되지 않았던 지난 6월 29일 ~ 30일 학교 현장에는 자녀들의 점심 식사를 걱정하는 민원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급식이 제공되지 않은 첫날, 빵과 음료로 끼니를 때운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 등을 들으며 허기짐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 현장은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지난달 30일, 화성에 위치한 경기 청원초(학교장 구영회)는 이런 급식 없는 날을 대비해 특별한 교육 과정을 준비했다. 지역 사회의 사회적 협동조합과 함께 학년별로 1가지 음식을 준비해 전 학년이 음식을 나누는 음식 나눔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단순히 음식만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재료에 숨은 의미와 문화도 같이 배워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각 학년에서 전교생이 먹을 120인분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1, 2학년은 닭강정을 3, 4학년은 김밥을 5학년은 과일꼬치, 6학년은 떡볶이를 준비해 김밥과 3가지의 반찬이 어우러진 그럴듯한 도시락 뷔페를 만들었다.
구영회 청원초 교장 구영회는 “학교에서 급식이 없어도 아이들이 스스로 즐겁게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시간을 가짐으로서 교우들 간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음식 자체의 소중함도 느껴 식생활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추후에도 급식이 준비되지 않는 날에는 학교 전체가 음식 나눔 행사를 통해 서로 나눔을 경험하고 마을까지로 교육 생태계를 확장해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직접 나눔 행사에 참여한 학생회장 안준아는 “전 날 빵과 음료로 급식을 대신해서 배도 고프고 무엇인가 허전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음식을 같이 만들어 점심을 만들어 먹으니 재미도 있고, 밥도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또 내가 직접 만든 음식을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워서 음식을 먹을 때 남기거나 함부로 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고 말했다.
학교의 어려운 상황을 관점의 전환으로 학생들에게 나눔과 참여의 의미를 알려준 청원초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