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에게 단기간의 보수교육으로 초등교사자격증을 부여하는 이른바 '중초임용'에 반대하는 초등교육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교대생들이 7일부터 무기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국교대교수협도 '초등교원 수급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인터넷 한국교육신문'(
http://kew.webclass.net)에는 '중초임용'을 반대하는 교대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어떤 논리로 '중초임용'을 반대하는지 들어봤다.
청주교대 4학년이라고 밝힌 이성경씨는 "초등의 '중초임용' 반대를 소위 밥그릇 싸움이라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밥그릇이 보장된 4학년들이 왜 나섰겠냐"며 "교대생은 사대생이나 교육학 이수학생과는 비교할 수 없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청주교대생은 "요즘 초등교는 국어를 공부하면서 수학, 사회, 음악 등의 내용을 수업진행에 맞게 끌어들여 연계시키는 통합교육을 하고 있다"며 "교대생들은 이것을 공부하는데 4년이 걸리고 그것도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데 어떻게 몇 개월의 연수로 중등자격증 소지자가 초등교단에 설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진주교대 2학년 박정심씨는 "초등교 학령기의 아동에게는 지식을 전수하는 것뿐 아니라 아동의 정서와 발달을 고려한 지도가 필요하다"며 "단기간의 보수교육으로 이것을 배운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부산교대 2학년 정승아씨도 "초등교육이 단순히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지식의 수준을 낮춰놓은 것이기 때문에 쉽게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교육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도 없는, 혹시나 해서 따놓은 자격증으로 선생님이 되는 것을 단순히 취업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춘천교대 2학년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교육부는 작년에 초등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니 교대를 졸업하고 임용고시에 합격한 교사들을 수습교사제를 도입하여 평가하고 능력 있는 사람만 현장에 배치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었다"며 "4년도 부족하다고 했던 초등교사로서의 자질이 4개월이 되다니 이러한 모순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광주교대 학생이라고 밝힌 박은진씨는 "지난 여름방학동안 보수교육을 통해 초등교에서 근무하는 음암교담 선생님의 수업이 '음악이란 무엇일까'라는 식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목적도 수요자도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교사로서 초등교 4학년의 아이를 두었다는 학부모는 "중등교육이 이해력을 갖춘 어느 정도의 선에 오른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라면 초등교육은 그 바탕의 인성과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아무리 대학에서 교육학을 배웠다 하여도 보수교육 4개월로 초등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도 끔찍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