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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초등 저학년 3시 하교 전면 재검토

교총 강력한 요구에 후퇴

유은혜 “현장 수용성 점검”

청와대 “학교의 걱정 알아”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초등학교 저학년 3시 하교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교총의 전면 재검토 요구 등 현장의 반발에 정부가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참샘초등학교에 가서 학부모들 얘기를 듣고 현장의 구체적인 현실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방과후 영어나 3시 하교 등의 정책이 현실에서 구체화될 때 고려해야 하는 우선순위와 현장 수용성을 더 제대로 점검하고 시행해야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5일 세종 참샘초 방문 시에도 현장 교원과 학부모들의 우려에 대해 “모든 학생을 의무적으로 오후 3시까지 학교에 남아 있도록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의무화로 정책이 결정된 것이 아니고 오늘 의견을 듣고 학교 현장,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해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등 대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3시 학교 의무화를 강행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4일 유 부총리가 한 대정부 질문의 답변도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의무 실시는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통해 실효적인 대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부·보건복지부·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 등 유관기관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온종일 돌봄교실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방과후돌봄서비스 강화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비롯한 다수 교육감들도 3시 하교 정책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저출산위가 내 놓은 ‘더 놀이 학교’와 유사한 ‘놀이밥 학교’를 운영하는 강원도교육청이 협의회에 논의를 제안했지만, 의제로 책택되지 못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현장의 반대 여론을 의식하는 청와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교총을 비롯한 학교 현장의 걱정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책을 재검토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교총은 지속적으로 청와대, 교육부, 저출산위 등에 3시 학교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해왔다. 교총은 저출산위가 8월 28일 3시 하교 도입을 제안하기 전인 8월 16일 정책을 검토하기 위한 교원 정책협의를 가졌다. 이후 저출산위가 정책을 제안하자마자 정책 포럼에 참여해 안전사고 등 현장의 다양한 우려를 전했다. 이어 9월 30일 반대 입장 논평을 발표하고, 이후 저출산위와 교육부 관계자에게도 이런 반대 입장을 전했다.

 

저출산위는 현장에서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저출산위의 한 관계자는 “저출산위는 논의를 제안했을 뿐 ‘의무적으로’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2024년 시행을 목표로 이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 철회나 재검토를 말할 시점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특히 “현장의 우려를 알고 교실의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도 확보하고, 학생 수 감축에 따른 교원 감소에 대응한다는 내용까지 다 포함해 논의하는 것”이라면서 “일단 수요가 있는 학교부터 시범운영을 해서 현장에 적용 가능한지 검토하는 절차도 거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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