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긍정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대해 세 가지의 관점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직무(job)로 보는 사람은 일의 가장 큰 목적을 금전적인 보상에 둔다. 경력과정(career)으로 보는 사람은 권력과 명성, 출세를 위해 일을 한다. 소명(calling)으로 보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으며 일에서 삶의 만족과 즐거움을 얻는다.
특별한 의미와 가치 있는 교직
결국 우리는 일을 하면서 금전적 수입, 지위 향상, 일의 의미를 모두 고려하지만, 이중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다. 연구에 의하면 일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따라 일을 하는 태도와 행동이 달라지고, 성과와 행복도 달라진다고 한다.
소명이라는 말은 원래 종교적인 용어였다. 즉, 신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called)는 의미로 목사, 신부, 승려 등 종교적인 활동을 하라는 특별한 부름과 관련되어 사용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범위가 확대돼 종교가 없더라도 자신의 일에 소명의식을 갖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누구든지 진지하고 깊은 성찰을 통해 “아, 나는 이런 일을 해야겠구나, 나는 이런 일에 끌리는구나” 하는 내적인 욕구 혹은 끌림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교직이 별로 인기 없을 때에는 이곳저곳 취직을 위해 노력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선생이나 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교단에 들어온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을 나와 몇 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임용고시를 합격해야 할 정도로 실력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교직을 선택한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일반 직장인들과는 남다르고 소명의식도 높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조사에 의하면 교직에 어렵게 입문한 20∼30대 젊은 교사 절반가량은 정년까지 교직을 이어갈 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조사는 지난 6월 한 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996년에서 1980년 사이 태어난 교사 4655명(남성 829명·여성 382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응답자의 47%는 ‘정년까지 교직에 있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학생들과 세대 차이’ 등이 꼽혔다.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은 학부모(39%), 학생(24%)이 1, 2위를 차지했다. 교사가 가장 많이 소통하고 가까워야 할 대상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들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좋은 선생님 있어야 좋은 교육
절반가량의 교사가 정년까지 교직을 이어갈 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이제부터라도 교사의 소명의식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교육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국가와 사회는 더 이상 지탱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중요한 교육을 이끌고 있는 주체가 교사이고, 교사가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소명의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좋은 선생님 없이 좋은 교육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동서고금의 진리 앞에서, 정년까지 교직에 있을 생각이 없다는 젊은 교사들의 소명의식을 회복시켜야 할 때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사회, 학부모가 스승 존경의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