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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입시제도가 마련돼야!

월요일 아침. 1교시를 마친 뒤(9시 30분), 여학생 3명이 교무실로 올라왔다. 그런데 세 아이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았다. 그래서 내심 수능을 앞두고 많이 긴장한 탓일 거로 생각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교무실에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

 

“선생님, 저희 모두 오늘 대학 발표 나는데 조퇴하면 안 될까요?”
“……”

 

뜬금없는 아이들의 요구에 처음에는 할 말을 잃었다. 그러자 한 녀석이 다급한 듯 말했다.

 

“선생님, 저는 발표 시간이 오전 10시라 긴장돼 도저히 학교에 못 있겠어요. 떨어질까 불안해 죽겠어요.”

 

녀석은 불안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연신 조퇴를 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아이들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합격자 발표에 불안하여 조퇴를 원하는 아이들의 돌발 행동이 그다지 달갑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시험에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이 시기에 합격자 발표에 예민해져 있는 아이들이 과연 수능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물며 이 불합리한 입시제도가 교실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까 내심 화가 났다.  

 

평소 수도권 소재 모(某) 대학을 목표로 공부해 온 한 녀석은 이번 수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다며 합격에 대한 간절함이 더했다. 더군다나 최근 대학입시 개편안(정시 확대)이 확정된다면 본인에게 불리하게 적용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술렁이고 있는 대입제도의 개편안이 현재 고3인 본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데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대학 입시 개편안과 관련하여 현 고3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아이들에게 먼저 찬반을 물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수능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개편안에 반대했다. 그리고 학습 여건이 훨씬 더 좋은 수도권 소재 아이들에게 더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었다.

 

반면, 내신보다 모의고사에 더 자신감이 있고 이번 2020 대학입시에서 수시를 포기하고 오직 정시를 위해 수능에만 올인하고 있는 몇 명의 아이들은 이 개편안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일찍 시행되지 않은 것에 못내 아쉬워했다. 특히 이 아이들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학생부에 기록될 내용을 채우기 위해 3년 내내 시간 낭비하는 것이 싫다며 이 개편안에 찬성했다. 

 

 

교사 간에도 대입 개편안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먼저 손바닥 뒤집듯 하는 입시제도에 많은 교사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개편안이 2015 교육과정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혁신적인 개편안을 요구했다. 더군다나, 정시 비중의 확대는 아이들을 입시학원으로 내몰아 자칫하면 공교육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공정하지 못하고 부풀리기 식으로 작성된 생기부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을 불신하는 일부 교사들이 이 개편안에 관심을 보였으나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만 국한된 정시 비중 확대는 반대했다. 또한, 이들 교사는 현행 입시 제도를 개편하기보다 시행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을 수정 보완하여 모두가 만족하는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사실 지금까지 대부분 입시제도는 어느 특정한 부류에 유리하게 편향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래서 학생과 교사 나아가 학부모는 일관성 없고 불공정한 입시제도에 늘 불만이었다. 교사와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편파적이지 않고 공정한 입시제도에서 정정당당히 맞서 싸우기를 원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감과 확고한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입시제도가 잘 정착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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