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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외래어 표기법 지켜야

‘어벤져스’는 ‘어벤저스’로 써야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가 인기다. 현재 상영 영화뿐만 아니라, 개봉 예정 영화까지 뉴스에 오르고 있다. 과거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대대적 관심을 모와 왔는데, 현재 흥행도 앞으로 영화도 기대가 크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런데 ‘Avengers’의 우리말 표기는 ‘어벤저스’라고 해야 한다. 영어의 발음 기호는 ‘외래어 표기법’ 제2장 표기 일람표의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에 비추어 한글 표기를 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Avengers’는 ‘[əvenʤərs]’와 같이 발음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여, ‘어벤저스’와 같이 ‘저’로 써야 한다.



  

‘ㅈ, ㅊ’은 이미 구개음이다. 따라서 ‘쟈, 죠, 져’ 등의 표기는 무의미하다. 이뿐만 아니라 ‘쟈, 죠, 쥬, 챠, 쳐, 쵸, 츄’도 ‘자, 조, 주, 차, 처, 초, 추’로 발음된다. 따라서 이중모음 표기를 할 필요가 없다. 국어의 맞춤법에서 ‘가져, 다쳐’ 같은 표기가 있지만, 그것은 이들이 각각 ‘가지어, 다치어’의 준말이라는 문법적 사실을 보이기 위한 표기에 불과하다.
  

이 영화는 서울 등에서 촬영을 하면서 관련 뉴스가 국내 언론 매체에 자주 등장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영화사에서 ‘어벤져스’라는 표기를 쓰고, 언론 매체는 이 표기로 쓰면서 굳어졌다. 이런 영향으로 잘못된 표현의 ‘어벤져스’는 여러 가지의 비유적 상황으로 쓰고 있다.

 ‘

어벤져스’ 여자 쇼트트랙팀 "우리, 결선도 잘 달려보자"(서울경제)
신재호 감독이 '게이트'에 대해 "변두리 '어벤져스'처럼 보이길 원했다"고 말했다.(뉴스1)
정승환, 가요계 '어벤져스'와 함께 발라드 정통 잇는다.(스타 뉴스)
 
한번 잘못 쓴 표기가 여기저기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일반인들은 매체의 힘에 의존하기 때문에 잘못된 표기를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차피 외래어 표기니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취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외래어는 우리 국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잘못이다. 국어라 하면 곧 고유어와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어에는 고유어만 있지 않다. 한자어가 있고, 외래어도 있다. 한자어도 국어라는 말에는 반응이 없다가도 외래어가 국어라면 놀라는 사람이 많다. 외래어는 엄연히 국어다. 그래서 국어사전에도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다.
  

외래어를 외국어와 혼동한다. 물론 외래어도 원래 외국어였다. 이 외국어가 우리에게 들어와 쓰이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널리 인정받으면서 외래어가 됐다. 이를 차용어(借用語)라고도 한다. 반면 외국어는 다른 나라의 말을 뜻한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여러 외국의 언어들은 모두 외국어에 속한다.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른 나라에서 온 말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국어처럼 느껴지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 외래어는 상당히 우리말처럼 느껴져 다른 나라에서 온 말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없는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문자가 없던 시절에 한자를 빌려 썼다. 그래서 우리말에는 한자에서 온 어휘가 많다. 그러다보니 한자어는 아예 외래어라는 의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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