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과일을 구경하기가 참 힘들었다. 한 끼 식사도 해결하기 힘들던 시절, 과일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다. 차례가 얼른 끝나기만을 기다렸고 사과, 배, 밤 같은 과일은 내차지였다.
등하교 길에 우연히 떨어진 개똥참외를 정신없이 따 먹었던 기억도 있다. 산을 넘고 들을 지나서 학교가 있었기에 등하교 길에 개똥참외를 보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야, 이 거 내가 먼저 봤다.”
서로 먹겠다고 다투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바나나와 귤은 귀한 대접을 받았던 최고급 과일이었다. 과일이 귀했던 시절이라 부유한 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었다.
며칠 전, 교장 선생님께서 급식 시간에 무화과 한 상자를 가지고 오셨다.
“한 사람당 한 개씩입니다. 고향에 갔다가 여러분들 생각이 나서 가져왔습니다.”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냉큼 입에 넣어 보니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달콤 쌉싸름하면서도 상쾌한 기분이 참 좋았다.
‘혹시 무화과 못 드시는 분 없을까요?’
한 개를 더 먹어볼 생각으로 은근히 기대를 해보았지만 내 의도는 빗나가 버렸다.
‘퇴근 후 시장에 가서 실컷 먹어볼까.’
재래시장에서 무화과 한 상자를 샀다.
“여보, 정말 맛있네.”
아내의 반응도 뜨겁다.
최근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각종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가 먹고 있는 과일은 섬유질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서 건강한 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일을 많이 먹어서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